중환자 치료장비 ‘에크모’ 국산화율 70%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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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 치료장비 ‘에크모’ 국산화율 70% 넘어섰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4.0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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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연구팀, 임상시험 성공…95% 국산화율 도전
국내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에크모(ECMO).[사진=분당서울대병원]
국내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에크모(ECMO).[사진=분당서울대병원]

중환자 치료에 매우 중요한 의료장비인 에크모 국산화율이 70%를 넘어섰다.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95%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체외막산소공급장치(ECMO,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인 에크모는 몸 밖에서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후 그 혈액을 다시 환자의 체내에 넣어주는 기기를 말한다. 체외막을 통해 산소를 공급해주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주는 폐와 심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이다. 중증의 심부전증, 폐부전증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많이 알려지기 시작해 코로나19(COVID-19) 중증환자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다. ECMO는 중증 심폐부전 환자 치료와 이식수술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기준으로는 약 350대가 환자치료에 쓰이고 있는데 장비와 재료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자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비용 부담이다. 생명유지에 가장 중요한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만큼, 안전성과 정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국산화 시도 의미가 매우 큰 의료장비다.

ECMO의 국산화를 위해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 의과대학, 서강대,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장비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해 지난 10월 최종적으로 국산 ECMO 시스템에 대한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기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승인’을 획득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개발된 국산 ECMO 시스템은 2019년 12월 13일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에 첫 적용돼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 동안 교량치료를 받았다. 2020년 1월 3일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팀의 집도로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현재 안정적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장비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심폐부전 동물모델의 개발과 같은 전임상연구 분야에서의 발전도 중요한 성과로 발표됐다.

2018년 7월 19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의료기기 산업분야 규제혁신 방안’ 발표 행사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ECMO 장비의 시연을 직접 관람하고 격려한 바 있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허가 과정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고, 차세대 유망 의료기기에 대해 개발부터 수출까지 전주기에 걸쳐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시행)의 ‘맞춤형 멘토링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이번 개발은 전체 ECMO 시스템을 구성하는 혈액펌프, 산화기, 혈액회로, 구동과 제어장치 중에서 산화기와 캐뉼라를 제외한 기기가 국내 개발품으로 구성됨에 따라 약 70% 정도의 국산화율을 달성했다. 앞으로 산화기의 국산화 개발에 대한 후속 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 95% 정도가 달성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책임자인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교수는 "중환자 치료의 필수장비인 ECMO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며 "정부 연구비 지원도 성공 여부를 떠나서 좀 더 도적적 프로젝트에 힘을 실어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공동연구자인 서울의대 김희찬 교수는 “ECMO 시스템의 제조생산과 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품목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거친 후 본격적인 의료기기 제품으로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국내 병원에서 임상 치료에 적용하는 사례를 늘려가는 한편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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