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사망한지 4일 후 확진자 격리 통보 받았다"..."방역당국이 신천지 실적 올리느라 일반 환자 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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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망한지 4일 후 확진자 격리 통보 받았다"..."방역당국이 신천지 실적 올리느라 일반 환자 홀대"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3.08 0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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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까지 했는데 5일 후 방역당국 “역학조사 한다” 문자 보내
- 확진 결과 이틀간 통보 안한 상태서 갑자기 사망
- "방역당국과 대구시에 늑장 부실 조치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겠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4일이나 지난 후 코로나19 검사 결과 확진자라는 격리 통보하라는 문자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지난 1일 대구에서 숨진 20번째 사망자 김 모씨(88)의 딸 성 모씨(60)는 “황당해서 말이 나오지 않습니다"며 "돌아가신지 4일이나 지난 우리 어머니에게 검사 결과 양성이라며 자가 격리하라고 통보하는 대한민국 방역당국에 무슨 기대를 하겠습니까”라고 밝혔다고 국민일보가 보도했다.

딸 성씨는 5일 보관하고 있던 어머니 스마트폰으로 온 방역 당국의 문자에 통한의 눈물을 흘려야했다는 것.

“김성0님 코로나 검사 결과 양성입니다 본인과 동거인은 자가 격리 대상이므로 외출하지 마시고 유선으로 다시 전화드릴 예정이니 기다려 주시기 바랍니다. 달서구 보건소.”

성씨는 다음날인 6일에는 역학조사를 하겠다는 문자를 받았다.

“귀하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 18조에 따라 코로나19 역학조사 대상임을 알려드립니다. 귀하의 진술은 감염병의 차단과 확산방지를 위하여 감염병 환자의 발생 규모를 파악하는 데 활용됩니다”

사망한지 4일 후 방역당국에서 온 확진 문자 [출처 국민일보]

또한 문자는 비 협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상세하게 언급했다.

성씨는 “명색이 코로나19를 방역한다는 정부 기관에서 그 병으로 세상을 떠나 화장까지 된 사람을 4, 5일 후에야 확진 통보를 하고 역학 조사를 하겠다니 말이 되느냐”며 “이런 정부를 어떻게 믿고 살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역학조사라도 한 번 받아보고 돌아가셨으면 억울하지는 않겠다”고 국민일보는 전했다.

성씨가 지적하는 당국의 늑장, 부실, 무책임 행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숨진 김씨가 다녔던 노인복지관에서 양성 확진자가 나왔음에도 접촉자 격리 및 검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 2월 18일 주거지인 대구 달서구 소재 B복지관에서 다른 노인들과 어울려 체조수업을 받았다. 후에 확인된 바에 따르면 당시 참석한 노인 한 명이 2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직접 접촉자인 김 씨에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둘째, 한참 뒤 김씨의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이 나왔음에도 제때 통보해 주지 않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 했다. 

김씨는 당국의 예방조치로 이미 복지관이 20일부터 폐쇄됐기 때문에 자택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갑자기 기력이 떨어져 27일 집 근처 S병원에 들렀다가 열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영남대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3일이 지나도록 검사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김씨는 3월1일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느껴 대구가톨릭병원으로 옮겼으나 곧바로 숨졌다. 

병원으로 옮기기 전 가족들이 수소문한 끝에 달서구 당직자에게서 이미 양성 결과가 나왔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사망한지 5일 후 온 역학조사 문자

당일 보도에 따르면 방역당국은 “대구에서 사망한 20번째 사망자는 지난 28일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음압병상이 부족하여 자가 격리 중 호흡곤란으로 대구가톨릭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숨졌다”고 발표했다고 성씨는 전했다. 검사 다음날인 28일 이미 양성 결과가 나왔음에도 당국이 통보조차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씨는 “우리 어머니는 복지관 다른 노인의 양성판정 후 당국에게서 적절한 조치를 받았거나, 검사 결과를 제때 통보 받았다면 절대 변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방역당국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신천지 신도들을 조사, 검사하느라 일반 환자와 접촉자들을 너무 홀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에 확진자가 워낙 많이 발생해 경황이 없다는 걸 잘 안다”면서도 “대통령이 다녀가고 국무총리가 상주하며 감염병을 퇴치하겠다는 정부가 저 세상으로 가신지 4, 5일이 지난 사람에게 확진 통보를 하고 역학조사 계획을 통보하니 너무 밉고 분하다”고 말했다.

성씨는 방역당국과 대구시에 늑장 부실 조치에 대한 진상규명과 사과를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말했다. 

성씨 어머니는 영문도 모른 채 숨진 다음날 아들 한 명만 입회한 가운데 화장됐다. 장례는 추후에 치를 계획이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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