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오 칼럼] 코로나 전쟁(Coronavirus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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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칼럼] 코로나 전쟁(Coronavirus War)
  • 정종오 환경과학부장
  • 승인 2020.03.19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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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은 정체됐고 한국은 완만한 상승곡선으로 돌아섰다. 현재 유럽과 미국 등에서 확산세가 가파르다. [자료=존스홉킨스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사람은 절망한다. 지금 인류가 이 절망 앞에 서 있다. 코로나19(COVID-19)와 관련해 ‘비극적 진단’이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의료진들이 이젠 누구를 치료하고 누구를 포기해야 할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뒤늦게 “(코로나19와 관련해) 매우 나쁜 상황(This is bad)”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같은 날 더 나아가 “이것은 전쟁(This is war)”이라고 선언했다.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 전쟁(Coronavirus War)’를 치르고 있다. 시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학교는 휴교했다. 상점은 폐쇄됐다. 여행은 금지됐다. 국가 간 이동은 제한됐다. 교통시스템은 멈춰 섰다.

이 전쟁에서 어떻게 이길 것인가. 미국은 10명 이상 모이는 집회를 금지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은 모든 시민에게 집 안에 머물 것을 명령했다. 경찰과 군인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

과학전문 매체인 사이언스 지는 18일(현지 시각) ‘어떻게 코로나 전쟁에서 이길 것인가’를 두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에 주목했다. 이들 세 나라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제한, 도시 폐쇄 등 정부의 강제 조치 없이도 코로나19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광범위한 검사, 확진자 동선 추적, 신속한 진단 등으로 코로나19 대처에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이제 전 세계로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전파력이 워낙 강하다. 2m 거리 이내에서 15분 동안 노출되면 감염된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넘어 아예 모든 시민을 집 안에 격리하는 강력한 조처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은 사회적 문화 특성과 인권 문제 등으로 절대 ‘자가 격리’ 등의 제재가 내려지지 않으리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에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이 전망은 허물어졌다. 앞다퉈 강제 자가 격리를 선택했고 심지어 프랑스에서는 10만 명의 경찰이 순찰까지 돌며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 격리가 ‘코로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첫 번째 실천 방법이 됐다.

중국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정부의 강력한 강제 조처로 감염병 확산 방어에 나서고 있다. 사이언스 지는 우리나라를 지목하면서 “다른 나라의 강제 조치와 달리 한국은 그런 조치 없이도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코로나19와 전쟁에서 이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의 말을 인용한 사이언스 지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성공의 열쇠는 감염된 사람들을 격리하고, 접촉자를 추적하고, 대규모 체계적 검사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금까지 수십 개의 승차 검사(드라이브 스루) 등으로 27만 명 이상이 검사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100만 명당 5200건 검사를 했는데 미국은 100만 명당 74건에 불과하다는 것도 지적했다. 사이언스 지는 독일도 일주일에 10만 건 이상 검사할 수 있는 선두주자라고 밝혔다.

실제 우리나라와 독일의 치명률은 매우 낮다. 18일 현재 독일은 확진자 1만2327명, 사망자 28명을 보였다. 치명률이 0.2%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19일 0시 현재 8565명 확진에 사망자 91명으로 치명률은 1% 정도이다. 전 세계 평균 치명률 3~4% 수준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우리나라와 독일 모두 신속한 검사로 확진자를 찾아내고 빠른 치료로 이어지면서 사망자 비율이 낮은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코로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두 번째 방법은 이처럼 ‘모든 단일 감염을 찾아내고, 모든 잠재적 노출을 추적하고, 가능한 모든 전염 경로를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지구촌 모든 시민이 ‘코로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 전쟁은 조만간 마무리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크 울하우스(Mark Woolhouse) 에든버러대 전염병 전문가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나올 때까지 전 지구촌에서 경제, 사회적 생활은 물론 정신 건강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것이고 어쩌면 지역 사회를 폐쇄해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심지어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연구원들은 적극적 대처를 하지 않으면 영국에서는 25만, 미국에서는 110만 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할 것이란 ‘비극적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모든 가능한 조처(사회적 거리두기, 자가 격리, 휴교 등등)를 하는 것 만이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진단했다.

정종오 환경과학부장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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