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아이콘트롤스, “상호출자 고리 끊었지만”...HDC·현산 지분 헐값 매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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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아이콘트롤스, “상호출자 고리 끊었지만”...HDC·현산 지분 헐값 매각 논란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2.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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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콘트롤스, HDC·현산 지분 매각 ‘상호출자’ 해소 진행...장부가액 크게 못 미쳐
- HDC·엠엔큐투자, ‘아시아나 이슈’ HDC·현산 주가 하락에 지분율 높여 반사이익 논란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 HDC]
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HDC그룹]

 

HDC아이콘트롤스가 상호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 보유 중인 HDC와 HDC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매각했지만 장부가액 이하로 처분해 헐값 매각 논란에 휘말렸다.

▲아이콘트롤스, HDC·현산 지분 매각 ‘상호출자’ 해소 진행...장부가액 크게 못 미쳐

HDC아이콘트롤스(이하 아이콘트롤스)는 지난 7일 보유하고 있는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 지분 106만 4130주(1.78%)와 148만 6868주(3.38%)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각각 장내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열사 지분 매각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HDC그룹은 지난 2018년 5월 지주사 체제로 정식 출범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사 체제를 갖춘 기업집단에서는 계열사 간 상호출자를 금지하고 있어 자회사의 손자회사 외 국내 계열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이에 지난해 4월 HDC는 아이콘트롤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최대주주였던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인 HDC현대EP, HDC아이서비스, HDC아이앤콘스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취득한 바 있다.

 

HDC아이콘트롤스 CI
HDC아이콘트롤스 CI

한편, 아이콘트롤스 입장에서 이번 계열사 지분 매각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명분에도 실리적으로는 헐값 처분에 따른 손해를 입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한 HDC 지분은 엠엔큐투자파트너스로 넘어갔으며, HDC는 현대산업개발 지분을 넘겨받았다. 이번 매매로 HDC의 현대산업개발 지분율은 기존 32.99%에서 36.37%로 높아져 지배력이 더욱 공고해졌다.

매각 대금은 7일 종가 기준으로 HDC 110억 1375만 원, 현대산업개발 323억 3938만 원이다. 거래대금은 오는 11일에 각각 현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아이콘트롤스는 이번 매매를 통해 434억 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연결재무제표상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하던 HDC와 현대산업개발 지분의 양도금액은 각각 349억 원, 717억 원 정도다. 두 금액을 합치면 1066억 원 가량으로 장부가액과 시가의 차이가 무려 632억 원인 것이다.

 

자료=네이버증권
자료=네이버증권

 

▲HDC·엠엔큐투자, ‘아시아나 이슈’ HDC·현산 주가 하락에 지분율 높여 반사이익 논란

HDC와 현대산업개발의 주가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슈가 불거진 이후 역사상 최저점 부근에 머물러 있다. 지난 7일 종가 기준으로 52주 최고가 대비 HDC 주가는 51.75%가 하락했으며, 현대산업개발은 무려 58.73%가 빠진 상태다.

비록 두 회사의 지분을 장부가액 미만으로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할지라도 아이콘트롤스 주주 입장에서는 지분가치가 밑바닥 수준일 때 헐값 매각이 이뤄졌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전해지는 이유다.

또 정몽규 회장은 지주사인 HDC의 지분율이 33.68%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 회장의 배우자인 김줄리앤 씨가 0.5%, 그 외에 세 자녀인 정준선·원선·운선 씨가 지난달 추가 지분을 매입해 각각 0.2%, 0.18%, 0.12%를 보유 중이다.

정 회장은 아이콘트롤스의 지분도 29.89%를 보유하고 있어 HDC(28.95%)에 이어 2대주주 자리에 올라있지만 이번 지분 매매로 HDC 주력 계열사인 현대산업개발 지배력이 강화되면서 잃은 것보다는 얻는 게 더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엠엔큐투자파트너스 유한회사(이하 엠엔큐투자)도 이번 매매를 통해 HDC의 지분(1.78%)을 장부가액에 크게 못 미치는 금액으로 넘겨받아 수혜를 받았다. 엠엔큐투자는 일종의 가족 회사로 설립 배경에 향후 승계 구도가 숨겨져 있을 거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던 만큼 관심이 쏠리는 회사다.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엠엔큐투자는 지난 2017년 10월 19일 설립을 위한 법인 등기를 마쳤다. 당시 대표이사는 정 회장이었지만 지난 2018년 8월 30일 사임했으며, 같은 날 미국 국적을 지닌 김줄리앤 씨가 취임했다.

설립 당시 자본금은 7억 105만 원이었지만 2017년 12월 10억 5345만 원, 2018년 1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1억 4345만 원, 12억 1345만 원으로 증가했다.

목적으로는 자회사의 주식 또는 지분을 취득, 소유함으로써 자회사의 제반 사업내용을 지배, 경영지도, 정리, 육성하는 사업 등을 비롯해 자회사 및 손자회사 관련 자금조달, 업무지원 등 지주사 업무가 기술돼 있다.

지난 2017년 10월 30일에는 HDC그룹의 금융투자업 계열사인 HDC자산운용의 대주주가 되기 위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승인을 신청했으며 최종 인가를 받았다.

현재 HDC자산운용의 지분율은 엠엔큐투자가 48.06%를 보유하고 있으며, 정준선·원선·운선 씨가 각각 13.01%씩 확보하고 있다.

한편, 아이콘트롤스가 이번 매각 대금을 포함, 보유 현금을 어디에 활용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A 대상으로 아시아나항공 내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아시아나IDT를 지목하고 있다.

엄경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IDT 지분 매각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잔여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가운데, 현금보유가 넉넉하지 않은 아시아나항공이 잔여 지분 인수 주체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아이콘트롤스가 아시아나IDT를 인수·합병해 아시아나항공 및 기타 주주로부터 지분을 사오는 구조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석호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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