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 환자, 뇌 구조 발달양상 정상인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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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환자, 뇌 구조 발달양상 정상인과 달랐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3.0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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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연구팀, 관련 연구결과 내놓아
정상인(왼쪽)과 강박증 환자(오른쪽)의 ‘뇌 구조 변이 네트워크’. 정상인은 전반적으로 6개의 모듈(그룹)으로 구분되는데 강박증은 3개에 불과했다. [사진=서울대병원]
정상인(왼쪽)과 강박증 환자(오른쪽)의 ‘뇌 구조 변이 네트워크’. 정상인은 전반적으로 6개의 모듈(그룹)으로 구분되는데 강박증은 3개에 불과했다. [사진=서울대병원]

강박증 환자의 뇌 구조 발달양상은 정상인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권준수·윤제연 교수팀은 강박증 환자와 정상인의 ‘뇌구조 변이 네트워크’ 양상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3일 발표했다. 강박증은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특정 생각, 충동, 장면(강박사고)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이에 따른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강박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병을 말한다. 가스 불이 켜져 있어 불이 날 것 같은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강박사고이고 이로 인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반복적으로 가스 불을 확인하는 것이 강박 행동이다. 전 세계 인구의 약 2~3%가 일생 한 번 이상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교수팀은 세계 각국 3079명의 뇌 영상 데이터를 활용해 강박증 환자의 뇌구조 변이 네트워크를 분석했다. 특히 개인의 뇌 발달과정에 주목했다. 뇌는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라 변한다. 그 변화양상은 뇌의 각 부위별로 독립적이다. 피질, 피질하 영역, 안와전두엽, 선조체, 하두정엽 등 각 뇌 영역은 뇌가 발달하고 성숙하면서 부피나 두께가 각기 개별적으로 변한다. 이렇게 각각의 변화양상을 수치화한 것이 ‘뇌 구조 변이 네트워크’다.

연구팀은 정상인과 강박증 환자의 뇌 구조 변이 네트워크를 비교했다. 변화패턴을 분석하고 뇌 부위별 변화가 유사한 정도에 따라 분류했을 때, 정상인은 6그룹으로 분류됐다. 반면 강박증 환자의 변화는 3그룹으로만 분류됐다. 이러한 결과는 강박증 환자에서는 비정상적 뇌 발달이 나타난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강박증 원인 규명과 치료법 개발에 한 발 더 다가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과거부터 강박증 연구는 꾸준히 진행됐다. 기존에도 뇌 영상을 통해 강박증 환자의 뇌 구조가 정상인과 다르다는 사실은 밝혀냈는데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논문 제 1 저자인 윤 교수는 “사람의 개인별 ‘뇌구조 변이 네트워크’는 뇌 구조의 발달-성숙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강박증의 병태생리를 규명하고 앞으로 뇌 자극 치료할 때 치료 부위를 선택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 이라 말했다.

한편 권 교수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국제뇌연구협의체 ‘이니그마(ENIGMA, Enhancing Neuroimaging and Genetics through Meta-Analysis)’ 컨소시엄의 26개 연구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많은 공동논문을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저널(JAMA Psychiatry)’, ’미국정신의학저널(American Journal of Psychiatry)’ 등에 발표하고 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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