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설맞이 특별조건'을 찾아볼 수 없다. 대대적인 설맞이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지난해와 사뭇 대조되는 분위기다.

23일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두고 국내 완성차 업체의 서울지역 대리점들을 방문 취재한 결과, 설맞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판매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너무 잘나가서' 혹은 '경기가 안 좋아서'가 그 이유였다.

지난해 완성차 업체들은 설연휴 계약 시 추가 할인, 귀향비 지원 등 각종 판촉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각 완성차 기업의 차량을 접할 수 있는 일선 대리점에선 그 대신 주요 SUV 모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 대리점 한 관계자는 "모델들이 다 잘나가는데 굳이 판촉행사를 할 이유가 없다"며 "특히 팰리세이드는 지금 계약해도 6개월 뒤에 받을 수 있다. 회사 전반적으로 인기 모델의 경우 무이자 할부 등 지원 정책은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차량을 인도받기까지 인내심이 필요한 상황. 해당 관계자는 "물량을 늘리고 있으나 북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회사에서 수요를 따라가기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차 대리점도 비슷한 분위기다. 지난해 여름 출시된 소형 SUV 셀토스의 경우 지금 계약해도 평균 2개월 뒤에 출고 가능하며, 투톤으로 들어갈 경우 4개월 가량 대기해야 한다. 

기아차 판매 관계자는 "특별한 명절 판촉 전략은 없다"면서 "다만 쏘렌토, 카니발 등 올해 신형 출시를 앞둔 모델들은 50만원~100만원 할인이 적용된다. 특히 2월 신형 모델 출시를 앞둔 쏘렌토는 100만원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쉐보레 매장은 지난 16일 출시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사전계약 접수가 한창이다. 소비자 반응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쉐보레 공식 유튜브에 게재된 트레일블레이저 영상은 이미 100만뷰를 돌파했다.

쉐보레 대리점 관계자는 "트레일블레이저는 사전계약 시 2월 말에 출고된다"며 "다음달 초에 카드 할부 등 구체적인 지원 사항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계자 말에 따르면 쉐보레에서는 일부 차종에 대해 무이자 할부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타 업체에선 극히 드문 일이다. 중형 SUV 이쿼녹스는 60개월 무이자 할부가 지원되며 소형 SUV 트랙스는 2019년도 모델의 경우 36개월 할부가 가능하다.
 
쌍용차 대리점 한 관계자도 "경기가 안 좋아서 특별한 명절 프로모션은 없는 거 같다"면서도 주력모델인 소형 SUV 티볼리의 꾸준한 인기를 설명했다.

티볼리는 지난해 부분변경 모델이 나왔지만 기아차 셀토스에 시장 1위 자리를 내주며 쓴맛을 맛봤다. 지금 계약하면 인도까지 평균 3~4일이 걸리고, 공장에 차가 없으면 2주 가량 소요된다.

르노삼성차는 10년 지난 노후차 보유 고객이 2020년형 SM6와 뉴 QM6 구매할 경우 50만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매장 분위기는 한국지엠, 쌍용차 등과 유사하다. 

르노삼성 판매 관계자는 "회사 대표 모델인 QM6의 경우 지금 계약하면 다음주~2월 초에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QM6는 지난달 SUV 전체 판매 1위를 기록한 모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