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현장] 대구시민 토로 "어디서도 도움받지 못했다는 사실 슬퍼"...병상·의료 인력 '절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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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현장] 대구시민 토로 "어디서도 도움받지 못했다는 사실 슬퍼"...병상·의료 인력 '절대 부족'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2.27 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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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진자 1000명 돌파
-정부 "감기증상 대구시민 2만여명 진단검사 실시"...현실과 달라 혼란 가중
- 대구시 관계자 "의료진 속속 투입되고 있어 검사 빨라질 것"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고 있다. 하지만 신천지 교인 및 신천지 밀접촉자가 아닌 일반 시민들은 제대로 된 진단을 받기 힘든 실정이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발표 현황을 보면, 이날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모두 126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 대구·경북 환자 수는 1000명을 넘겼다. 대구에서 710명, 경북에서 317명의 환자가 보고돼 총 1027명이 됐다.

대구시민들은 정부 정책과 관할 기관의 지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검사조차 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불어나는 확진자에 비해 병상과 의료인력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북구에 사는 대구시민 A씨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근 겪은 일련의 일들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트위터 글 일부 캡처]

A씨는 지난 일요일 밤부터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어 집에서 자가격리 중이었으나 25일 아침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25일 오전 9시 질병관리본부(질본) 콜센터와 간신히 연결됐으나 대구시민이고 신천지 교인이 아니라고 말하니 질본 측에서는 대구시 콜센터에 문의하라고 했다.

대구시 콜센터에서는 '의료 지식이 부족해 선별진료소가 안내된 메시지를 보내드리는 게 전부'라는 답을 들었다. 이후 칠곡경북대병원과 겨우 연락이 닿았으나 병원 측에서는 진단키트가 없어 검사를 해줄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북구보건소와는 끝내 전화 연결이 안 돼 직접 이곳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예약자 이외에는 진단키트가 없다'는 답을 듣고는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어 예약을 하기 위해 북구보건소에 수십번 전화했으나 발열이 없어 검사를 못해준다는 말을 듣고 포기상태로 자가격리 중이다. 

A씨는 "발열이 없을 뿐 엄연한 환자이고 의심스러운 상황인데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슬펐다"고 심경을 적었다.

대구 서구에 거주하는 B씨는 노령의 지인 C씨가 걱정돼 서구보건소에 문의 전화를 걸었다. C씨는 신천지 교인 및 신천지 밀접촉자가 아니지만 최근 감기증상을 보여왔다. 

B씨는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신천지 가족 등 밀접촉자이거나 열이 많이 나는 분들도 검사 예약을 하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 "일반 시민들은 증상이 심해질 때까지 집에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인 건지 너무 답답하다. 감기증상만 있어도 전수조사하겠다던 정부 발표랑 너무 다르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재 서구보건소는 코로나 총괄팀장이 감염 확진자로 판명나면서 보건소 앞 선별진료소만 운영하고 있다. 보건소 콜센터 또한 외부에서 응대 중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4일 앞으로 2주간 감기 증상을 보이는 대구시 2만8000명에 대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침 등 감기 증상이 코로나19 초기 증상과 구별되지 않는 만큼 감기 증상자까지 검사해 확진자를 조기에 가려내 치료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 발표를 뉴스 등으로 접했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편, 25일 대구시에 발표에 따르면 확진자 677명 중에서 368명이 대구의료원, 계명대대구동산병원, 경북대병원 등 8곳에서 입원했지만 나머지 309명은 자가격리 상태에 놓여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26일 오전 브리핑에서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고 치료할 병상과 의료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지난 1주일 동안 정부에 호소했지만,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자리를 빌어 정부와 전국 시·도에 부탁드린다. 환자들을 격리치료할 수 있는 병원시설과 의료인력 지원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26일 대구시 관계자와 일문일답.

▲수십통 전화해서 관할 보건소에 겨우 연락이 닿으면 신천지 관계자가 아니고 발열이 없어 검사를 못해준다고 답변을 받았다는데 대구시에서 이와 관련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보건소 등 현장에서의 업무 메뉴얼이 어떻게 되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시민들에게 1차적으로 코로나 의심증상이 있으면 1339와 관할 보건소에 전화를 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현장에 워낙 많은 인원이 검사를 받고 있어서 통화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

▲진단 키트가 부족해서 검사가 거절되는 경우도 있다는데.

"현장에서 키트가 없으면 식약처에서 바로 바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키트 부족으로 진단이 불가한 경우는 없다."

▲대구 보건소에서는 신천지 관련자들의 감염 검사만으로도 일주일 가량 소요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데.

"하루에 검사할 수 있는 양이 3000건가량 되는데 오늘 의료진이 대거 투입돼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건수가 증가했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역 선별진료소 현황. [대구시 홈페이지]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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