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만 빼고' 칼럼 썼다고 고발한 민주당...임미리 교수 "민주당 완패 바란다, 민주주의 역사 다시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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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만 빼고' 칼럼 썼다고 고발한 민주당...임미리 교수 "민주당 완패 바란다, 민주주의 역사 다시 써야"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2.13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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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최근 임 교수와 경향신문의 해당 칼럼 담당자 등 2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
- "민주당 책임 크다...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기 때문"
- "국민이 정당을 길들여보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 임 교수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
-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국민은 정권과 특정정당을 심판하자고 할 수 있어야 해"
- "특정 후보의 당락이 아닌 특정 정당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법 위반은 그래서 성립할 수 없는 것"
- "민주당의 완패를 바란다. 그래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역사를 제대로 다시 쓸 수 있기를 바란다"
- 진중권 "나도 고발하라...낙선운동으로 재미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하네요"

더불어민주당이 경향신문에 비판 칼럼을 쓴 대학교수를 '선거법 위반'이란 이유로 검찰에 고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정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최근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정치학 박사)와 경향신문의 해당 칼럼 담당자 등 2명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임미리 교수는 지난달 28일 경향신문 칼럼 코너 '정동칼럼'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했다. 해당 칼럼은 지난달 29일 지면으로 발행됐다.

임 교수는 칼럼에서 최근 검찰 내부의 갈등을 거론하며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의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지시를 수차례 거부했다"며 "정권 내부 갈등과 여야 정쟁에 국민의 정치 혐오가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자유한국당에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더 큰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며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분노로 집권했으면서도 대통령이 진 ‘마음의 빚’은 국민보다 퇴임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고 덧붙였다.

임미리 교수의 경향신문 정동칼럼 '민주당만 빼고' 캡쳐

임 교수는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처신은 처음부터 예견돼 있었는지 모른다"며 "지난 촛불집회의 성과를 국민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누적인원 1700만명이 거둔 결실을 고스란히 대통령선거에 갖다 바쳤다"고 했다.

임 교수는 "우려는 촛불집회 당시에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 쒀서 개 줄까’ 염려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며 "선거 외에는, 야당을 여당으로 바꾸는 것 말고는 기대와 희망을 담을 다른 그릇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기대가 ‘2017 촛불권리선언’으로 이어졌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재벌개혁은 물 건너갔고 노동여건은 더 악화될 조짐이다"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칼럼 마지막에서 4·15 총선에 대해 '민주당만 빼고'를 언급했다.

임 교수는 "국민이 정당을 길들여보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며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임 교수는 이날 민주당이 본인과 언론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는 사실을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렸다. 

임미리 교수의 페이스북 글 캡쳐

임 교수는 "며칠 전 경향 '민주당만 빼고' 칼럼이 선거기사심의 대상에 올랐다는 소식에 이어 오늘은 민주당이 나와 경향신문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며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국민은 정권과 특정정당을 심판하자고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선거의 이름을 빌리더라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해 '총선승리는 촛불혁명 완성'이라고 했다. 그에 앞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저지선이 무너지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지지'를 당부하는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며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나의 말과 무엇이 다른가. 당선운동은 되고 낙선운동은 안 된다는 얘긴가?"라고 밝혔다.

이어 "물론 노 대통령 발언은 헌재에서 기각결정이 나기는 했지만 탄핵소추 사유가 됐다"며 "추미애 전 대표가 당시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이라서 그런가? 일단 걸고 보자는 심리가 여전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1994년 공직선거법이 최초로 제정됐을 때 제정 이유는 '입은 풀고 돈은 막는다'는 취지였다. 즉 선거법의 가장 큰 목적은 부정부패와 과열 방지에 있다"며 "특정 후보의 당락이 아닌 특정 정당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법 위반은 그래서 성립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당을 대상으로 한 낙선운동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얘기다. 

임 교수는 "전직 판사가 얼마전까지 대표로 있던 정당이 이런 유명한 판례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고발했을까?"라며 "위축시키거나 번거롭게 하려는 목적일 텐데 성공했다. 살이 살짝 떨리고 귀찮은 일들이 생길까봐 걱정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는, 노엽고 슬프다.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고 민주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임 교수는 "민주당의 완패를 바란다"며 "그래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역사를 제대로 다시 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민주당의 총선 패배를 언급하며 마무리했다.

진중권 전 교수의 페이스북 글

김수민 전 구미시의원은 트위터에 해당 글을 올린 후 "거죽만 남은 '자유주의'도 벗어던지며 검찰에 의존하는 민주당"이라며 "집권세력은 앞으로도 진보 지식인을 필화 및 블랙리스트 대상으로 올릴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나를 고발하라"며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죠. 왜, 나도 고발하지. 나는 왜 뺐는지 모르겠네. 낙선운동으로 재미봤던 분들이 권력을 쥐더니 시민의 입을 틀어막으려 하네요"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 보셨죠? 민주당은 절대 찍지 맙시다"라며 "나도 임미리 교수와 같이 고발 당하겠습니다. 리버럴 정권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네요.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님, 이게 뭡니까?"라고 민주당을 찍지 말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경향신문 정동칼럼 '민주당만 빼고' 글 전문과 임 교수의 페이스북 글 전문을 잇달아 함께 싣는다.

임미리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당만 빼고' 이미지

[전문] 경향신문 정동칼럼 '민주당만 빼고'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정치학 박사

신임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수족을 자르고 야당은 그런 장관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대검 선임연구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기소를 막은 직속상관에게 “당신이 검사냐”고 항의하고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의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지시를 수차례 거부했다. 여당은 공수처법에 이어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마저 통과시켰고 야당은 다가오는 총선 공약으로 공수처법 폐지를 걸었다. 서초동 촛불집회는 올해도 열렸고 3·1절에는 보수교회를 중심으로 광화문집회 총동원령이 내려졌다.

정권 내부 갈등과 여야 정쟁에 국민들의 정치 혐오가 깊어지고 있다. 총선이 코앞이지만 가까운 사이라도 정치 얘기는 금물이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고 공복이어야 할 국회의원이 상전 노릇한 지 오래다. 그래도 선거 때가 되면 없던 관심도 생기고 배신당할 기대도 또다시 하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것 같다. 깊어진 정치 혐오가 선거 열기도 식히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 아래서도 행정부가 균열을 보이고 국회가 운영 중인데도 여야를 대신한 군중이 거리에서 맞붙고 있다. 이쯤 되면 선거는 무용하고 정치는 해악이다. 자유한국당에 책임이 없지는 않으나 더 큰 책임은 더불어민주당에 있다. 촛불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기 때문이다. 권력의 사유화에 대한 분노로 집권했으면서도 대통령이 진 ‘마음의 빚’은 국민보다 퇴임한 장관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 같은 처신은 처음부터 예견돼 있었는지 모른다. 지난 촛불집회의 성과를 국민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이다. 누적인원 1700만명이 거둔 결실을 고스란히 대통령선거에 갖다 바쳤다. 2016년 10월29일 시작된 집회는 2017년 4월29일의 23차까지 이어졌다. 5월9일 치러진 19대 대통령선거를 열흘 앞둔 날이었다. 주최 측은 “우리가 대통령선거 날짜 앞당기자고 촛불 들었냐?”며 ‘장미대선 No! 촛불대선 YES!’를 외쳤다. 하지만 촛불의 여망을 선거에 담는 순간 모든 것은 문재인 후보를 위해 깔아놓은 주단 길에 다름없었다.

지금 여당은 4·15 총선 승리가 촛불혁명의 완성이라고 외치지만 민주당은 촛불의 주역이 아니었다. 1987년 6월항쟁에서 야당인 통일민주당은 항쟁지도부인 국민운동본부에 참여해 대정부협상을 주도했다. 그러나 2016년 말 민주당의 역할은 다른 야당들과 함께 촛불시민들의 요구를 사후적으로 수용해 탄핵안을 가결시키는 데 그쳤다. 더욱이 그 과정에서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청와대에 단독 영수회담을 제의해 논란이 됐고, 우상호 원내대표는 탄핵 사유에서 ‘세월호 7시간’을 빼야 탄핵 가결표를 던지겠다는 당시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과 협상에 나섰다.

2016년 겨울, 국민들은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정치권력에 대해 상전 노릇을 할 수 있었다. 1960년 4월혁명과 1987년 6월항쟁 때도 국민의 힘으로 독재정권을 물러나게는 했다. 그러나 야당까지 포함한 정치권력 전체가 국민의 요구에 굴복한 일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촛불시민들은 정당을 포함해 일체의 권위를 부정하고 자신의 행동과 스스로의 힘만을 믿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역전됐다. 정당과 정치권력이 다시 상전이 됐다.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정권 유지에 동원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의 희망이 한줌의 권력과 맞바꿔지고 있다.

우려는 촛불집회 당시에도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죽 쒀서 개 줄까’ 염려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선거 외에는, 야당을 여당으로 바꾸는 것 말고는 기대와 희망을 담을 다른 그릇을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변화에 대한 기대가 ‘2017 촛불권리선언’으로 이어졌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재벌개혁은 물 건너갔고 노동여건은 더 악화될 조짐이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 ‘노동존중’ 구호가 ‘재벌존중’으로 바뀌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보다 더 싸우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끊어버려야 한다. 이제는 선거에만 매달리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더 이상 정당과 정치인이 국민을 농락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선거 과정의 달콤한 공약이 선거 뒤에 배신으로 돌아오는 일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그 배신에는 국민도 책임이 있다.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최악을 피하고자 계속해서 차악에 표를 줬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그렇게 정당에 길들여져 갔다. 이번에는 거꾸로 해보자. 국민이 정당을 길들여보자. 정당과 정치인들에게 알려주자. 국민이 볼모가 아니라는 것을, 유권자도 배신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자. 선거가 끝난 뒤에도 국민의 눈치를 살피는 정당을 만들자. 그래서 제안한다.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

[전문]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의 페이스북 글 

며칠 전 경향 <민주당만 빼고> 칼럼이 선거기사심의 대상에 올랐다는 소식에 이어 오늘은 민주당이 나와 경향신문을 검찰에 고발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선거는 개개 후보의 당락을 넘어 크게는 정권과 정당에 대한 심판이다. 선거기간이 아니더라도 국민은 정권과 특정정당을 심판하자고 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선거의 이름을 빌리더라도 마찬가지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지난해 “총선승리는 촛불혁명 완성”이라고 했다. 그에 앞서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은 “개헌저지선이 무너지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열린우리당의 압도적 지지”를 당부하는 발언을 했다.

민주당만 빼고 찍자는 나의 말과 무엇이 다른가. 당선운동은 되고 낙선운동은 안 된다는 얘긴가? 물론 노 대통령 발언은 헌재에서 기각결정이 나기는 했지만 탄핵소추 사유가 됐다. 추미애 전 대표가 당시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이라서 그런가? 일단 걸고 보자는 심리가 여전한 것 같다.

2000년 총선낙선연대가 1심에서 500만원, 항소심에서 5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2016년 총선시민네트워크도 200~3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내 경우와 달리 구체적인 후보를 거명했지만 공익적 목적이 인정됐기에 비교적 적은 벌금이 나왔다고 한다.

1994년 공직선거법이 최초로 제정됐을 때 제정 이유는 “입은 풀고 돈은 막는다”는 취지였다. 즉 선거법의 가장 큰 목적은 부정부패와 과열 방지에 있다. 특정 후보의 당락이 아닌 특정 정당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법 위반은 그래서 성립할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선거법 58조 ‘선거운동’의 정의는 “당선되거나 되게 하거나 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행위”로 후보자의 특정 여부를 선거운동의 요건으로 삼고 있다. 그래서 헌재는 노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공무원의 선거중립의무 위반은 인정하였지만 “후보자의 특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정당에 대한 지지발언을 한 것은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것이다.

전직 판사가 얼마전까지 대표로 있던 정당이 이런 유명한 판례를 모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왜 고발했을까? 위축시키거나 번거롭게 하려는 목적일 텐데 성공했다. 살이 살짝 떨리고 귀찮은 일들이 생길까봐 걱정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크게는, 노엽고 슬프다. 민주당의 작태에 화가 나고 1987년 민주화 이후 30여년 지난 지금의 한국민주주의 수준이 서글프다.

무리한 탄핵소추 결과 2004년 17대 총선은 열린우리당이 과반이 넘는 152석을 차지하고, 제1당이던 한나라당은 121석밖에 얻지 못했다. 제2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은 9석에 머물렀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결과와 같다. 민주당의 완패를 바란다. 그래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역사를 제대로 다시 쓸 수 있기를 바란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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