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테크 4.0 …스마트 국방으로 거듭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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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테크 4.0 …스마트 국방으로 거듭난다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1.26 0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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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두 "2020년, 4차산업 혁명 통한 스마트 국방으로 탈바꿈 할 것"
- 국방예산 50.2조원·전력증강예산16.7조원..."병력 줄어도 전력은 증강"
- 방산진흥회 "국내 방산업체 이익구조 지나치게 열악...연구개발·투자여력 제한"
- 최기일 "과감한 연구개발 필요...전문가 키워야" 지적
국방 사물인터넷(IOT) 개념도. [자료=국방과학연구소(ADD) 홈페이지]
국방사물인터넷(IOT) 개념도. [자료=국방과학연구소(ADD) 홈페이지]

국방기술은 원시시대부터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하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꿔왔다. 그 기술은 다시 산업을 발전시켰고 새로운 인류 문화와 문명을 창조하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만들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유전 공습이나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제거작전에서 볼 수 있듯이 드론이 작전을 수행하고 전 세계 인류가 몇일 지나면 스마트 폰으로 생생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국방과 접목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내려 하고 있다. '밀리테크 4.0'이 바로 그것이다. 여기서 한번 뒤쳐지면 그 국가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국방부는 지난 21일 육‧해‧공군 3군 지휘부가 모여 있는 계룡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국방부・보훈처・방사청・병무청 주요직위자, 정부와 정당 주요인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확실한 변화, 대한민국 2020! 강한 안보, 책임 보훈’이라는 주제로 '2020년 국방부 업무보고'를 실시했다.

이날 국방부 업무보고는 2019년 핵심정책 추진성과와 평가, 2020년 국방정책 추진계획 보고, 질의 및 응답 순으로 진행되었고, 업무보고 이후 스마트 국방혁신 및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시연이 있었다. 드론시연과 함께 드론을 잡기 위한 레이저무기가 처음 공개되기도 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020년 핵심 추진과제로 ‘2020년 첫 국방예산 50조 시대, '넘볼 수 없는 군사력 건설’과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한 ‘스마트 국방으로 탈바꿈’을 제시했다.

국방부가 스마트 국방을 강조하고 나섰다. [자료=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국방부가 스마트 국방을 강조하고 나섰다. [자료=국방부 홈페이지 캡처]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핵・WMD 위협 대비 전년보다 1조1000억 원이 증가한 6조2156억원을 편성해 고고도무인정찰기(HUAV)를 추가 도입함으로써, 독자적인 감시정찰 능력을 증대시키고, 군 정찰위성 및 중고도무인기(MUAV) 사업을 정상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휘통제 기반전력 구축은 전년 대비 2373억 원이 증가한 3443억 원을 투입해 Link-16 성능 개량, 지상전술 데이터링크 및 후방지역위성통신체계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각 군간 지휘통제체계의 연동성을 보장하고, 연합․합동지휘통제체계를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군 핵심군사능력을 지속 보강하기 위해 전년 대비 2052억 원이 증가한 1조9721억 원을 투입해 230mm급 다련장, 대포병탐지레이더-Ⅱ 등을 전력화한다. 이는 북한의 장사정 포병에 대한 탐지․타격능력을 향상시켜 대화력전 수행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함이다.

또한, 사단정찰용무인항공기, 군단정찰용무인항공기-Ⅱ, 전술정보통신체계 등의 전력화를 추진한다.

주요 전력증강에 따른 예산편성도 마친 상태다. 금년 국방예산 50조 1527억원 중 전력증강 예산은 약 16조7000억원이다.

이중 국방개혁 군 구조 개편 여건 보장을 위해 5조 9907억원을 투입한다.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 사단 UAV, 호위함, KF-16 성능 개량, 상륙기동헬기, 전술지대지유도무기 등의 첨단무기체계를 전력화해 병력 감축과 부대 수는 감소되더라도 전투력은 강화되도록 전력을 보강한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초국가적․비군사적 위협에 대비한 임무수행능력 확대를 위해 3865억 원을 투입한다. 특히, 새로운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는 무인기 공격에 대비하여 무인기 대응 레이저 대공무기를 연구·개발한다.

또한 재외국민 보호 및 국익증진을 위해 대형 수송함, 대형 수송기 사업을 추진하고, 우주기상 예·경보체계, 군 위성통신체계 사업 추진 등으로 실효적 우주역량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국방부는 국방예산이 함부로 낭비되지 않도록, 국방개혁 2.0과 우리 군 주도의 전작권 전환을 적극 추진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정 장관은 이날 보고에서 밀리테크 4.0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 적용, ‘스마트 국방으로 탈바꿈’한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국방,혁신강군' 이라는 비전을 설정하고, 국방운영․기술기반 혁신과 전력체계 혁신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국방운영・기술기반 혁신은 국방운영 전반에 걸쳐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AI 기술을 활용하여 분석함으로써 실시간 투명하고 합리적인 국방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총수명주기 간 빅데이터 등 과학적 관리체계를 적용해 수리부속의 수요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키고, 로봇과 자동화 정비 설비를 갖춘 '스마트 팩토리' 구축 등을 통해 국방자원관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한 초연결․초융합․초지능의 국방 인프라를 조성함으로써 국방운영․기술기반 혁신을 가속화 해 나갈 계획이다.

전력체계 혁신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무기체계를 확보하여 군사력 건설을 가속화하는 것으로써, 이를 위해 ‘미래 8대 국방핵심기술, 10대 군사능력, 30개 핵심전력’ 선정을 완료했다.

밀리테크 4.0을 위한 전력체계혁신 계획. [자료=국방부 홈페이지 캡쳐]

향후 국방부는 기술 성숙도를 고려한 전력 확보를 적극 추진하고, 무선암호정책 개선, 신기술 신속 적용을 위한 방위사업분야 규제완화 적극 추진, SPIN ON/OFF를 통한 국방 R&D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민군상생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추진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이미 많이 늦은 편에 속한다. 우리 주변국들은 미국·중국·러시아·일본·북한이다. 미국·중국·러시아는 극초음속 무기를 개발하거나 실전배치했고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다. 미국은 사이버군에 이어 우주군 창설을 국회가 승인했다. 북한은 핵을 보유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성공했다. 잠수함발사미사일도 시험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사이버사령부 창설도 주장에 그치고 있고, 앞으로도 전력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더 걸릴지 모르는 한국형전투기(KF-X)는 4.5세대 전투기다. 

게다가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에도 우리는 시급히 해결해야하는 많은 과제들을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017년과 2018년 방산업체들의 이익구조를 분석 자료. [자료=한국방위산업진흥회 홈페이지 캡쳐]

한국방위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체들의 이익구조는 한마디로 열악하다. 2017년 약 1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8년 약 130억원의 흑자를 기록해 0.1%의 당기순이익률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당해년도 제조업 평균 5.5% 의 5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그러니 연구개발이나 투자에 대한 여력이 없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2018년 방산업체 투자실적. [자료=한국방위산업진흥회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2017년에 비해 2018년도 국방예산은 늘었지만 방산업체들의 설비투자여력과 연구개발투자는 4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에 대한 홍보마저 부족해 '비리산업'이라는 오명을 여전히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최기일 방위사업학 박사.
최기일 방위사업학 박사.

국내 방위사업학 박사1호며, 최근 더불어 민주당 영입인재 발표로 널리 알려진 최기일 건국대 겸임교수는 "밀리테크 시대에 걸맞는 기술 혁명과 진보를 통해 첨단 무기체계 관련 기술력이 맞춤형 전술(Tactics)과 전략(Strategy), 계획(Plan)이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DARPA(고등연구계획국)을 벤치마킹 사례로 제시했다. DARPA의 경우에는 3년 안에 연구개발이 성공한 경우 이를 실패한 프로젝트로 규정할 정도로 매우 도전적이고 진취적이며 혁신적인 국방 연구개발(R&D)를 추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부의 국책 R&D 연구개발 과제 성공률이 96% 이상으로 애초부터 달성 가능한 목표에 안주하는데, 영어단어의 ‘FAIL(First Attempt In Learning)’이 “실패는 배우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해본 시도”라는 의미를 되새겨 국방 R&D분야에 대한 인내와 관용, 투자와 지원이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방위산업의 민-관-군-산-학-연의 거버넌스(Governance) 구축을 위한 생태계 여건 조성 노력과 함께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 부설 링컨랩(Lincoln Lab) 같이 국내 대학과 연구소, 학계 등이 정부와 방산업체 등과 공동연구가 가능토록 제도적인 검토가 시급히 요구된다"며 "MIT 링컨랩은 1951년 창립돼 3700여명의 연구원이 항공분야 등 8개 기술분야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미국 정부의 공식지원을 받는 국방 및 방위산업 관련 대학 부설 연구소"라며 소개했다. 

아울러 "무기체계가 진화할수록 작전운용성능(ROC)에 대한 운용요구서(ORD) 상에 무기체계 운용개념이 보완되어야 하는데, 이는 기술과 정보가 주도하는 하이테크 시대에 있어서 장차 미래전 양상 측면에서 기존의 전장영역이 복잡 다양해져 다층 및 다영역화될 것"이라며 "4세대 전쟁에서는 임무형 지휘(Mission Orders)가 중심이 된 중앙집권적인 군수기능의 필요성이 감소될 것이므로 신축적이면서 유연한 무기체계 획득 및 조달체계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천문학적인 국방예산이 수반되는 복잡한 무기체계 획득분야에서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데, 전문가 부재와 전문성 부족에서 기인하게 되는 비리 발생 개연성이 높다"며 "미국 사례와 같이 DAU(국방획득대학) 신설 및 국방획득인력 전문자격법(DAIWA) 제정 등도 심도 있게 논의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방위사업 분야의 전문가 부족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이어 "방위산업이 혁신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첨단 무기체계 확보와 함께 전력화된 무기체계와 함께 한국군 특성에 맞는 운용개념이 정립되고 발전돼야 비로소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밀리테크 4.0’이 확장성을 갖고서 혁신적으로 진보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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