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이명희·조현민 가족 연합 VS 조현아+KCGI·반도건설 동맹, 3월 주총 '캐스팅보트'는 국민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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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이명희·조현민 가족 연합 VS 조현아+KCGI·반도건설 동맹, 3월 주총 '캐스팅보트'는 국민연금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2.0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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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희 고문, 조현아 '반 조원태 외부 동맹'에 충격받은듯…소액주주 포섭도 중요 변수
- 한진그룹 경영권 전쟁 '남매의 난' 점입가경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여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조 회장과 한 편이 됐다.

따라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원태-이명희-조현민 가족 연합군과 조 회장의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외부 동맹군 대결 양상으로 격화됐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4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원태 가족 연합군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끄는 '반(反) 조원태 동맹군'의 싸움으로 확전됐다.

외부 세력과 결탁한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항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뭉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경영권을 두고 미세한 지분 대결 형태가 된 것. 

따라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이 달린 3월 한진칼 주주총회는 이제 '캐스팅보트'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에게 넘어가게 됐다.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의 동맹군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가족 연합군의 대결이 점입가경이다.

이명희 고문과 조현민 전무는 이날 한진그룹을 통해 "한진그룹 대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을 받들어 그룹의 안정과 발전을 염원한다"며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현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을 들고나오며 조 회장 퇴진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이 고문과 조 전무는 조원태 회장을 포함한 현재 한진그룹 경영 체제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규정하며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또 총수 일가와 뜻을 달리한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해서는 "조 전 부사장이 외부 세력과 연대했다는 발표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으며,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의 안정과 발전에 힘을 합칠 것을 기원한다"고도 했다.

이처럼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이날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낸 것은 그만큼 조원태 회장과 한진그룹 측이 조 전 부사장의 외부 세력 연대에 충격을 받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미 그룹 안팎에서는 "이명희 고문은 결국 조원태 회장 편"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는 했으나 설왕설래가 많았던 만큼 주총 전에 입장을 분명히 해 '아들'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 회장과 이 고문간 지난해 12월 말다툼이 벌어진 소위 '성탄절 소동'이 외부로 공개되며 모자간의 불화설이 제기된 바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우)에게 이명희 고문(좌)이 지원군으로 합류했다 [사진 연합뉴스]

이후 모자가 화해했다는 공동 입장에도 여전히 표면적으로 갈등이 봉합된 것에 불과하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이 고문의 조 회장 지지 공식 메시지는 조 회장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상황이 됐다.

현재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지분 공동보유 계약을 통해 확보한 한진칼 지분은 의결권 유효지분을 기준으로 31.98%다.

조원태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의 지분(22.45%)에 '우군'으로 분류된 델타항공(10.00%)과 카카오(1%)의 지분까지 더하면 33.45%를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조원태 회장 연합군이 33.5%로 조현아 전 부시장 동맹군의 31.98% 보다 1.5% 정도 밖에 앞서지 못한 근소한 차이다.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무의 지분은 근소한 차이를 보인다 [이미지 연합뉴스] 

한진칼은 이사 선임·해임 안건을 일반 결의사항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출석 주주 과반의 찬성을 얻으면 안건이 통과된다. 그룹 경영권 분쟁이 확산하며 관심이 커진 점을 감안하면 올해 주총 참석률은 작년(77.18%)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즉, 주총에서의 안건 통과를 위해서 40%가량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가정하면 양측 모두 최소 7∼10%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국민연금(4.11%)을 비롯한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가 주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타주주 중 외국인과 기관, 소액주주의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는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외부 자문기관의 보고서에 근거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 자문기관의 역할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이어 "외부 자문기관에서 조원태 대표이사의 연임을 반대할 만한 뚜렷한 명분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조 전 부사장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을 부각할 KCGI 측의 논리에 외부 자문기관의 평가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월 한진그룹 한진칼 주총은 '남매의 난'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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