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알맹이 빠진' 항공업계 지원책...LCC 3000억 지원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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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알맹이 빠진' 항공업계 지원책...LCC 3000억 지원 '감감무소식'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3.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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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국내 항공사들 모여 정부 건의안 논의...상반기 6조3000억원 매출 피해
- 'LCC 3000억' 유동성 공급 발표 한 달 후 티웨이 등 400억 지원에 그쳐
- 국토부 지원안, 미국, 유럽 등의 전향적 대책과 비교돼...또다시 감면 위주

"감면과 유예 위주의 정부지원 방안을 보면서 고사 직전의 항공업계를 살릴 의도가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항공업계 지원안을 받아든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업계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생존'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유동성 공급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등 항공사들은 회의를 열고 정부에 건의할 내용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업계는 추가 협의를 거쳐 조만간 경영자금 지원 건의안을 국토교통부 등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항공업계는 올 상반기에만 6조3000억원 이상의 매출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앞서 국토부는 지난 18일 전국공항의 항공기 정류료(주기료)를 3~5월까지 전액 면제하고, 3~4월 착륙료는 감면 폭을 최대 20%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미사용 운수권·슬롯(특정시간대 공항 이용 권리) 회수도 전면 유예하기로 했다.

이번 국토부 발표는 업계의 요구 사항이 일부 반영됐지만 '알맹이'가 빠진 지원책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당장 효과를 볼 수 있는 지원이 쏙 빠졌다는 얘기다.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기 착륙 대수가 현저히 줄었다. 착륙료 감면이 '셧다운' 위기에 놓인 업계 지원책으로 내놓기 민망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공항시설사용료 감면도 마찬가지다. 이마저도 면제보단 감면이 주를 이룬다. 현실적인 접근이 강조되고 있는 이유다.

또 항공사들은 항공기 재산세 등 지방세 면제를 포함한 세제 지원이 제외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납부한 지방세는 573억원 규모에 이른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에서 자국 항공사를 살리기 위해 전향적인 대책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토부의 지원책은 '현금 유동성 지원'이 빠져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7일 저비용항공사(LCC)를 대상으로 3000억원의 대출을 지원하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발표 한 달 뒤인 3월 17일 산업은행은 티웨이항공(60억원), 에어서울(200억원), 에어부산(140억원) 등 3개사에 400억원의 지원을 완료했다. 산은은 LCC에 대한 추가 지원과 다른 LCC에 대한 자금 지원을 신속히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원 대상이 LCC에 한정된 데다 대책 발표 이후 한 달이 걸려 400억원만 집행된 상황이라 업계의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3층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해외 각국 정부는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 자국 항공사들의 파산을 막기 위해 세금 완화는 물론이고 재정·금융지원 등 가용 자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주요 항공사들에 대해 500억 달러(약 62조원) 규모의 긴급 부양책을 마련했다. 영국 정부도 항공업계에 대규모의 재정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 버진애틀랜틱항공은 지난 15일 정부에 75억파운드(약 11조3000억원) 규모의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적 항공사인 알리탈리아항공을 국유화하기로 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알리탈리아에 3억유로(약 4100억원) 규모의 긴급 자금 지원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정부도 부도 우려가 있는 자국 대기업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 최대 항공컨설팅 전문업체 CAPA(Center for Asia Pacific Aviation)는 최근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한 5월까지 대부분의 항공사가 파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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