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제거하는 T세포 ‘탈진’시키는 원리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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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 제거하는 T세포 ‘탈진’시키는 원리 찾았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3.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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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면역 항암 치료 효과 높일 수 있다”
T세포 탈진을 유도하는 TOX 억제를 통한 T세포의 면역항암 효과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한국연구재단
T세포 탈진을 유도하는 TOX 억제를 통한 T세포의 면역항암 효과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한국연구재단

T세포를 탈진시키는 메커니즘이 규명됐다. T세포는 우리 몸에서 바이러스와 세균, 종양세포를 식별해 자살로 이끄는 매우 중요한 세포이다. 백혈구의 일종이다. 몸에 바이러스와 세균이 침투하면 스스로 방어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문제는 이런 T세포를 피해 다니는 종양세포가 있다. 종양세포는 T세포의 눈을 속이기 위해 거짓 신분증인 ‘면역회피물질((PD-L1)’을 내뿜는다.

국내 연구팀이 비정상 세포에 대한 T세포의 공격력을 점점 잃게 만드는 탈진(exhaustion) 유도인자의 농도로 면역 항암치료에 대한 환자별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를 응용하면 항암치료 선택 시기를 적기에 결정하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종양세포는 T세포의 눈을 속이기 위해 면역회피물질을 제시하는데 면역관문억제제(anti-PD-1)가 이를 막는다. 우리 몸의 면역을 이용하기에 부작용이 적은 면역관문억제제는 201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폐암, 두경부암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반응하는 환자에게는 효과를 보이는데 안타깝게도 30% 이하의 환자들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환자별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을 예측, 적합한 치료를 적기에 제공하기 위한 동반진단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이인석·하상준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T세포 탈진을 유도하는 단백질 TOX를 도출, 암 조직 내 TOX 농도가 높을수록 면역관문억제제 효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을 통해 암 조직 내 여러 세포 중 T세포(CD8+ T cell)만의 정보를 선별해 탈진 정도에 따른 차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T세포 탈진유도에 관여하는 단백질 TOX를 도출했다.

실제 폐암과 두경부암 환자의 임상 시료에서 TOX 농도가 T세포 탈진 정도와 매우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간섭 RNA로 TOX 생성을 억제하자 세포 탈진을 일으키는 면역회피물질(PD-1, TIM-3, CTLA-4 등) 생성은 줄었다. 정상적 T세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 생성은 늘어 이 같은 관련성을 뒷받침했다.

나아가 면역관문억제제 치료를 받은 피부암과 폐암 환자 조직의 전사체 정보를 분석, T세포의 TOX 농도가 각각 암 환자 생존율,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률과 역(逆)상관 관계임을 확인했다. 환자의 생검 시료를 이용, TOX 농도로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이나 예후를 예측할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감염된 생쥐모델에서 제구실을 못 하는 T세포가 관찰되는 등 T세포의 탈진은 감염이나 암에서 회복하는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T세포 탈진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일어나는지 기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면역 항암 치료에 대한 예후예측은 물론 TOX를 억제, T세포 탈진을 막거나 탈진한 세포를 회복시켜 면역 항암 효능을 개선하는데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인식 교수는 “후속연구를 통해 TOX 활성을 저해할 수 있는 합성화합물을 발굴해 이를 이용한 면역 항암치료 병용요법으로 개발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구축한 단일 세포 유전체 분석기술을 이용해 추가로 더 많은 암 조직 내 면역세포들을 분석함으로써 TOX 이외에 T세포 탈진에 영향을 주는 또 다른 조절인자들을 발굴, 궁극적으로는 T세포 탈진의 조절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연구성과는 게놈 메디신(Genome Medicine)에 2월28일자(논문명: Single-cell transcriptome analysis reveals TOX as a promoting factor for T cell exhaustion and a predictor for anti-PD-1 responses in human cancer)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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