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트10은 5G 고집하더니...Z플립 LTE로만 출시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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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트10은 5G 고집하더니...Z플립 LTE로만 출시한 이유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2.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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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더블폰 대중화 목적...5G모델 출시 계획 미정"
- 갤럭시폴드보다 가격 낮춰 출시...5G보다 고객층 많은 LTE 시장 공략
- 그간 플래그십모델로 5G 집중과 다른 전략...'이례적'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이 기존 플래그십 모델들과 다르게 LTE(4G) 모델로 출시됐다. 그간 5G를 강조해온 전략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4월 세계최초로 5세대(5G) 통신망을 상용화했다. 삼성전자가 그간 국내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두는 5G를 지원한다. 갤럭시Z플립은 삼성전자의 2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으로, 플래그십 모델에 해당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5G 상용화 이후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을 국내에 LTE로만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국내 고객을 호갱 취급한다”는 비난이 일어도 5G 모델을 고집해왔다. 호갱은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5G가 전국적으로 원활히 서비스되지 않은 상황에서 5G 모델로만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저해했다는 불만이 많았다.

갤럭시 Z플립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갤럭시 Z플립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대표적인 경우가 갤럭시노트10시리즈다. 노트10은 지난해 8월 LTE와 5G 두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기술적으론 4G·5G 통신 모두 지원할 수 있던 셈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5G 모델로만 나오며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당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자, 노트10 LTE 버전 출시를 삼성전자에 권유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다양한 단말기를 출시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으로 ‘완곡한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결국 국내엔 공식적으론 노트10 LTE모델은 출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갤럭시S10을 시작으로 중저가 스마트폰까지 5G모델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9월에는 갤럭시A90이란 보급형 5G 모델까지 출시했다. Z플립의 전작격인 갤럭시폴드도 국내에선 5G모델로만 나왔다. Z플립이 LTE모델로만 나온 것은 이례적인 셈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의 모습. 국내에선 5G모델로만 출시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측은 갤럭시Z플립을 LTE모델로만 출시된 배경을 ‘폴더블폰의 대중화’로 꼽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Z플립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폴더블 대중화를 선도할 제품”이라며 “더 많은 시장과 소비자에게 폴더블 경험을 제공하고자 LTE 모델로 출시됐다. 현재 Z플립 5G모델에 대한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Z플립의 가격을 폴드보다 대폭 낮춰 출시했다. Z플립 출고가는 165만원. 폴드 초기 출고가(239만8000원)보다 75만원 가량 저렴하다.

폴더블폰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가격’도 낮추고, 통신망도 ‘LTE’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 5G가 상용화된 지 약 11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원활히 이뤄지는 상황은 아니다. 이마저도 수도권에 5G 기지국이 집중돼 있다. 삼성전자는 5G보다 더 많은 고객층이 있는 LTE로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5G를 상용화한 국가도 적은 지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9개국 정도가 5G를 상용화했다. 5G 통신을 서비스하는 사업자도 23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들 국가도 4G보다 5G의 서비스 품질이 낮다. LTE 모델이 5G보다 확장성이 높은 셈이다.

삼성 '갤럭시 폴드 5G'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삼성 '갤럭시 폴드 5G'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여기에 갤럭시폴드 5G 출시 시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에 어떤 통신망을 붙일지는 기본적으로 제조사의 선택”이라며 “아직 갤럭시폴드 5G가 국내에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새로운 수요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제조사의 판단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기술(5Gㆍ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민감한 얼리어답터의 수요는 갤럭시폴드로 대부분 충족, Z플립을 5G로 출시할 이유가 적다는 설명이다.

갤럭시폴드는 지난해 9월 출시돼 아직 반년도 지나지 않았다. 업계에선 갤럭시폴드는 현재 50만대 가량이 판매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이 Z플립으로 ‘갈아 탈’ 가능성이 낮아, LTE 모델 출시를 선택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는 시각이다.

삼성전자도 폴드를 스마트폰에 태블릿 기능을 추가하며 얼리어답터를 공략했다. 그러나 Z플립은 휴대성에 최적화된 새 폼팩터로 기획됐다. 디자인도 손바닥만 한 화장품 콤팩트(휴대용 화장 도구)와 비슷하게 제작돼 ‘감성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2일 서울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체험 행사를 열고 갤럭시Z플립의 다양한 기능을 선보였다. (사진 왼쪽) Z플립을 반만 접은 모습, (사진 오른쪽) Z플립을 완전히 닫은 모습. [정두용 기자]
(사진 왼쪽) Z플립을 반만 접은 모습, (사진 오른쪽) Z플립을 완전히 닫은 모습. [정두용 기자]

 

정두용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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