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불황 겹친’ 정유업계, 환경 규제는 그나마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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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불황 겹친’ 정유업계, 환경 규제는 그나마 기회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2.2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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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하락에 항공·해운 물동량 감소 ‘겹악재’
IMO 규제 도입 “기대했던 만큼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
SK울산컴플렉스 내에 들어선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 [사진=SK에너지]
SK울산컴플렉스 내에 들어선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 [사진=SK에너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정유업계에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원유 가격 하락으로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게 우려되는 데다 육로와 항로 모두 교통량이 급감했다. 이런 상황에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유 황 함량 규제 강화는 그나마 정유업계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28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의 국제원유가격 현황을 보면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52.18달러로 전일 대비 1.25달러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은 47.09달러로 하루 전보다 1.64달러 내려앉았다. 원유 가격은 지난 20일 이후 매일 하락했다.

코로나19는 연일 세력을 키우고 있다. 이란과 이탈리아 등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여행 제한 조치 등에도 그리스, 조지아, 브라질 등 국가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골드만삭스는 하루 120만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던 올해 석유수요 증분을 60만배럴까지 하향조정했다.

유가 하락은 정제마진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유업계로서는 부담이다. 국내 정유업계들을 지난해에도 정제마진 하락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교통량 급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중 항공노선 70% 이상이 중단하거나 감편한 데 이어 동남아 노선까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정유사 매출에서 항공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10~15% 정도로 올 상반기에는 사실상 실적 회복이 어려울 거라는 분위기가 높다.

올 초부터 선박연료의 황 함유량 상한 기준을 3.5%에서 0.5%로 강화하기로 한 IMO 규제 강화는 정유업계에 그나마 희망적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현대오일뱅크의 초저유황선박유(VLSFO)는 월 10만톤에서 현재 월 25만톤까지 생산량을 늘렸는데도 완판 행진을 벌이고 있다. 초저유황선박유 가격 역시 하락을 피해가지 못한 부분은 아쉽더라도 해운 물동량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제품이 잘 팔리는 점은 긍정 요인이다.

SK이노베이션은 4월 가동하는 SK에너지 감압잔사유탈황설비(VRDS)에서 하루 4만 배럴,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의 해상 블렌딩 사업에서 하루 9만 배럴의 저유황유를 생산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전 산업이 힘든 상황에서 정유업계도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IMO 규제에 미리 대응해 온 만큼 이 부분 매출이 그나마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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