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욱 대림 회장, 사상 최대 실적에도 사내이사 포기...“국민연금 눈치 살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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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욱 대림 회장, 사상 최대 실적에도 사내이사 포기...“국민연금 눈치 살폈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3.16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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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욱 대림 회장, 사내이사 네 번째 연임 포기...대림, 사외이사 중심 전문경영인 체제로
- “지난해 실적은 참 좋았는데...” 이번 주총서 국민연금 행보 의식한 선제 조치 해석도 나와
공정위는 2일 자사 호텔 브랜드 수수료를 편취한 행위에 대해 중징계하고,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사진)과 대림산업, 오라관광을 고발키로 했다.
이해욱 대림 회장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올해 대림산업 사내이사 임기 만료를 앞두고 갑자기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이 같은 초강수를 두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림, 이해욱 회장 사내이사 네 번째 연임 포기...사외이사 중심 전문경영인 체제로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은 지난 2011년 임기 3년인 대림산업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된 이후 2014년과 2017년에 연이어 재선임됐으며, 이달로 임기가 만료돼 네 번째 연임 예정이었다.

하지만 정기주주총회를 보름 앞두고 지난 12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회장이 더 이상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되면서 지난 9년간 임기를 마치고 사내이사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것이다.

대림산업 측은 이날 이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포기 사실과 함께 이사회 내에 설치된 내부거래위원회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 구성원 전원을 사외이사로 한정할 것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전문성과 독립성이 강조되는 이사회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내부거래위원회는 박찬희 중앙대 교수, 이한상 고려대 교수, 김일윤 PIA 대표 등 3인의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1인 등 총 4명의 이사로 구성돼 공정거래 실천, 계열사간 내부거래 활동 등을 집중 점검하면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내이사 1인을 제외한 3인의 사외이사만으로 내부거래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독립성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대림산업 측은 이번 결정으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며, 주주가치 극대화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림 CI
대림 CI

 

▲“지난해 실적은 참 좋았는데...” 이번 주총서 국민연금 행보 의식한 선제 조치 해석도 나와

한편, 이 회장이 돌연 사내이사 연임 포기라는 초강수를 둔 배경으로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예상되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통한 압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그간 그룹 승계 과정에서 대림코퍼레이션 등 총수 일가의 지분이 높은 계열사들이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왔으며, 지난해 12월에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올해 사내이사 연임 문턱 앞에서 시민·노동단체들의 비판이 제기돼 왔다.

대림 측은 이 같은 논란에 지배구조 개선 활동의 일환으로 설치된 내부거래위원회를 앞세워 경영쇄신에 나선 바 있으며, 계속해서 대외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며 투명 경영을 강조해 왔지만 이른바 ‘오너리스크’ 측면에서는 시민사회로부터 예외 없이 공격을 받아왔다.

여기에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주총에서 국민연금의 행보 또한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57개 기업들에 대한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하면서 올해 정기주총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림산업도 이에 해당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림산업 지분 12.21%를 가지고 있었으며, 지난달 28일 기준 12.29%를 보유 중으로 이 회장이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을 비롯한 특수관계자(23.12%)에 이어 2대 주주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는 수탁자책임위원회 구성이 지연되면서 주주제안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결권 행사는 가능해 사내이사 연임을 시도하려는 이 회장의 발목을 붙잡을 정도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일각에서 나왔다.

비록 대림산업이 지난해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역대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면서 탁월한 경영 성과를 기록했지만, 이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논란이 불필요한 잡음을 발생시켜 사회적인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는 부담이 이번 결정에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반면에 이 회장이 사내이사에 선임되지 않아도 그룹 경영권을 쥐고 중요한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책임 경영에 면죄부를 줄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림그룹 측은 “이 회장은 그룹 회장으로서 그룹의 비전인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기 위한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석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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