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는 11월11일…이날 시끌벅적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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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11월11일…이날 시끌벅적 이유는?
  • 이종화 기자
  • 승인 2016.11.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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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 레일데이, 눈의날, 지체장애인의날...유통업체 고육책

전국이 11월11일 데이마케팅으로 시끌벅적하다.

11월 11일 하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빼빼로데이를 비롯해 가래떡데이, 레일데이, 눈의 날, UN참전용사 추모행사일, 우리가곡의 날, 지체장애인의 날, 십일절, 백화점창립기념일등이 이날로 지정돼 있다.

심지어 중국도 이날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버금가는 연중 중국 유통업계 최대 성수기인 광군제(독신자의날)로 정하고 대대적인 유통전쟁을 벌이고 있다.

11월11일을 맞아 가장 왕성하게 마케팅을 추진하는 곳은 역시 유통업계. 11월이 유통업계 비성수기로 여겨졌던 것도 옛말. ‘1등’ ‘1위’ 등 최고를 뜻하는 숫자 ‘1’이 겹치는 11월을 맞아 업계들이 치열한 마케팅 열전을 펼치고 있다.

11월11일 데이마케팅의 원조는 롯데. 올해로 '빼빼로데이'가 생긴 지 만 20년이 됐다.

롯데제과는 빼빼로데이 등장 시점부터 올해 9월까지 20년간의 매출이 약 1조1000억 원에 이를 정도다. 빼빼로가 처음 출시된 1983년부터 빼빼로데이가 등장하기 전인 1995년까지 매출은 약 1630억 원이다. 빼빼로데이 이후의 매출이 약 7배 많아 빼빼로데이 마케팅이 성공작이었음이 다시한번 입증됐다. 롯데가 빼빼로데이 마케팅의 재미를 톡톡히 본 셈.

빼빼로데이는 1996년 지방의 한 여자중학교 학생들이 11월 11일 빼빼로를 주고받으며 '날씬해지자'고 서로 응원하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1월 11일이 빼빼로데이로 자리 잡았다.

이 날에 빠질 수 없는 기업이 또 있다. 바로 11번가. SK플래닛 11번가는 11월 11일 하루, 할인 혜택을 더욱 풍성하게 담은 ‘땡’s 페스티벌-쇼핑명절 십일절’ 프로모션을 대규모로 실시한다.  

11번가는 11월 한달 내내 진행하는 ‘땡’s 페스티벌’은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행사로, 400여개 브랜드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땡’s 페스티벌’ 행사 첫 날인 11월 1일, 11번가는  론칭 이후 최고의 일 거래액인 460억원을 달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으로 살아난 소비 심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한편,  연말 선물 시즌을 겨냥해 ‘골든 데이’(최대의 매출을 올린 날)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 할인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도 11월 창립기념일을 활용해 11월 마케팅 전쟁에 뛰어들었다. 롯데,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유통채널 빅3 세 곳의 창립기념일이 모두 11월에 있어,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한다. 롯데백화점은 창립 37주년을 맞아 4800만원 상당의 제네시스 G80 11대 등을 경품으로 내놓고 고객몰이에 나섰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 패밀리 페스타’를 열고 백화점, 이마트, 면세점 등 신세계 계열사의 혜택을 담은 쿠폰북을 증정한다.

11일은 중국 유통업계에서도 큰 기념일이다.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를 맞아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는 11일 오전 0시부터 할인행사를 시작했다. 개시된 지 52초만에 매출액이 10억 위안(약 1698억 원)을 돌파했다.

알리바바는 매년 광군제 하루 24시간 동안 초대형 할인행사를 열고 있다. 알리바바는 올해 11일 하루 매출 예상액도 1230억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징둥닷컴 를 비롯해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도 이날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동참한다.

정부와 협단체에서도 이날은 의미있는 기념일이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1996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지정했다. 숫자 '11'을 한자로 풀어 쓰면 '十一'이 되고 이 한자어를 다시 겹쳐 쓰면 흙 토(土)자가 되는데, 11월11일은 결국 '土月 土日'과 같다는 의미다.

농업인의 날인 만큼 쌀 소비 촉진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는 2006년부터 '가래떡데이'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사람 다리 모양과 유사한 11월11일을 '보행자의날'로 2010년부터 지정했다. 국토교통부·부동산경제단체협의회는 이날을 '부동산 산업의 날'로 지정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이날을 '레일데이'로 지정했다. 이날 KTX 탑승 시 마일리지 5%를 추가로 적립하는 '더블적립' 행사도 진행한다.

또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2001년부터 '지체장애인의 날'로 정했다. 지체장애인들이 자기 자신을 최고(1)로 소중히 여기고 숫자 1처럼 힘차게 일어서서 다른 지체장애인(1)들과 하나(1)로 단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대한안과학회는 평소 소중함을 잊고 살았던 눈의 중요성을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눈의 날'로 정했다. 6·25전쟁에서 산화한 UN참전용사를 위한 추모 묵념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11월 11일 11시(한국시간)에 1분간 부산 UN기념공원을 향해 묵념하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추모 캠페인이 진행된다. '우리가곡의 날'로도 이날로 지정돼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독 11월엔 별다른 기념일도, 공휴일도 없어 ‘유통채널들의 보릿고개’에 해당돼 고객들의 매장방문 및 구매를 유도할 요인이 적다”면서 “1년 실적 마무리시점을 앞두고 어떻게든 명분과 근거를 만들어서라도 목표를 맞춰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나온 고육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1월은 빼빼로데이, 수능마케팅,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목이 줄줄이 이어져 고객 확보를 위한 업계 간 경쟁이 치열하다”며 “해외직구족도 크게 증가하면서 이들의 주머니를 먼저 선점하기 위한 기획전이나 할인행사도 점점 더 빠른 시기에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광군제를 맞아 전속모델 엑소와 생방송 중계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종화 기자  alex@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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