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회 "의료진 생명안전 보호지침 내팽개치는 중대본 규탄한다"...방호복 부족하니 비닐 가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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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회 "의료진 생명안전 보호지침 내팽개치는 중대본 규탄한다"...방호복 부족하니 비닐 가운 괜찮다?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3.07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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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6일 입장서 "비닐가운은 간호사를 사지로 내모는 것"
-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간호사들을 진정 위한다면 제대로 된 방역장비부터 지급하는 것이 최우선"
- "‘물품이 부족하다’며 아껴 쓰라는 압박과 더불어 1회용 방역물품을 재사용하라는 지침까지 받아"
- "대구지역 병원에서는 ‘5종 세트’만 입고 간호하던 간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까지 있었다"
- "병원의 현실이 이러한데 중대본은 전신방호복이 아닌 '비닐가운'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
- "중대본도 ‘가운이 레벨D 방호복에 비해 차단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 라고 스스로 인정"

"방호복 부족하다고 의료진의 생명안전 보호지침 내팽개치는 중앙방역대책본부 규탄한다"

대구 현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사는 물론 간호사들이 방호복 조차 부족해 비닐 가운을 입고 위험에 노출된 현실에 분노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6일 입장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물품 공급이 어렵다는 이유로 차단율이 낮은 비닐가운으로 완화시키는 것은 매일 24시간을 확진 환자와 접촉해 간호하고 있는 일선 간호사들을 불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간호사를 사지로 내모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건의를 했다는 이유로 현장에 ‘전신방호복이 아닌 '가운' 사용을 권장한다’는 새로운 지침을 내렸다.

간호사회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간호사들을 진정 위한다면 제대로 된 방역장비부터 충분히 지급하는 것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며 "그러나 간호사들은 병원에서 ‘물품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계속 들으면서 아껴 쓰라는 압박과 더불어 1회용 방역물품을 재사용하라는 지침까지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지역 병원에서는 ‘5종 세트’만 입고 간호하던 간호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까지 있었다"며 "병원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전신방호복이 아닌 '비닐가운'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간호사회는 "비말이나 에어로졸로 전파되는 감염병의 특성상 레벨D 보호구는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차폐가 불가능한 보호구로 코로나19 확진 환자를 돌보라는 것은 간호사와 환자의 안전을 내팽개치는 것"이라며 "중대본도 ‘가운이 레벨D 방호복에 비해 차단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다’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만큼 방역복에 대한 기준을 더 낮추는 것은 의료진 감염으로 인한 병원 내 감염을 촉발시킨다"고 강조했다. 

특히 간호사회는 "중증 확진환자를 돌보는 간호사는 인공호흡기 관리, 산소호흡기 모니터, 환자 가래 뽑기, 체위 변경, 식사, 기저귀 갈기, 대소변 처리 등 격렬한 노동을 하며 바이러스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며 "이런 간호사들에게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방역장비를 지급하였을 경우 의료진 감염 사례는 더욱 더 늘어날 것"고 우려했다.  

코로나19 현장에서 의심환자의 검체를 채취해야 하는 의료진에게, 이른바 방호복의 전신보호구가 아닌 ‘비닐 가운’ 착용을 권장한다는 공문이 일선 보건소 등에 하달됐다는 공문 내용이 공개됐다.
이에 중대본은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른 ‘일회용 방수성 긴팔 가운’이다”라며 “바이러스 비말이 전신과 의복에 오염되어 간접 전파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은 지난달 29일 "선별진료소 검체 채취 시 ‘보호의·N95마스크·고글·장갑’으로 구성된 ‘레벨D 보호복’과 4종 개인보호구(가운·N95마스크·장갑·고글 또는 안면보호구) 착용이 모두 가능하다"고 일선 병원 현장에 안내했다.

중대본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보호복 권장기준’과 범학계코로나19대책위원회 감염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현장의 위험과 수준에 맞는 적절한 개인보호구 기준을 만들었다"고 했다.

앞서 일선 보건소 등에 전달된 공문에는 “전신보호복 사용은 검역, 이송, 검역차 소독, 시신이송 경우에 사용하며 검체 채취 등의 경우에는 전신보호복 대신 가운을 권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중대본은 “위험도의 수준에 따른 보호구 착용 수준을 권장한 것”이라며 “반드시 레벨D 보호복을 착용해야 하는 의료진 등에게는 레벨D 보호복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24시간 확진자 환자 곁을 떠날 수 없는 간호사들의 피로 누적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면허를 가지고 있는 간호사들의 절반이 병원에서 떠나는데도 근본원인인 인력부족은 해결하지 않은 채 간호사 개인의 노력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라는 정부와 병원의 태도가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의료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감염 위험은 물론 육아문제 등 가정을 돌볼 수 없는 현실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현장 간호사들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 

모 간호사커뮤니티에서 간호사 A씨는 최근 "휴원 중인 어린이집에서 맞벌이 부부 아이들만 일시적으로 맡아주기로 했는데, 본인이 간호사라는 이유로 어린이집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를 반대했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앞서 간호사회는 "전국의 간호사들이 (이미 사직한 간호사들이 계속 근무 강요당하는 포항의료원 사건에) 분노하는 이유는 희생정신을 요구하는 상황이 이번 뿐만은 아니었기 때문"며 "면허를 가지고 있는 간호사들의 절반이 병원에서 떠나는데도 근본원인인 인력부족은 해결하지 않은 채 간호사 개인의 노력으로만 문제를 해결하라는 정부와 병원의 태도가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의료인들을 사지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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