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3월 한진칼 주총, 대세는 기울었다"... 수세 몰려 큰소리 VS 이유 있는 자신감
상태바
강성부 "3월 한진칼 주총, 대세는 기울었다"... 수세 몰려 큰소리 VS 이유 있는 자신감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2.24 09: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강성부 대표, 최근 여론전에서 밀려...기자간담회서는 지분율 '자신감'
- 3자연합, 한진칼 지분 37% 돌파... 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 주목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 '반 조원태 측'의 한진칼 지분이 근소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강성부 KCGI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 이례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조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이 달린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강성부 대표의 행보에 업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드러난 조원태 회장 측과 '3자연합'(조현아-KCGI-반도건설) 측의 지분 차이가 (3월 주총 의결권 기준) 엇비슷한 상황이다.

3자연합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은 32.06%인데 강성부 대표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지분 3%가량을 더하면 약 35%가 된다. 

조원태 회장 측은 조 회장 지분 6.52%에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특수관계인(4.15%)의 지분을 합치면 22.45%가 된다. 여기에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10%)과 우호지분인 카카오(1%)까지 더하면 33.45%가 된다.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도 조 회장 편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 이를 더하면 총 37.25%가 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강성부 대표는 지난 20일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연사로 나섰다. 그가 조 회장의 경영실패를 강조하고, 3자연합이 한진칼 지분율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자신하면서 업계의 해석이 갈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강성부 "조현아 복귀 가능성 없다"...수세 몰려 분위기 반전 노렸나

강성부 대표가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내용의 골자는 '조원태 회장의 경영 실패로 한진그룹에 위기가 닥쳤으니 조 회장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였다.

3자연합에 불리한 여론이 조성되자 강 대표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전략적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들어 3자연합은 한진그룹 계열 노동조합이 공개적으로 조 회장을 지지하고, 3자연합이 추천한 김치훈 사내이사 후보가 자진사퇴 결정을 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모양새였다. 

강 대표는 이번 발표에서 이사 자격 조항에 관한 주주제안 내용을 근거로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줄곧 조 전 부사장의 경영을 비판했던 강 대표가 그와의 연대로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3자연합은 배임과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법령상 결격사유가 있으면 이사로 선출할 수 없도록 정관에 규정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 주주제안 내용은 이사의 자격제한 사유로 배임죄와 횡령죄만 명시하고 있어 오히려 조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강 대표는 3자연합이 깨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단기적 상황에 따라 쉽게 흔들릴 정도의 계약이 아니며 굉장히 긴 시간 동안 계약해 끝까지 완주할 예정”이라면서 "한진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만 최소 2년이 걸릴 것이고 영업 체질 개선에는 3년이 더 걸릴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강성부 "한진칼 지분율 앞설 것"...추가 지분 확보 가능성 '주목'

강성부 대표는 조 회장 측보다 한진칼 지분율에서 앞설 것이라 예상했고 3월 주총의 승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강 대표가 여론전에서 밀리는 가운데, 뜻밖의 자신감을 드러내자 공개되지 않은 우호 지분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에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한진칼 지분 약 3%)과 강 대표의 친분관계가 추가로 알려지기도 했다. 

현재 3자연합의 한진칼 지분이 상승하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반도건설을 중심으로 최근 5%가량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37%까지 높였다. 반도건설의 자금 여력을 감안할 때 또 다시 지분을 사드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 KCGI는 지난달 투자금 1000억원을 목표로 하는 '케이씨지아이 제1호의5 사모투자' 펀드를 설정해 자금을 모으는 중이다. 해당 펀드가 조 회장 측과의 장기전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카카오와 델타항공이 각각 1%씩 한진칼 지분을 늘렸고, 3자연합이 5%를 추가로 매입하는 등 양 진영이 공격적으로 지분을 늘리고 있다. 이는 양쪽 모두 위기 의식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으로 흐르면서 불필요한 에너지가 대거 소진될 것으로 보여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진그룹은 3자연합의 기자간담회와 관련해 "명확한 비전도, 세부적인 경영전략도 제시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행사"라며 "논리적인 근거 없이 당사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 또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대한항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 대한항공]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