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백 매각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고평가'인가 '외식산업의 희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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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매각을 바라보는 두개의 시선...'고평가'인가 '외식산업의 희망'인가
  • 이효정 기자
  • 승인 2020.02.07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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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 2015년 이후 지속적으로 실적 성장...EBITDA 8~10배 적용받을 수 있나
외식산업 침체, 업종 등 고려할 때 '부풀려진 몸값'이라는 의견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아웃백 매각 본격화...오는 3월 투자안내문 배포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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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한국법인(이하 아웃백)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선 가운데, 아웃백을 바라보는 상반된 의견이 존재해 이목을 끈다. 

앞서 아웃백은 장기화된 외식산업 침체 속에서 지난 4년간 꾸준히 실적 성장을 냈고,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아웃백의 상황을 두고 ▲아웃백의 매각 몸값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고평가'를 받았다고 보는 시각과 ▲외식산업 내의 성공사례로 꼽으며 '업계의 희망'이라고 보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웃백은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매각은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아웃백을 인수한지 4년만에 진행되는 절차다. 아웃백 매각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가 선정됐고, 오는 3월 초에 아웃백 매수를 희망하는 잠재적 원매자를 대상으로 티저레터를 배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웃백은 지난 2016년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됐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는 미국 블루밍브랜즈인터내셔널로부터 아웃백 지분 100%를 약 57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매년 실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아웃백은 2016년 영업이익 25억원, 2017년 75억원, 2018년 130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동시에 매각 몸값을 결정하는 지표인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는 각각 100억원, 150억원, 225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2019년 아웃백의 실적이 전년 대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 예상 EBITDA는 270억원 전후, 내년 추가적인 실적 성장이 이뤄지는 경우 약 300억원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식음료 업종 EBITDA 멀티플을 8~10배로 적용시, 최대 3000억원까지의 밸류에이션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업계·업종 고려했을 때 '고평가'됐다는 시각 존재...서비스 질 하락 우려도

일각에서는 아웃백의 몸값이 '과대평가'됐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장기화된 경기불황 분위기 ▲성장세 둔화된 식음료업종 등을 고려했을 때 아웃백의 현재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아웃백의 실적 성장 양상은 스카이레이크의 인수 시기를 고려하면 사실상 예정됐던 부분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만약 고평가된 상태로 아웃백이 매각됐을 경우 향후 아웃백 서비스 질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내 외식산업은 최근 2~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나 장기화된 경기침체, 외식관련 법 및 규제 강화, 소비심리 위축, HMR의 성장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호스피탈리티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외식산업정책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외식사업환경의 변화와 외식업의 생존전략'을 통해 2020년 초 내지는 2021년부터 국내 외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웃백 역시 외식시장의 하락세 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할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아웃백의 예상밸류에이션이 식음료업종의 평균 EBITDA 멀티플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나와 주목된다. 통상 식음료업종의 평균 EBITDA 멀티플은 5~8배 수준이다. 최근 매각절차를 밟은 공차코리아와 해마로푸드서비스의 경우 10배 수준으로 멀티플이 책정됐는데, 두 기업과 아웃백을 동일선상에 세우기는 어렵지 않냐는 지적이다. 

공차코리아의 멀티플은 성장세가 가파른 디저트사업영역에 속한데다가 공차브랜드가 진출한 19개 국가에서의 실적 성장이 고르게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의 멀티플은 확장가능성,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대의 시그니처 메뉴(타겟 고객층의 높은 충성도 기대) 등의 메리트가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차와 맘스터치(해마로푸드서비스)는 에비타 10배수를 책정받을만한 메리트가 존재했다고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두 브랜드만큼의 메리트를 아웃백이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면서 "패밀리레스토랑의 인기가 시들한데다가 외식산업의 전망 등을 고려했을 때 공차와 같은 에비타 배수가 적용되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웃백의 성장이 앞선 매각시기를 고려했을 때 예정된 것이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아웃백을 인수한 시점은 2016년으로, 적자경영에서 흑자로 돌아선 2015년 바로 다음해다. 

수익성이 낮은 점포들은 매각이 진행된 2016년 이전에 이미 폐점을 단행했다. 2014년 초 전체 매장수 110여개를 기록했던 아웃백은 2015년 경영실적 정상화를 목표로 실적 하위 매장 34여곳을 대량 폐점시켰다. 이는 전체 매장의 약 1/3에 가까운 규모다. 대량폐점단행 후 전국 매장 수는 75개로 줄었다.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인수 이전에 아웃백의 체질개선이 이미 진행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외에도 고평가된 상태로 아웃백이 매각되는 경우 향후 아웃백의 서비스 질이 유지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업가치보다 높은 수준의 비용을 지불한 매수자는 여러 방법을 통해 매수금액을 회수하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아웃백이 선보이는 메뉴 및 서비스의 질이 낮아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에서 매각금액이 결정된다면 매수사 입장에서는 부풀려진 금액만큼을 어딘가에서 채워넣어야 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제품 단가를 낮추거나, 메뉴 가격을 올리는 등 아웃백 서비스의 질적 하락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웃백 토마호크 스테이크 이미지.
아웃백 토마호크 스테이크 이미지.

 

공격적인 마케팅과 체질개선 단행한 아웃백...외식산업 內 '희망'될까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가 아웃백을 운영한 지난 4년간의 결과물에 대해 '외식산업의 희망'이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2000년대 초반 패밀리 레스토랑 '붐'이 일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외식산업 성장정체' 라는 악재도 겹쳤다. 이 가운데 아웃백이 매년 실적 성장을 이뤄낸 것은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 뿐 아니라 외식산업 내에서 성공한 사례라는 의견이다.

아웃백의 실적 개선을 견인한 요소로는 ▲매장 구조조정 ▲프리미엄 스테이크 메뉴 개발 ▲전국 매장 100% 직영점 운영 등이 꼽힌다. 

2016년~2018년까지 아웃백의 매출은 각각 1955억원, 2030억원, 2300억원, 영업이익은 각각 25억원, 75억원, 130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3%, 3.7%, 5.7% 상승했다. 외형상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백의 사례는 외식산업의 불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솔루션을 고민하고 체질개선을 단행한다면 성장을 일궈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성공적인 사례라고 생각한다"면서 "향후 아웃백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효정 기자  market@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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