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전환 ‘가속’… 올해도 기대되는 국내 배터리 3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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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전환 ‘가속’… 올해도 기대되는 국내 배터리 3사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2.1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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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기차 시장 1월 판매량 가파른 상승
지난해 ‘약진’한 국내 배터리 3사 성장 이어갈 듯
CO2 배출하는 자동차들. [사진=연합뉴스]
CO2 배출하는 자동차들. [사진=연합뉴스]

유럽 내 전기차 시장이 지난달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각종 규제로 소비자가 내연기관차를 구입했을 때 짊어질 부담이 커지면서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전기차 시장 확대는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약진한 국내 기업들에도 좋은 소식이다. LG화학과 삼성SDI 등은 유럽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의 비중이 높다.

11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연간 중국 이외 지역에서 판매된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국내 배터리 3사 모두 10위권에 들었다. LG화학과 삼성SDI가 각각 2위와 3위, SK이노베이션이 6위를 차지했다.

전날 발표된 연간 글로벌 전기차 순위에서는 LG화학과 삼성SDI가 3위와 5위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10위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10위권에 포함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한 해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총량은 전년보다 16.7% 증가한 116.7기가와트시(GWh)였다. 여기서 LG화학이 차지하는 용량은 12.3GWh 전년 대비 64.8% 증가했다. 삼성SDI는 4.2GWh로 20.9% 올랐고, SK이노베이션은 2.3배 증가한 1.9GWh를 기록했다.

약진을 이룬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세는 올해도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가 급격히 몸집을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이 내놓은 ‘유럽 주요국 1월 전기차 판매대수와 증가율’ 자료를 보면 지난 한 달간 유럽의 전기차 판매는 급격히 늘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독일 전기차 판매대수는 1만6000대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138.4% 급증했다. 프랑스는 160.1%, 영국은 145.5% 올랐다. 내연기관차가 많은 이탈리아에서도 전년 대비 490.5%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각국의 내연기관차 판매는 15~25% 정도로 줄어들었다.

내연기관차 판매가 줄고,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이유는 각종 환경 규제 때문이다. 올해 유럽연합(EU)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대당 평균 95g/㎞로 줄어들었다. 기존 130g/㎞보다 크게 강화된 것이다. 배출기준을 초과하면 1g당 95유로(약 12만원)의 벌금을 판매 대수만큼 내야 한다. 2025년부터는 이 배출기준이 70g/㎞로 강화된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유럽의 탄소배출에 대한 각종 규제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전기차 확산 흐름이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라며 “미국에서도 GM,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업체들이 2023년부터 신규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어 국내 전기차 관련업체들에게 추가 성장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 과점화와 변동비 하락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는 점도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전망이 좋은 이유다. 대신증권의 ‘전기차 밸류체인, 돈은 누가 버는가’ 보고서는 LG화학과 삼성SDI가 포함된 글로벌 상위 8개사는 생산량이 24.6% 증가할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이외 업체들의 생산량은 1%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광산사와 양극재 업체들이 지난 몇 년 동안 투자를 늘린 덕분에 원재료 가격도 전반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유럽 생산 비중이 높은 LG화학과 삼성SDI는 환경 규제의 이득을 취할 예정이다. 유럽의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량을 강제로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서다.

SK이노베이션 2022년까지 역시 헝가리를 비롯해 중국, 미국 등 주요 거점에서 6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글로벌 1위인 일본 파나소닉(27.9%)과 2위인 중국 CATL(24.1%)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점은 위협 요인이다. 전년 대비 배터리 사용량 비중이 6.4% 하락한 중국 BYD 역시 4위(9.5%)를 기록해 반격에 나설 수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국내 업체들의 기술적 검증은 충분히 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꾸준히 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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