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엘니뇨 없는데 지구 가열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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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엘니뇨 없는데 지구 가열화 계속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3.05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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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기상기구, 앞으로 몇 달 동안 기온 상승해
엘니뇨가 없는데도 지구 가열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WMO는 전망했다.[사진=WMO]
엘니뇨가 없는데도 지구 가열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WMO는 전망했다.[사진=WMO]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엘니뇨 현상이 없는데도 앞으로 몇 달 동안 평균기온을 웃도는 지구 가열화(Heating)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엘니뇨(El Niño)는 태평양 중앙에서 남아메리카 대륙 서쪽 해안에 이르기까지 동태평양 적도 부분에서 해수면 온도가 계속 높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지금까지 2016년이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됐는데 이때 이른바 ‘슈퍼 엘니뇨’가 발생해 영향을 끼쳤다.

WMO는 이른바 ‘엘니뇨 남방 진동(El Niño/Southern Oscillation, ENSO) 전망치를 내놓았다. 엘니뇨 중립, 엘니뇨, 라니냐 등으로 구분한다.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 현상으로 같은 지역의 바다 온도가 낮아지는 현상이다. WMO 측은 “올해 3~5월까지 엘니뇨 남방진동은 중립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엘니뇨 가능성은 35%, 라니냐는 5%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6~8월까지는 중립 55%, 엘니뇨 20~25%, 라니냐 20~25% 비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NSO 상태에 따라 지구 평균온도는 영향을 받는다. 엘니뇨 등은 날씨와 기후 유형에 큰 영향을 끼친다. 폭우, 홍수는 물론 지역에 따라 가뭄이 이어지기도 한다. 엘니뇨는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고 라니냐는 그 반대 작용을 한다.

WMO의 3~8월까지의 예상을 보면 5월까지 평균기온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ENSO 중립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기후변화로 대기와 해수면 온도, 해양 열이 증가해 과거보다 더 따뜻해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지금 온실가스에 갇힌 에너지의 90% 이상이 해양으로 유입되고 있고 해양 열량은 기록적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실가스 증가로 지구 대기권을 빠져나가지 못한 에너지가 바다로 유입되면서 바다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2016년은 이른바 ‘슈퍼 엘니뇨’에 지구 가열화가 더해지면서 기록상 가장 더웠던 해였다”고 지적한 뒤 “엘니뇨는 없었는데 2019년은 기록상 두 번째로 따뜻한 해였고 올해 1월은 기록상 가장 더웠던 달로 기록됐다”고 분석했다. 즉 ‘슈퍼 엘니뇨’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인간이 만든 인위적 요소로 지구 가열화는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동아프리카 ‘사막 메뚜기 떼’ 창궐, 호주 산불 등은 인도양 이상 현상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가을 아프리카를 접한 인도양 서안의 해수면 온도는 평균보다 1~2도 높았다. 호주대륙을 접한 인도양 동안의 해수면 온도는 1~2도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양 서안은 이상저온, 인도양 동안은 이상고온을 보이는 현상을 ‘인도양 쌍극자(Indian Ocean Dipole, IOD)’이라 부른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인도양 쌍극자로 인해 호주에서는 가뭄이, 동아프리카에서는 때아닌 비가 자주 내려 호주에서는 대형산불이 발생하고 동아프리카에서는 사막 메뚜기떼가 기승을 부려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가 몰고 온 재앙이라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으로 뿜어져 나오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 이상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190여 개 국가가 온실가스 저감에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그 약속을 이행한 나라는 많지 않다. 그 사이 지구 평균온도는 시간이 갈수록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구 가열화가 멈추지 않고 있다. 분명한 것은 호주 산불과 동아프리카 산불 등 대형 자연재해는 지구 가열화가 계속되는 한 그 어떤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기후과학자들은 경고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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