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주가 폭락이 기회" 오너家 지분율 높이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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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주가 폭락이 기회" 오너家 지분율 높이기 나서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3.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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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광약품 주요 주주, 주가 약세에도 150억 규모 처분 나서 눈길
동화약품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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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국내 증시를 패닉으로 몰아넣으면서 주가가 급락한 틈을 타 제약업계 오너가들이 지분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동화약품에서는 경영 승계를 받고 있는 오너 4세 윤인호 전무가 가장 공격적으로 주식 매수에 나서고 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윤 전무가 지난해까지 보유해온 지분율은 0.88%(24만 6437주)로 1%에도 못 미쳤지만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며 지분율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윤 전무는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16일까지 12거래일에 거쳐 장내 매수를 통해 약 16억 4000만 원 규모의 자금을 들여 25만 2235주(0.9%)를 매입해 1.79%의 지분율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무가 보유한 보통주 주식 38만 9409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신증권으로부터 15억 원의 자금을 차입해 지분 매입에 활용하기도 했다.

올해 첫 거래일 기준 동화약품 종가는 8400원이었으며, 이후 윤 전무가 주식을 처음 매수한 날 동화약품 종가는 7020원을 기록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이 팬데믹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폭락장세가 이어졌고, 윤 전무가 가장 최근 매수한 날인 지난 16일 동화약품 종가는 5710원으로 올해 첫 거래일 종가보다 32%가 하락한 상황이다.

동화약품 최대주주는 동화지앤피(15.22%)이며, 뒤를 이어 가송재단(6.39%), 윤 전무의 아버지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5.13%) 등이 주요 주주다. 윤 전무는 올해 잇따른 지분 매수로 지분율이 삼촌이자 윤 회장의 동생인 윤길준 부회장(1.89%)과 0.1%의 근소한 차까지 접근했다.

이윤우 대한약품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3세인 이승영 이사는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조금씩 장내에서 주식을 사모으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높여와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에는 두세 달마다 또는 한 달에 서너 차례까지도 수백 주씩 소규모로 장내 매수를 통해 꾸준히 주식 매입에 나서며 지분율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2019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한약품 지분 현황은 최대주주 이윤우 회장(20.74%)에 이어 이 이사(5.69%), 이 회장 동생인 이광우 씨(3.75%) 순이다.

이 이사는 올해 1월 세 차례에 걸쳐 450주를 장내 매수했으며, 2월에는 1,350주를 사들였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급락하기 시작한 이달에 들어서는 지난 17일까지 6거래일 동안 1600주를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매월 지분 매입에 투입된 금액은 1000만 원 안팎에 그쳤지만 이달에는 4500만 원 가량이 들어갔다.

대한약품 주가는 올해 1월만 해도 3만 원대 초반에서 움직였지만 2월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증시를 강타하면서 지난 18일 종가가 2만 5650원으로 연중 고점보다 20% 정도 내렸다. 올해 이 이사가 추가로 확보한 지분율은 0.32%다.

경동제약 류덕희 회장의 손주들인 오너 3세 류애슬(11) 양과 류민석(8) 군도 주가가 급락한 이달 각각 3450주, 1000주씩 소규모 매수에 나섰다.

 

부광약품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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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주요 주주, 주가 약세에도 150억 규모 처분 나서 눈길

한편, 부광약품 공동창업자 고 김성률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기환 씨는 반대로 이달 들어 대규모 보유 지분 처분에 나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김 씨는 고 김 명예회장의 동서 정창수 부광약품 부회장, 부광약품 공동창업자 김동연 회장, 김 회장의 아들 김상훈 상무, 국민연금 등에 이어 5대 주주다.

부광약품 지분 5.83%를 보유하고 있던 김 씨는 이달 12일부터 17일까지 4거래일 동안 무려 150억 원 규모의 지분 1.38%를 갑자기 팔아치웠다. 부광약품 주가가 연중 최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대규모 처분에 나선 것이다.

부광약품은 지난 10일 자사 항바이러스제 ‘레보비르’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확인됐다는 발표로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으며, 코로사19 사태로 폭락 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잘 버텨주고 있는 상태다.

김 씨의 지분율은 이번 대량 주식 처분 이후 4.45%로 줄어 5% 미만으로 떨어졌다. 김 씨는 지난 2018년 3월 주주총회에서 올라온 안건들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반대표를 던지면서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바 있다. 

 

 

이석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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