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meets DESIGN] 테크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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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eets DESIGN] 테크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중국
  • 박진아 IT칼럼니스트
  • 승인 2020.02.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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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게이밍 관련 테크는 호황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는 전염율은 높지만 사망에 이를 확률은 2% 미만이다. Image source:  Johns Hopkins CSSE.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020년 2월 20일 현재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코로나19는 전염율은 높지만 사망에 이를 확률은 2% 미만에 불과하다. Image source: Johns Hopkins CSSE.

올 구정 연휴 급격히 확산된 이후 2월 20일 현재 확진자수 75,700명이 중국 당국에 의해 확인된 가운데 중국 우한발 신종코로나비아러스감염증(코로나19, COVID-19)는 확진자 수는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자료:Johns Hopkins CSSE). 중국국무회의는 춘절 명절 이후 열흘간의 연장 연휴가 끝난 후 2월 10일부터 베이징, 샹하이, 셴젠 등 주요도시 직장인들의 업무 복귀와 정상적인 업무활동을 장려하고 있지만 여전히 감염가능성과 당국의 감염자 격리조치에 대한 두려움과 긴장이 감돈다.

모바일 테크 기업들, 온라인 마케팅으로 전환
그같은 분위기는 해외에서도 감지됐다. 매년 2월 말 열리는 연례 세계 최대의 모바일 기업 전시회인 바르셀로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는 지난주 2월, 12일 코로나19 전염확산에 대한 우려로 참여 기업들의 참가 취소가 이어지자 결국 올 행사 취소를 결정했다. 세계제조업 공급망 역할을 해오던 중국 공장들의 가동중단으로 삼성, LG, 현대자동차 그리고 애플과 테슬라도 생산을 중단한 가운데, 애플은 이달말부터 폭스콘 부품생산라인 재가동을 조심스럽게 고려중이다.

바르셀로나 MWC 행사 취소는 작년 보다 한층 보완된 ‘Mate X’ 폴더블폰의 유럽 시장 출시 계획을 앞두고 있던 화웨이에 가장 큰 타격을 가했다. 샤오미 ‘Mi 10’ 플래그십 스마트폰, 언더스크린 셀카용 카메라를 장착한 오포(Oppo)의 신형 ‘FindX’ 스마트폰 모델의 유럽 시장 런칭도 차질을 빚게 됐다. 샤오미는 라이브 스트림 런칭 이벤트로, 화웨이는 3월 말 파리에서 열릴 전자제품무역쇼(Electric & Electronics Paris, 3.18~19)와 모바일통신네트워크컨퍼런스(3.26~27) 참가를 겨냥하고 있다. 올초 국제시장 진출을 계획했던 비보(Vivo)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장기적인 온라인 중심 마케팅으로 전략을 전환할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지는 보도했다.

중국판 국민 유튜브 플랫폼 ‘유쿠(Youku, 优酷)’는 국민들이 실내생활의 무료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교육용 비디오, 실내 운동 비디오 컨텐츠, 극장가 개봉작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Image: Youku homepage
중국판 국민 유튜브 플랫폼 ‘유쿠(Youku, 优酷)’는 국민들이 실내생활의 무료함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교육용 비디오, 실내 운동 비디오 컨텐츠, 극장가 개봉작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를 집중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Image: Youku homepage

포브스 경제주간지 2월 12일 자 보도에 따르면, 출근과 등교 등 외출이 금지돼 가택생활을 하는 중국 국민들 사이서 스마트폰의 의존도는 한층 더 늘었다. 여전히 오프라인 소매 채널이 소비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생계를 위해 매일 뛰지 않으면 안되는 서민들과 비즈니스 업계에 인터넷과 모바일폰은 더 중요해졌다. 중국의 국민 인스턴트 메시징 앱 위챗(WeChat)과 틱톡(Tiktok) 말고도 정부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암호화 메시징 앱인 텔레그램(Telegram)의 사용자 수도 급증했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재택근무 앱 딩톡(DingTalk) 앱은 집, 자동차 안, 거리, 여행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처리, 보고, 결재, 화상회의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Image: DingTalk TouTube video.
알리바바가 개발한 재택근무 앱 딩톡(DingTalk) 앱은 집, 자동차 안, 거리, 여행 등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처리, 보고, 결재, 화상회의 등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준다. Image: DingTalk TouTube video.

코로나19 이후 최대 호황 산업은? 재택근무 앱, 온라인 교육, 게이밍 산업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최대 테크기업들과 신흥 스타트업들은 이미 춘절 연휴 직후부터 직원들의 재택근무제를 시작했다. 재택근무는 지난 2002~3년 SARS 확산기 홍콩에서 널리 실험된적 있는 중국에서는 이미 익숙한 대안 업무체제다. 코로나19의 확산 이후 최근 홍콩의 직장인들 다수는 집에서 인터넷이 연결된 모바일 컴퓨팅 기기로 작업하고 있다. 실제로 화이트 칼라 직장인들의 재택근무 업무생산성은 효율적인 것으로 나타나서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아예 홈오피스 또는 재택근무제가 미래 업무형태로 안착될 가능성도 있다.

네이티브 영어 교사와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중국 학생을 연결해 주는 ‘VIPkids’ 영어 교습 모바일 앱. Image: VIPkids homepage.
네이티브 영어 교사와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중국 학생을 연결해 주는 ‘VIPkids’ 영어 교습 모바일 앱. Image: VIPkids homepage.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교육 분야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2월에 몰려있는 졸업식과 개강 및 신입생 입학행사를 3월로 연기한 우리나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중국교육부는 대학교 1월 신학기 개강을 무기한 연기하고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수강을 지시했다. 등교가 불가능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생들에게도 가정 온라인 수업을 통한 자습을 장려한다.

중국의 모바일 온라인 교육 플랫폼 시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단단한 성장세에 있다. 현재 글로벌 10대 온라인 교육 유니콘 스타트업 목록의 절반 이상을 중국 업체들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어린이 대상 온라인 영어 강의 플랫폼인 VIPKid, 과외교습 플랫폼 유안푸다오(Yuanfudao)와 노우박스(Knowbox), 외국어 강습 플랫폼 아이튜터그룹(iTutorGroup), 과외교습 강좌 플랫폼 장멘(Zhangmen) 등은 각각 작년 연말부터 올초까지 10억~최대 50천 억 달러 대의 벤쳐캐피털 투자금 유치에 성공한 업체들(자료 원천: HolonIQ)로 이번 위기를 통해 진가를 발휘하게 됐다.

‘플레이그 인코퍼레이티드’ 멀티플레이어 전략 모바일 게임.
‘플레이그 인코퍼레이티드’ 멀티플레이어 전략 모바일 게임 인터페이스.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가 쓴 <역사>에 보면, 아티스 왕이 지배하던 고대 리디아 왕국의 국민들은 18년이라는 긴 기아의 시절을 게임을 하며 극복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과 정부의 격리조치 이후 가정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무한정 길어지면서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는 모든 연령대의 중국인들도 모바일 게임으로 두려움과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특히 지난 춘절부터 모바일 게임 앱 다운로드 수와 사용자 접속율이 폭주했으며, 무료 모바일 게임에 식상해지자 유료 모바일게임 앱의 구매율도 증가 추세다.

공식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중국 최대 게이밍 업체인 텐센트의 블럭버스터 모바일게임 ‘아너 오브 킹스(王者荣耀)’은 일일 평균 사용자수가 1억 명을 넘으며 중국 최다 사용자를 기록한 게임으로서의 자리를 굳혔다. 좀 아이러니하지만, 병균을 만들어 전파시켜 세계인구를 최대한 감염시키는 것이 목적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플레이그 인코퍼레이티드(Plague Inc.)’는 주 이용자이던 중고생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 사이에서도 친목도모용 소셜미디어로 정착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새 문화현상이다.

코로나 폐렴 전염 방지와 공포감을 반영해 타인과 대면을 하지 않고 물품을 전달받을 수 있는 비접촉 ‘컨택트리스’ 배달 서비스가 성행중이다. Image: Meituan Dianping
코로나 폐렴 전염 방지와 공포감을 반영해 타인과 대면을 하지 않고 물품을 전달받을 수 있는 비접촉 ‘컨택트리스’ 배달 서비스가 성행중이다. Image: Meituan Dianping

무인 라이프스타일 서비스 혁신 더 가속화될 것
실내에서 고립된채 오랜 시간을 보내는 인구가 많아진 것과 비례해 호황을 맞고 있는 분야는 또 있다. 소비자들이 실내생활을 오래 시간을 보내다보니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실내 인테리어와 편의성 가전제품에 대한 검색율과 구매율이 증가하면서 중국 최대의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와 바이두의 검색율이 급증하고 홍콩과 뉴욕 증시 주가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그 밖에도 모바일폰으로 가정에서 의사와 건강상담을 할 수 있는 건강진단 앱, 실시간 운동 강의 영상이 방영되는 피트니스 앱의 다운로드율도 급증했다.

중국의 디지털 환경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SARS가 창궐했던 18년 전만 해도 중국 내 인터넷 사용자 수는 6천 만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9억으로 대폭 늘었고, 웨이보와 위챗의 무현금 결제시스템 기반의 화폐의 디지털화도 구축된 상태다. 작년 2019년 11월부터 본격화된 5G 기술 공공 인프라 구축과 상용화는 다가올 온라인 게이밍 및 VR/AR 시장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진정되기까지 당분간 모든 제품과 서비스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추세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시장예측기관 번스타인 리서치는 내다본다.

박진아 IT칼럼니스트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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