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품다] 공기 중 세균·곰팡이 농도 실시간 탐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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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품다] 공기 중 세균·곰팡이 농도 실시간 탐지한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4.0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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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사이클론(원심 분리기) 이용 미생물 실시간 탐지기술 내놓아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생물이 사이클론에 포집돼 부유미생물 내 ATP와 루시퍼린/루시퍼라아제 엔자임 효소의 반응으로부터 방출되는 생물발광을 측정하는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세종대]
공기 중에 부유하는 미생물이 사이클론에 포집돼 부유미생물 내 ATP와 루시퍼린/루시퍼라아제 엔자임 효소의 반응으로부터 방출되는 생물발광을 측정하는 원리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세종대]

공기 중 떠다니는 세균이나 곰팡이 농도를 실시간으로 탐지할 수 있는 바이오 에어로졸 모니터링 시스템 기술이 개발됐다. 바이오 에어로졸은 생물학적 기원을 가진 공기 중 부유 입자를 말한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정재희 교수(세종대), 김병찬 박사(KIST 환경복지연구센터장) 연구팀이 공기 중 부유 미생물이 가진 생체물질(ATP)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일 발표했다. ATP(Adenosine Triphosphate, 아데노신 삼인산)는 생명체 세포가 호흡, 대사 등을 위해 에너지로 사용하는 물질을 말한다. 인산기가 떨어지면서 에너지가 발생한다.

이번 시스템은 환경성 질환이나 전염성 질병과 관련된 부유 미생물을 포착,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숙주로부터 ATP를 빌려 쓰는 바이러스 탐지에는 적용할 수 없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탐지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영양액을 응고시킨 고체 배지에 시료를 배양, 증식한 미생물 정도를 세는 방법은 시료 포집부터 결과분석까지 하루 이상 걸린다. 현장에서 즉각적 확인을 통한 노출 저감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부유 미생물을 액상으로 포집, 미생물이 가진 ATP와 반응해 빛을 내는 발광효소를 이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극저 농도(약 1억 개 입자 중 1개)로 존재하는 부유 미생물을 센서가 읽어낼 수 있을 정도로 농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시료 포집부터 분석까지 일련의 작업이 연속적으로 자동화되지 못했다. 여기에 상온에서 활성이 떨어지는 발광효소의 특성상 장시간 연속적 모니터링에 이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청소기부터 화력발전소에 이르기까지 공기에 섞여 있는 먼지를 포집하는데 널리 쓰이는 사이클론을 개량해 부유 미생물을 액상으로 100만 배까지 농축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미국 연구팀이 달성한 78만 배보다 향상됐다. 공기 1세제곱미터(액체로 환산시 100만ml)당 100 CFU 정도로 존재하는 미생물을 100만분의 1인 단 1ml의 액상으로 포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사이클론은 고속으로 유입되는 시료의 크기에 따라 벽에 부딪혀 가라앉는 속도가 다른 것을 이용해 물질을 분리하는 장치를 말한다. 원심력을 이용한 분리장치이다.

핵심은 시료와 닿는 사이클론 내부 표면을 균일한 액막이 형성되도록 초 친수성 물질로 처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공기 중 시료를 액상 계면에 자연스럽게 액화 포집하는 동시에 바로 탐지부로 이송되도록 자동화하는 데 성공했다. 상온에서도 한 달 이상 활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발광효소와 기질을 디스크 형태의 종이에 동시에 고정화해 탐지부를 구성함으로써 모니터링의 지속성을 보완했다.

다중이용시설인 서울특별시 내 6개 지하철 역사에서 개발된 시스템에 대한 현장적용 평가한 결과 5분마다 연속적으로 부유 미생물 농도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앞으로 현장의 특성을 고려한 다양한 실내외 대기 환경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실용화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번에 개발된 사이클론 포집 시스템이 다양한 검출 장비, 센서와 함께 활용할 경우 특정 병원성 부유 미생물 검출시스템 설계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공간 내 바이오 에어로졸의 실시간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적극적 생물학적 유해인자 감소로 안심할 수 있는 생활환경 조성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재희 교수는 “300㎚(1나노미터는 10억분의1m) 이상 미생물에 대한 포집과 탐지를 할 수 있다”며 “앞으로 특정 병원 미생물에 대한 포집과 탐지 기술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면역력이 떨어진 노약자와 어린이 또는 환경 취약계층에게 실시간 오염을 탐지하는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ACS 센서(ACS Sensors)’에 표지논문으로 2월 28일 자(Continuous Surveillance of Bioaerosols On-Site Using an Automated Bioaerosol-Monitoring System)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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