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KCGI-반도건설, 사내외 이사 후보군 '인물찾기' 실패...경영권 분쟁 장기전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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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KCGI-반도건설, 사내외 이사 후보군 '인물찾기' 실패...경영권 분쟁 장기전 대비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2.17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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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자 연합, 조원태 회장 대신 '이사회 중심 경영' 주주제안...이사 후보군 전문성 결여
- 조 전 부사장 측, 한진칼 지분 1.5% 더 사들여...조 회장 측과 장기전 준비 태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 주주연합(3자 연합)이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총 8명의 사내외 이사군 후보를 제안하면서 마지막 반격카드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들이 '인물난'에 봉착하면서 3월 주주총회를 넘어 후일을 도모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7일 업계에서는 3자 연합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대신할 전문경영인 후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룹의 경영권을 두고 장기전을 준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3자 연합은 그룹의 정상화를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제출하면서 “참신하고 능력 있는 전문경영인과 외부전문가들로 한진칼 이사진이 구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3자 연합은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KCGI 홈페이지를 통해 3월 주총에서 선임을 제안할 이사후보를 추천 받았다. 이들은 그당시 항공업 경험이 있으면서 위기 대응 자질을 갖춘 인물로 2~3명을 제안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3자 연합의 성패는 ‘인물 찾기’에 달려있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조 회장을 몰아내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기치로 내건 만큼 항공과 물류 전반에 높은 식견을 지닌 인물이 나와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이사 후보군의 뚜껑을 열어보니 조 회장을 대신할 전문 역량을 갖췄는가에 대해 의문의 시선이 쏠렸다. 

3자 연합이 전면에 내세운 인물은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다. 그는 SK그룹 부회장,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등을 지냈으나 항공업 경력이 전무하고 현역에서 은퇴한 지 10년이 넘었다.

김 의장 다음으로 3자 연합이 내세운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도 항공업에선 어떤 경력도 쌓지 못했다. 

김치훈 후보와 함철호 후보가 대한항공 출신이지만 조 전 부사장의 측근으로 거론되면서 전문경영을 맡길 적임자가 아니라는 지적이 주를 이룬다.

조현아 연합군,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의장 등 8명 이사후보 제안. [사진 연합뉴스]

3자 연합이 총 8명의 사내외 이사 후보를 대거 제안한 데는 발표 직전까지도 인물난을 경험한 이들이 한진칼 정관을 이용해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3월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이사회 과반을 확보해 조 회장 마음대로 주요 경영 사항을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 3인 이상, 이사 총수 과반수'로 전체 이사의 수에 대한 제한이 없다. 현재 이사회는 사내이사 2인(조원태 회장·석태수 사장)과 사외이사 4인으로 구성됐다.

이는 3자 연합이 3월 주총에서 조 회장 측과의 표 대결에서 질 것을 대비해 장기전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3자 연합은 지난 13일 한진칼 주식 91만주를 매입해 1.5% 추가지분을 확보한 사실이 알려진 것도 한몫 했다. 해당 지분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갖지 않는다. 

(왼쪽부터)조현아 전 부사장, 조원태 회장.

업계에서는 이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지분을 늘려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또 3월 주총에서 지게 되면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도 사내외 이사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회장 측이 3자 연합이 제안한 후보군 보다 항공업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을 내세워 이들의 명분을 완전히 무력화하는 전략을 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3자 연합의 인물찾기 실패는 전문경영인 체제라는 이들의 핵심 명분을 크게 희석시킨다"며 "전문성이 결여된 이사군 후보는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잡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3자 연합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자가 연대해서 꾸준히 지분을 사모으고, 공시 의무가 없는 소액주주들에게 접근해 설득작업을 이어가면서 미래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곧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3자 연합의 또 다른 주주제안 내용인 정관변경,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이사회 내부 소위원회 신설 등도 주주들의 기대에 못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 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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