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 꺾인’ ESS 시장, 올해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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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 꺾인’ ESS 시장, 올해도 쉽지 않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1.3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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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 화재 2차 조사위 발표 앞둬… 신뢰 회복이 관건
오는 6월 REC 가중치 하락… 물량 확보도 어려울 듯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올해도 어려울 전망이다. 연이은 화재로 얼어붙은 상황에 오는 6월부터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하락도 앞두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나왔던 ESS 화재 2차 조사위 결과 발표는 내달로 미뤄질 가능성까지 나온다. 배터리 업계와 조사위는 시장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화재 발생 확률까지 낮추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눈치다.

이승혁 레즐러 상무가 29일 열린 ‘글로벌 에너지 전환 트렌드와 에너지 신산업 사례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레즐러]
이승혁 레즐러 상무가 29일 열린 ‘글로벌 에너지 전환 트렌드와 에너지 신산업 사례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레즐러]

신재생에너지 생산·관리업체 레즐러의 이승혁 상무는 29일 열린 ‘글로벌 에너지 전환 트렌드와 에너지 신산업 사례 세미나’에서 “지난해 6월 이후 ESS 관련 사업 진행이 거의 되지 않았다”면서 “재작년부터는 거의 사업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 재생에너지 연계형 사업밖에 안 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SS 화재는 2017년 8월 2일 이후 28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6월 11일 정부의 화재 조사위 발표 뒤 5건이 추가 발생해 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당시 약 5개월의 조사를 거친 산업부는 사실상 ‘복합 원인’이라는 결론을 냈다. 이번 2차 조사위 결과 발표는 ‘배터리 결함’에 무게가 실리면서 업계 파장이 더 클 거라는 불안감도 나온다.

실제 삼성SDI와 함께 ESS 부문 양대 배터리 업계 가운데 하나인 LG화학은 국내 영업팀을 축소했다. 국내 시장과는 달리 해외 시장 규모가 꽤 크기 때문이다. 이 상무 의견을 들어보면 현재 ESS 배터리 생산은 삼성SDI에 몰린 상황인데, 3월이면 생산이 소진된다. REC 가중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정된 6월까지 소규모 용량을 구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국내 ESS 시장 전망이 어두운 이유로는 재생에너지 연계형 사업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도 꼽힌다. 피크 저감(PS), 주파수조정(FR), 송배전 등의 ESS 시장은 사실상 씨가 말랐다는 평가다.

이승혁 상무는 “한전도 안타까운게 송전 사업소에서 변전소나 발전소 인근에 보상용 ESS를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주파수 조정용의 수익성을 찾지 못하면서 후속 사업도 다 무너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ESS 시장이 침체된 사이에도 글로벌 시장 전망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지난해 5월 발표한 전망에서 글로벌 ESS용 리튬이온 전지 시장이 전년 대비 38% 성장한 16기가와트시(GWh)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시장은 30% 역성장한다고 내다봤다. 또한, 올해 23.7GWh, 2025년 86.9GWh로 연평균 26%의 성장을 기대했다.

지난해 10월 23일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열린 'ESS 특수 소화시스템' 시연회 모습. [사진=삼성SDI]
지난해 10월 23일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열린 'ESS 특수 소화시스템' 시연회 모습. [사진=삼성SDI]

삼성SDI와 LG화학은 각각 화재 예방 장치를 마련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2차 조사위가 꾸려지기도 전인 지난해 10월 선제적으로 특수 소화시스템 전면 도입 등 2000억원대 규모의 안전 대책을 발표했다. 안전성 강화 조치는 오는 6월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LG화학은 2차 조사위 결과 발표 이후 화재 예방 시스템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상무는 “배터리 화재로 인한 공급 불투명과 신뢰성 저하 문제를 각 배터리 제조사가 안전대책으로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관리·솔루션 전문 기업인 그리드위즈의 박창민 전무는 화재 예방에 운영관리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터리뿐 아니라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도 화재 관리에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박 전무는 “ESS 장치 하나에 배터리 회사, 운영, 설치, 운반 등 다양한 분야가 겹쳐 있다”며 “ESS의 데이터베이스를 쉴틈 없이 감시하는 시스템으로 데이터 분석의 기반을 마련하고, 데이터 의미를 파악하는 능력을 만들어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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