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자영업자 대출 크게 증가 '서민경제 악순환 늪'...소득 양극화에 빚 부담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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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영업자 대출 크게 증가 '서민경제 악순환 늪'...소득 양극화에 빚 부담 늘어
  • 황동현 기자
  • 승인 2020.01.26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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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설 명절 연휴기간, 설날 당일 뿐만아니라 이어지는 휴일에도 가게문 연 모습 적지않아
고용침체, 소득 양극화, 빚상환 부담 등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 녹이기엔 역부족
지난해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 가계와 기업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
참고사진 [사진=녹색경제신문DB]

올해 1월 찾아온 나흘간의 설 명절 연휴기간, 설날 당일 뿐만아니라 이어지는 휴일에도 가게문을 연 모습을 적지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고용침체, 소득 양극화, 빚상환 부담 등으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기엔 역부족인 만큼 하루라도 더 가게문을 열어 수입을 늘려보려 애쓰지만 올해도 설 대목은 없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또, 중소기업에서는 들뜬 분위기를 찾아볼 수 없다. 경기침체,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설 상여금을 지급하는 기업도 줄었기 때문이다. 매년 설 상여금을 줬던 기업조차 올해는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가 하면 제공하더라도 금액을 줄이고 있는 것이다.

이미 자영업자들의 채무 안정성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통계청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1억1063만원으로 1년 전보다 3.8% 증가했다. 부채의 80%는 금융권 대출로 나타났고, 부채 규모는 지난 5년새 22.2%나 늘었다.

반면 작년 자영업자 가구 평균 소득은 전년대비 0.2%(10만원) 증가에 그치면서 전체 종사자 중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또,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해 은행권 자영업자 대출은 가계와 기업을 통틀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 20일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869조원으로 전년대비 5.4%(44조9000억원) 증가했다.

기업들은 회사채 등으로 자체 조달 비율을 늘렸고, 가계대출은 기업과 정부 규제로 제약을 받은 상황에서 자영업자들의 은행 대출 이용률이 높아진 결과다.

대기업 잔액은 152조3000억원으로 1.6%(2조4000억원) 감소했다. 시장 금리 하락으로 은행 대출보다 조달 여건이 양호한 회사채 발행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잔액은 378조2000억원으로 전년대비 6.1%(21조8000억원) 늘었고, 개입사업자(자영업자)은 2018년보다 8.1%(25조5000억원) 증가한 338조5000억원을 나타냈다.

자영업자 대출은 빠른 속도로 중소기업 대출도 추격하고 있고 가계 대출 내에도 자영업자 가구분의 대출이 포함돼 있어 이미 중소기업 규모를 앞질렀다.

지난해 은행권 가계 대출 잔액은 888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3%(60조7000억원) 확대됐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대출 금리가 크게 떨어졌지만, 정부가 예대율 개편 등으로 가계 부채 증가율을 억누르면서 5년 만에 최저 증가율을 보였다.

제2금융권까지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 대출 증가율은 4.1%로 5년래 최저 수준이다.

국내 4대 은행들의 경우로 좁혀보면 지난해 자영업자에게 빌려준 돈이 1년 새 13조원 넘게 불어나면서 200조원을 돌파했다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개 은행들의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총 204조5529억원으로 전년 말(191조769억원) 대비 7.1%(13조4760억원)나 늘어났다.

이 같은 시중은행들의 자영업자 대출 확대는 강화되고 있는 가계 부채 억제 정책의 풍선효과 영향이 컸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을 상대로 사실상의 가계 빚 한도 총량제를 주문하면서, 대안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이 탄력을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는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최근 장기 연체자의 대출 비중이 높아지는 가운데 소득 대비 이자상환부담률이 상승하는 등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동현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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