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었더니 열흘 만에 더블로 간 이테크건설...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주가 '활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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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었더니 열흘 만에 더블로 간 이테크건설...지배구조 개편 이슈로 주가 '활활'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3.3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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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주사 전환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테크건설, 경영권 승계 과정서 수혜 예상 주가 폭등
이테크건설 CI
이테크건설 CI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침체된 증시에서 그간 투자자의 관심에서 소외됐던 이테크건설 주가가 열흘 만에 두 배로 올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8일 종가 기준 3만 7200원이던 이테크건설 주가는 30일에는 7만 8900원으로 거래를 마쳐 8거래일 만에 112.1% 상승했다. 1000억 원 언저리에 머물던 시가총액이 2200억 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그 사이 현대, GS, 대우 등 대형 건설사들 주가는 10% 남짓 오르거나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증시에서 이테크건설이 주목 받은 이유는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과 이우성·원준 형제의 경영권 승계 이슈다. 이복영 회장은 OCI(옛 동양화학) 창업주인 고 이회림 회장의 차남이자 고 이수영 OCI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이복영 회장의 두 아들인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과 이원준 삼광글라스 전무는 오너 3세인 셈이다.

공시에 따르면, OCI 기업집단에 소속된 삼광글라스,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 등 3개 계열사는 지난 18일 각각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를 열고 회사 분할과 합병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결의했다.

삼광글라스는 ‘글라스락’으로 대표되는 밀폐용기 제조기업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높인 인기를 누리며 한때 고성장·고수익을 거두는 알짜 회사로 알려졌지만 연결 기준 지난 2017년 170억, 2018년 24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에 산업플랜트 건설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온 이테크건설은 최근 자체 브랜드 ‘더리브’를 출시하며 주택사업 확장을 본격화하며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군장에너지도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817억 원, 영업이익 689억 원을 올리는 등 매년 꾸준히 수백억 원의 이익을 내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우량 에너지기업이다.

이번 개편안은 삼광글라스가 물적분할을 통해 투자부문을 분리해 지주사격인 회사를 만들고, 이테크건설이 인적분할을 통해 떼어낸 투자부문과 군장에너지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 과정에서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의 분할합병비율은 1대 3.88, 삼광글라스와 군장에너지는 1대 2.54가 된다.

 

삼광글라스 CI
삼광글라스 CI

 

▲지주사 전환 통한 지배구조 개편...이테크건설, 경영권 승계 과정서 수혜 예상 주가 폭등

이번 합병 과정에서 이우성 부사장과 이원준 전무가 보유한 군장에너지와 이테크건설 지분이 활용돼 지주사 전환 후 지분율은 각각 20.75%, 18.6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지배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복영 회장 일가 측에서 보면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테크건설 주주 가치도 제고된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 신주 배정기준일 기준 이테크건설 1주 보유 시 인적분할 후 존속 이테크건설(사업회사) 주식 0.56주와 군장에너지 3.88주를 보유하게 된다”며 “분할 합병 후 이테크건설 사업회사와 군장에너지에 PBR 0.5배의 보수적 밸류에이션을 적용하더라도 25%의 상승 여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번 합병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현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이테크건설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부정적으로 판단해 워치리스트(Watchlist) 하향검토에 등록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합병을 통해 이테크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군장에너지 지분(47.67%)가 분할신설법인으로 이전되면서 자본규모 축소, 부채비율 상승 등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했다. 또한 지금까지는 군장에너지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자산의 활용 가능성을 이테크건설이 통제할 수 있었지만 향후에는 변동 가능성이 존재해 불확실한 측면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테크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군장에너지 지분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장부가액은 1905억 원이지만 집단에너지 사업체의 지분 매매 사례를 감안하면 보유 지분의 실질 가치는 장부가액을 크게 초과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 “분할과정에서 자본이 지난해 말 분할 전 기준 3217억 원에서 분할 후 1817억 원으로 감소하고, 부채비율도 148.2%에서 223.3%로 증가함에 따라 재무구조도 저하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광글라스 일부 주주들도 이번 지배구조 개편안이 오너 일가의 편법 승계와 관련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합병비율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병 관련 주주총회는 5월 14일 예정돼 있으며, 합병기일은 6월 30일이다. 신주 상장예정일은 7월 17일이다. 

 

 

이석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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