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민주당 고발 취하, 뒤끝 보니 반성 전혀 없어"..."지지층, 이상한 종교집단 만들어 당내 비판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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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민주당 고발 취하, 뒤끝 보니 반성 전혀 없어"..."지지층, 이상한 종교집단 만들어 당내 비판 못해"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2.14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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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미리 고발 취소하면서도 뒷끝 남기는 거 보세요. 하는 짓이 아주 저질들"
- "작전상 후퇴를 했을 뿐. 절대 자기들이 잘못 했다고 생각 안 할 거다"
..."그런 반성능력 같은 거 갖다버린 지 오래거든요"
- "지지층을 이상한 종교집단처럼 만들어서 당과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일절 꺼내지도 못하는 분위기"
- "민심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것이 민주당의 문제...비판을 수용해 궤도 수정하는 능력을 잃었기 때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민심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것이 민주당의 문제"라며 "비판을 수용해 궤도를 수정하는 능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피드백 시스템을 망가뜨렸거든요"라고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기주전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민주당은 고소를 취소하면서도 뒤끝을 남기는 걸 보니 반성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며 "고발 취소는 작전상 후퇴일 뿐 자신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한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이날 보도된 여론 조사 결과를 첨부하며 민주당의 '반성'을 촉구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만 18세 이상 1100명을 대상으로 한 자체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권 심판론'(45%)이 '야당심판론'(43%)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2%포인트 앞섰다. 1월 둘째 주 같은 조사에서 '야당심판론'(49%), '정권심판론'(37%)였던 수치가 뒤집어졌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정권심판론이 야당심판론을 추월한 한국갤럽 여론조사

앞서, 전날 민주당이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와 경향신문을 검찰에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에 '나도 고발하라' 등 역풍이 거세게 일자 민주당은 이날 고소를 취하했다.

민주당은 고발을 취하하면서 "임미리 교수는 안철수의 씽크탱크 '내일'의 실행위원 출신으로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되었던 것이다"라며 "그러나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고 뒤끝을 보였다.

진 전 교수는 이에 "민주당이 우리 집에 있는 전기주전자보다 못하다"면서 "하다못해 전기주전자도 피드백 시스템이 있어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전원이 꺼지는데, 민주당에는 이 원시적 피드백조차 없다"며 비판했다.

이어 "과거라면 이런 상황에서 진즉에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나왔겠지만 지금은 친문실세와 열성적 지지자들이 이견을 가진 이들을 공격하는 바람에 당내에서 쓴 소리가 나올 수 없는 분위기"라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임명도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빼고 이를 지적하는 의원이 한 사람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진중권 전 교수의 페이스북 글

또한 진 전 교수는 "지지층을 이상한 종교집단처럼 만들어서 당과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일절 꺼내지도 못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남의 글에 '좋아요' 누르는 것도 주변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니, 당 밖에서도 비판이 나올 수 없게 됐다"며 "이렇게 당의 안팎으로 위험 신호를 차단해버리니 당이 수렁을 향하는데도 말리는 사람 하나 없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민주당의 고발 건에 대해 "기초적인 정치적 판단력조차 상실한 것"이라며 "유시민씨가 '진중권 혼자 떠들게 내버려둬라. 아무도 상대 안 한다'했던 말을 기억한다"며 "저를 무시해도 저로 표출된 위험신호를 읽고 접수했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진 전 교수는 "아직 반성할 시간은 있다. 그런데 반성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며 "이 분들, 고발 취소하면서도 뒷끝 남기는 거 보세요. 하는 짓이 아주 저질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자기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고발 취소한 거 아니다. 작전상 후퇴를 했을 뿐. 절대 자기들이 잘못 했다고 생각 안 할 거다"며 "그런 반성능력 같은 거 갖다버린 지 오래거든요. 휴, 총선이 문제가 아녜요. 그 이후가 문제지"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진중권 전 교수의 글 전문이다.

[전문] 진중권 전 교수의 페이스북 글 '전기주전자'

급기야 이런 일도. 그리고 선거는 아직 두 달이나 남았습니다. 나도 할 말이 절반 이상 남았구요. 이대로라면 추세는 점점 더 강해질 겁니다. 민심의 변화를 읽지 못하는 것이 민주당의 문제입니다. 비판을 수용해 궤도를 수정하는 능력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피드백 시스템을 망가뜨렸거든요. 하다 못해 우리집 전기주전자(직구한 겁니다)도 피드백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물이 다 끓으면 스스로 전원을 차단하죠. 전원이 차단되지 않으면 물은 다 증발해 버리고 그 열에 주전자가 녹아내릴 겁니다. 큰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구요.

그런데 민주당에는 이 원시적 피드백조차 없습니다. 우리집 주전자만도 못한 거죠. 친문실세와 열성적 지지자들이 이견을 가진 이들을 공격하는 바람에 당내에서 쓴소리가 나올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과거라면 이런 상황에서 진즉에 청와대와 당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나왔겠죠. 조국 임명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었거늘, 금태섭 의원 빼고 임명강행의 정치적, 윤리적 문제를 지적하는 의원이 한 사람도 없었어요. 외려 공천 받을 생각에 조국 사기극의 단역이나 조역이라도 맡으려고 애를 썼죠. 금태섭 의원은 공격해 입을 막아버리려 하고.

당내에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지지층을 이상한 종교집단처럼 만들어, 당과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일절 꺼내지도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남의 글에 '좋아요' 누르는 것도 주변 사람들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니, 당밖에서도 비판이 나올 수가 없게 된 겁니다. 비판을 하는 몇몇 사람들은 적폐, 변절자, 토착왜구로 매도하고. 그러니 생각 있는 사람들은 다 입을 닫아버리고 속으로만 부글부글 끓게 된 거죠. 이렇게 당의 안팎으로 위험신호를 차단해 버리니, 당이 수렁을 향하는데도 말리는 사람 하나 없게 된 겁니다. 임미리 교수 고발건은 이들이 기초적인 정치적 판단력조차 상실했음을 보여줍니다.

주전자에는 아마 온도계가 달려있을 겁니다. 그래서 특정한 온도가 되면 전원을 차단하라는 명령을 내리겠죠. 그런데 친문실세들이 그 온도계의 자리에 유시민이니 김어준이니, 뭐 이런 사람을 앉혀놓은 겁니다. 그러니 상황이 임계점을 넘었는데도 '계속 가열하라, 가열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거죠. 기억 나실 겁니다. 유시민씨가 '진중권, 혼자 떠들게 내버려둬라. 아무도 상대 안 한다.'고 했던 것. 저는 민심이반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고 했잖아요. 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저로 표출된 위험신호가 중요한 거죠. 그러니 저를 무시해도, 그 위험신호만은 접수를 했어야죠. 근데 끄떡없다잖아요.

아직 반성할 시간은 있어요. 그런데 반성할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이 분들, 고발 취소하면서도 뒷끝 남기는 거 보세요. 하는 짓이 아주 저질들입니다. 자기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해서 고발 취소한 거 아닙니다. 작전상 후퇴를 했을 뿐이지. 절대 자기들이 잘못 했다고 생각 안 할 겁니다. 그런 반성능력 같은 거 갖다버린 지 오래거든요. 휴, 총선이 문제가 아녜요. 그 이후가 문제지.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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