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38명 사망...'엘리베이터' 비극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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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동안 38명 사망...'엘리베이터' 비극 멈춰야
  • 박종훈 기자
  • 승인 2020.04.02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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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하도급 등 만연...정부, '빨리빨리' 관행 막는다
▲ 2015년~2019년 사이 승강기 작업장 사고 사망자 현황 (자료 = 고용노동부 제공)
▲ 2015년~2019년 사이 승강기 작업장 사고 사망자 현황 (자료 = 고용노동부 제공)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승강기 설치, 교체, 유지·관리작업에서 사고 재해자가 156명, 그중 사망자가 38명이 발생하는 등 안전관리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정부가 대책을 마련했다.

관계부처 합동으로 '안전하고 공정한 일터조성을 위한 승강기 작업장 안전강화 대책'을 발표한 것.

작년 국회 환노위 한정애 의원은 승강기 작업장의 이와 같은 안전 문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환노위 임이자, 김동철 의원과 함께 작년 국감에서 승강기 사망사고 관련 4대 승강기 제조사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신청하기도 했다.

승강기 산업은 제조·수입, 설치, 유지·관리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설치업 등록은 건설산업기본법에 의거해 국토부가 관리하며, 제조·수입과 유지·관리는 승강기안전관리법에 따라 행안부가, 설치와 유지관리 작업 중 작업자 안전관리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고용노동부가 규율한다.

2018년 12월 기준으로 승강기 산업 전체 시장규모는 약 3조5000억원이다.

신규 설치 대수는 연 평균 5만여대며, 운행 대수는 약 68만대로 추산하고 있다.

세 부문의 시장규모 차원의 비중은 제조·수입이 65%, 설치가 11%, 유지·관리가 24%를 차지한다.

업체 수는 각각 262개, 605개, 826개 수준이다.

신규설치의 경우 현대, 티센크루프, 오티스, 미쓰비시 등 4대 제조업체가 시장의 82.3%를 점유하고 있다.

유지관리 시장의 점유율은 56.9%다.

설치계약의 경우 대부분 공동도급계약 형식이다.

▲ 자료 = 고용노동부 제공
▲ 자료 = 고용노동부 제공

 

유지관리계약은 공동도급계약 비중이 평균 29% 수준이지만, 각 업체 사정에 따라 14~69%까지 편차가 크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산업의 하도급은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이는 특히 다단계 하도급의 공사비 누수로 인해 시설물 부실시공, 안전관리 미흡, 품질저하를 야기하며 입주민 안전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사 능률과 시설물 품질 제고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종합업체 간 하도급, 전문업체 간 재하도급, 동종 하도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승강기 제조, 설치업체는 하도급이 불가함에 따라 공동도급을 활용하고 있다.

하도급 금지규정을 회피하는 구조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불공정계약 관행이나 불법 하도급도 만연한 게 현실이다.

승강기 제조사와 설치 공사업체 간 체결되는 도급계약서에 수급사업자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된 계약이 다수인 것.

가령 ▲재검사 이의신청절차 미준수 및 재검사비용 부담전가 ▲법령에서 규정된 기간보다 장기의 하자담보 책임기간 설정 ▲공정 지연시 임의로 야간·휴무일 작업지시 후 추가비용 미지급 ▲불완전한 서면교부 ▲과도한 지체상금 요율 설정 등의 내용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승강기 공사는 제조사가 설치 시공사 등과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건설사와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지만, 실제는 협력사가 제조사의 지시를 받아 승강기 공사를 시공하는 재하도급인 사례가 만연하다.

명백히 법 위반이지만 정부 차원의 대응도 미흡한 실정이었다.

▲ 자료 = 고용노동부 제공
▲ 자료 = 고용노동부 제공

 

결국 이와 같은 구조는 안전작업의 여건에 타격을 입혔다.

공기단축을 위해 건설사는 건축물 외벽 마감 및 내부 공사를 동시 진행하기 위해서, 건설용 리프트 해채 후 승강기를 건설공사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보통 완공까지 3~6개월 가량을 건설공사용으로 사용하는 현실이라고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 1년 이상 사용 사례도 다수 발견된다.

건설 공사용으로 승강기를 사용하는 경우, 일반적인 사용시보다 고장·사고 발생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하물며 이처럼 건설 공사용으로 승강기를 사용하기 위해 승강기 시공사에 무리하게 공기단축을 요구하고 있다.

80일의 공기를 45일로 단축하라는 식으로 말이다.

결국 야간, 주말작업 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고 부실시공이나 안전사고 발생 우려는 커진다.

또한 건설사는 승강기 설치검사 후 승강기 안전관리자를 선임해 안전관리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6개월 가량의 단기간 건설 공사용으로 쓴다는 점을 악용해 안전관리자 선임도 제쳐두고 있다.

건설사가 승강기 시공사와 계약시 공사비에 제품 구입비와 시공비 외에 유지관리비를 미반영하는 경우도 잦다.

결국 승강기 시공사는 최소비용으로 중소 유지관리업체에 유지관리업무를 다시 전가하고 있다.

승강기 대당 월 3~4만원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이는 표준 유지관리비의 15~20% 수준이다.

이 역시 결국 부실관리로 인한 승강기 사고로 귀결된다.

승강기 작업장의 각 단계에서 '안전관리'에 대한 의식은 대단히 미흡하다.

원청은 작업장의 안전관리를 총괄해야 하는데도, 관리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소홀하며, 실질적으로 하도급인 업체들에 위험작업 정보 제공 등도 부족하다.

제작, 설치, 유지, 보수업체 대부분은 영세해 안전관리 역량이 미흡하거나 종사자의 전문성 및 안전의식도 부족하다.

관리감독 인력은 건설현장의 각종 안전시설물 설치 여부 점검시 후속, 부수 공정으로 취급되는 승강기 작업장에 대한 안전점검은 소홀하다.

작업방법에 있어서도 편의성을 꾀하거나, 투입인력의 부족으로 전원을 미차단하고 작업하거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기계, 기구 등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승강기 작업장의 '실태'는 곧 앞서 언급한 산업재해 현황과 직결된다.

안타까운 것은 승강기 작업장의 산업재해는 3개월 이상 요양이나 사망 등 중상해 재해 비중이 73%로 높다는 점이다.

5년간 사망자들을 구체적으로 보면 설치작업 중 14명, 교체작업 중 13명, 유지·관리작업 중 11명이 사망했다.

떨어짐 사고로 21명, 끼임 사고로 15명, 부딪힘이 1명, 감전이 1명 사망자가 발생했다.

앞서 말한 4대 업체 중 사고 사망자는 19명이다.

이들 중 공동도급계약 또는 하도급 사업장에서 18명(95%)이 사망했다.

정부는 이와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행안부를 중심으로, 승강기 유지관리업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강화한다. 

매년 상·하반기 대기업과 협력업체간 불공정 공동도급, 하도급 실태 지도·점검, 자체 점검 실태 등에 대한 조사를 올해부터 진행한다.

조사결과 위반사항이 적발될 경우 고발 등 엄정한 행정처분을 가한다.

국토부를 중심으로 하도급 계약의 적정성 관리도 강화된다.

공동수급계약에 대한 사전, 사후 투 트랙 심사가 실시된다.

법 개정을 통해 올해 하반기부터 공동수급협정서의 원청 제출 및 원청의 하도급 적정성 검토가 의무화된다.

사실상 하도급계약, 참여사의 권한과 책임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계약 등에 대해서는 원도급사가 시정의견을 송부하도록 명문화하고, 위반 적발시 원도급사도 관계법령에 따라 엄중 처벌한다.

또한 '건설산업 종합 정보망(KISCON)'을 통해 협정내용과 공사 이행내역을 입력하도록 보완한다.

또한 각 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승강기 제조사의 지휘, 관리를 받는 승강기 설치공사의 공동도급 방식은 불법 하도급으로 간주하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한다.

불법 하도급 사례와 사법부 판례에 대해 설명회도 개최한다.

승강기 설치 공사업종에서 빈발하는 불공정한 계약관행 개선과 수급인의 권익증진을 위해 공정위를 중심으로 '표준 하도급 계약서'를 9월까지 제정해 보급한다. 

고용노동부와 행안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승강기 제조사와 건설업체에 집중 홍보하고, 각종 지도, 감독을 강화한다.

작업장 현장에선 안정시공을 위한 기반을 닦는다.

국토부를 중심으로 승강기 공사 기간 부족에 따른 재해예방을 위해 적정 공사기간 보장을 위한 계획을 마련한다.

국가건설기준(엘리베이터 설비공사 표준 시방서) 개정을 9월까지 추진한다.

공동도급운영규정은 6월 중 개정해 그동안 해석에 의존했던 공사현장의 안전, 품질 등에 대한 공동 관리책임을 명문화한다.

행안부는 또한 승강기 유지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제도를 정비한다.

9월까지 제도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며, 내년 상반기 중 승강기안전관리법 개정을 목표로 한다.

이는 국토부 소관인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른 승강기 관련 입찰규정을 행안부 소관의 '승강기안전관리법'으로 일원화한는 내용이 포함된다.

적정 공사비 및 공사기간 산정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도 추진해 관련법 개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앞서 언급한 공사 작업용으로 승강기를 일정 기간만 사용하도록 하는 제한 규정도 마련한다.

6개월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본 원칙을 정하되, 건축물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한다.

원청의 법적책임 이행을 확보하는 것은 고용노동부의 역할이다.

건설현장의 경우 원청 건설업체가 도급 사업주로서 책임을 갖는 것처럼, 계약의 형식과 관계없이 승강기 제조업체 등이 실질상 도급 사업주로서의 지위가 확인된 경우, 위반 사항은 엄정조치한다.

안전조치 위반시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을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수위를 높인다.

안전조치 위반으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승강기 공사 중 사망 등 중대사고 발생 건설사 명단을 매월 지속적으로 공개하기도 한다.

박종훈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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