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조선업계, 코로나19로 수주·생산 이중고...회복세 꺽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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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조선업계, 코로나19로 수주·생산 이중고...회복세 꺽이나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2.2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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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글로벌 선박 발주 전년 대비 27% 수준...조선3사, 두달 동안 달랑 3척 수주
- 거제시 24일, 조선소 관계자 긴급 간담회 개최...울산11명. 경남 48명(거제2명 포함) 확진자 나와
- BDI지수도 최악으로 떨어져...선사 발주 "움찔"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P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P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3년째 세계수주 1위를 전망하며 올해 초 힘차게 출발한 조선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복병을 만났다.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는 확산세에 글로벌 경기가 얼어 붙으며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선박 발주물량은 75만CGT로 전년 동기(280만CGT) 대비 27%에도 못 미쳤다. 1월에는 현대중공업이 1척, 2월에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1척씩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아직 수주실적이 없다. 현대중공업이 베트남 합작법인에서 건조하는 4척의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등 중혀선박을 제외하면 조선3사의 올해 27일까지 주력선종 수주 실적은 3척에 불과하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지난달 1일부터 선박 황함유량을 대폭 낮춰 규제하는 친환경 정책을 시행하며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선박과 LNG·LPG추진선을 중심으로 친환경 선박의 신규 수주와 개조 물량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했던 것에 비하면 극히 저조하다. 

게다가 국내 조선3사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울산과 경남 거제시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여파로 생산까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27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울산 11명, 경남은 신천지신도 22명을 포함해 48명(거제시  2명 포함)으로 파악됐다. 

거제시(시장 변광용)는 조선업이 지역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지역으로 수만 명의 노동자가 밀집된 대형조선소가 2곳이나 있어 집단감염의 우려로 인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거제시는 지난 24일 시장실에서 삼성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 관계자와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거제시에서 개최한 긴급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 [사진=거제시]
거제시에서 개최한 긴급간담회에 참석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 [사진=거제시]

이날 간담회에서는 변광용 거제시장 주재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조선소장, 정진택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장, 양대 조선소 노동자 대표 및 안전관련 관계자 등 15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시는 지난 23일 관내 첫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상자의 감염 경위와 조치사항, 이동 동선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날 간담회에서 변 시장은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으로 지역사회가 혼란스럽다”며 “거제는 조선업이 먹거리 산업으로 양대 조선소가 주요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역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 시와 조선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기 대우조선 금속노조 지회장은“첫 확진자 발생 이후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전화가 폭주하는 등 현장 업무에 지장이 많다”며 “회사 차원에서 노동하시는 분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정진택 소장은 “조선소는 전국 각지 사람들이 근무하고, 외국인도 많아 불안감이 더 크다”며 “우리는 금일부터 점심 배식시간을 2시간으로 늘렸다. 최대한 모이는 인원을 분산해 마주보고 식사를 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두선 소장도 “자체적으로 대구 신천지와 청도, 해외지역 방문자를 파악하고, 마스크와 소독제 배부, 주기적인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상황이 마무리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중요한 변수는 국제 경기다. 코로나19 쇼크가 전 세계 무역시장을 강타하면서 국제 해상운임지수인 벌크화물운임지수(BDI)가 이달 들어 4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국제 해상운임 표준인 BDI 중 초대형 화물선 운임을 나타내는 BDI 케이프사이즈 지수는 1999년 지수 집계 시작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1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해운업황을 나타내는 대표지수인 BDI는 지난 10일 411까지 떨어져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4일 2518을 기록한 것에 비해 84%나 폭락했다. 코로나19 확진이 처음 보도된 지난 1월 2일 종가(976) 대비로도 절반에 불과하다. 

중국은 200여개의 조선소가 가동을 멈췄고, 대부분의 항구도 휴업상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에 따른 중국의 공장 가동중단, 격리, 여행제한, 각국의 중국발 선박 입항금지 조처 등으로 인해 유조선부터 일반 화물선에 이르기까지 해운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철광석부터 석탄, 곡물 등 화물적재 용량이 가장 큰 케이프사이즈 화물선 운임 추락은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의 침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최대 조선소 밀집 지역인 장쑤성 징장시에서는 조선소 재가동 신청이 2차례 연속 반려됐다. 지방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재가동 신청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상하이국제해운연구소(SISI)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요 중국 항만의 가동률은 평상시보다 20~50% 낮은 수준이고, 운송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항만 창고에 물품이 쌓여 항만 3분의 1 이상이 90% 넘게 창고가 가득찬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에 해외 법인이 있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중국 공장의 가동을 중단된 상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 등 대규모 프로젝트들의 발주 규모가 올해 100척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라며 "선사들이 경기하락을 염려해 발주를 늦추고있지만, 경쟁국에 수주를 빼앗길 가능성은 거의 없어서 이번 사태가 수습 국면으로 전환되면 정상을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연초에 비해 조심스러워진 입장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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