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오스카 4개부문 석권 신화에... '농심'이 조용히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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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 4개부문 석권 신화에... '농심'이 조용히 웃는다
  • 양현석 기자
  • 승인 2020.02.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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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주요 상징으로 쓰인 '짜파구리'... 전 세계 영화팬들 주목
해리스 대사도 SNS에 인증... 오스카 효과로 미국 공략 가속 기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등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사진은 10일 시상식을 지켜보는 시민 모습.[사진=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등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4개 부문을 석권했다. 사진은 10일 시상식을 지켜보는 시민 모습.[사진=연합뉴스]

 

10일 TV를 통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영화는 물론, 아카데미상 역대 최초로 작품상과 국제영화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신화를 썼다.

이날 '기생충'은 자막이 있는 외국어 영화에 보수적인 오스카의 불문율을 깨고 작품상과 각본상, 감독상, 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석권하며, 아카데미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영화는 1962년 신상옥 감독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시작으로 꾸준히 아카데미상에 출시하며 도전해왔으나, 후보에 지명된 것과 수상한 것 모두 최초의 일이다. 또 '기생충'은 외국어 영화로는 작품상에 처음 선정되는 기념비적 성과도 올렸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SNS에 '짜파구리' 인증을 했다. [사진= 해리스 대사 SNS]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SNS에 '짜파구리' 인증을 했다. [사진= 해리스 대사 SNS]

 

이렇게 한국영화 100년사에 주어진 '벼락같은 선물'에 조용히 미소짓고 있을 기업이 있다. 바로 영화 중 중요한 상징으로 쓰인 '짜파구리'의 제조사인 '농심'이다.

'짜파구리'는 농심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소비자가 직접 콜라보해 만든 음식으로 과거 '아빠! 어디가?'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탄 바 있다. '기생충' 영화에서는 이 '짜파구리'에 비싼 한우고기를 듬뿍 넣으며, 빈부 차이를 돋보이게 만드는 상징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실제로 이 '짜파구리'는 기생충 영화팬이라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소위 '필수템'이 됐다. 일본에서는 봉준호 팬이 운영하는 식당에 정식 메뉴로 자리 잡았고,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는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사관 동료들과 함께 ‘짜파구리’를 먹으며 오스카 시상식 관전 파티를 즐기고 있다”고 기생충의 수상을 축하해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아직 '기생충' 효과로 인한 '짜파게티'와 '너구리' 판매 상승 효과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아카데미 작품상 등 주요 4개 부문 석권으로 인해 다시 한번 '짜파구리' 열풍이 불 가능성이 높다.

농심의 입장에서 더욱 기대가 되는 것은 최근 미주 시장에서 메인 스트림(백인 등 주류사회)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브랜드 파워를 몇 단계 올려주는 역할을 '기생충'이 해 준 것이다.

농심은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에 총 2억 달러를 투자해 제 2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은 시장의 수요가 다양하고, 최근 건강식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진 만큼, 건면과 생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보고 있다”며 “생산 설비를 갖추고, 신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이며 유탕면과 차별화된 시장을 키워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미국 시장 공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 팬들을 중심으로 '짜파구리' 유행이 아카데미시상식 이후 지속된다면, 농심이 목표로 하고 있는 2025년 미주지역 매출 6억 달러(2019년 기준 3억 달러) 달성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양현석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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