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생산차질·판매부진에 '좌불안석'... 고개드는 마힌드라 '역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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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생산차질·판매부진에 '좌불안석'... 고개드는 마힌드라 '역할론'
  • 김명현 기자
  • 승인 2020.02.03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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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 유탄으로 부품 수급 차질... 쌍용차, 임시휴업 결정
- 해외판매 3만대 무너져... 주력차종 티볼리 힘잃고 신차도 없어 '울상'
- 마힌드라 인수 이후 오히려 수출 감소세... 인도 시장서는 판매량 한 자릿수

지난해 쌍용차 수출 실적 3만대 선이 무너졌다. 인도 마힌드라 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계속된 판매부진과 경영난에 따른 신차부재,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인한 임시휴업까지 악재가 거듭되자 쌍용차 최대주주인 마힌드라 역할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의 수출 실적은 2015년을 기점으로 내수 판매량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2016년 5만2000대, 2017년 3만7000대, 2018년 3만4000대로 줄곧 하락세다. 특히 작년에는 2만7446대 판매에 그치며 20% 가량 급감했다.

수출 비중도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현격히 낮은 수치다. 지난해 쌍용차의 전체 판매(13만2799대)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다. 현대·기아차, 한국지엠은 수출 비중이 80% 넘고, 르노삼성도 50%를 넘는다.

쌍용자동차 본사. [사진 연합뉴스]

쌍용차가 내수 시장에서는 한계가 있어 판로 개척과 동시에 수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마힌드라의 역할론이 강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겨 임시 휴업을 결정했고, 더욱이 올해 신차 없이 상품성 개선 모델로만 버텨야 해 사안이 더 엄중하다는 지적이다.

소형 SUV 시장에서 티볼리의 점유율을 상당 부분 가져간 기아차 셀토스에 이어, 새해 첫 달부터 경쟁 차종이 출시됐다. 지난달 16일 한국지엠이 회사 전략 모델로 출시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달 중으로 르노삼성차는 야심작인 크로스오버 쿠페형 SUV인 XM3를 선보일 예정으로 티볼리뿐만 아니라 코란도 등에도 위협이 될 전망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해외 그룹인 마힌드라에 인수된 이후 수출이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는 데에 의구심을 품는 시선이 대폭 늘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정부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지만 모기업인 마힌드라가 세계 시장 개척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쌍용차는 미국의 경제제재로 이란 시장이 위태로워졌고, 유럽 시장에선 정부 주도로 친환경 차량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하이브리드 모델도 없는 쌍용차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에서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마힌드라그룹이 있는 인도도 마찬가지다. 2012년부터 줄곧 10대도 못 팔고 있는 상황. 현지 공장이 없어 전략 모델 출시가 불가하고, 단가가 안 맞는 등 여러 사유를 감안하더라도 최대주주의 고향에서 이 같은 판매고를 기록한 데에 의문을 품는 시선들이 많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그룹이 인도에서 해당되는 모델을 판매하고 있는 상황에서 쌍용차가 현지 생산 공장을 추가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고 설명했다.

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미래차에 수조원에서 수십조 가량을 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서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밝힌 직접 투자 금액 2300억원은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앞서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6~17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을 만나 회사 지원을 요청했다. 

마힌드라 측은 2700억원 규모의 정부 지원이 이뤄질 경우, 쌍용차에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문성현 위원장과 이목희 부위원장은 고엔카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장기 비전과 미래차 전략 등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 [사진 연합뉴스]

업계 한 관계자는 "마힌드라는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1300억원을 투자한 게 전부다. 인수 당시 보여줬던 대주주로서 책임있는 투자 의지를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지 그룹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면서 "국민 경제에 파급력이 큰 기업을 상대로 정부 지원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만 대주주의 신뢰할 만한 자구책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라고 꼬집었다.

 

김명현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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