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호주 대형 산불, 전 세계에 영향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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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를 품다] 호주 대형 산불, 전 세계에 영향 끼쳤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1.2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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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 태평양 거쳐 남미까지 연기 흐름 포착

호주 대형산불은 호주뿐 아니라 남미 등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구 순환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최근 지난해 대형 허리케인 ‘도리안’과 호주의 대형 산불 등이 어떻게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에어로졸(액체나 고체의 입자가 주로 공기와 같은 기체 내에 미세한 형태로 균일하게 분포돼 있는 상태)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영상이다.

이 영상에는 먼지(오렌지), 바다 소금(파란색), 질산염(분홍색)은 물론 탄소질(빨간색)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입자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지 관련 정보가 들어 있다.

호주 산불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돼 최근 폭우로 잠시 주춤하는 동안 지금까지 남한보다 넓은 면적인 1100만 헥타르를 불태웠다.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1400채가 넘는 집이 불탔다. 야생동물 피해도 심각해 캥거루, 코알라, 주머니쥐를 포함한 동물 10억 마리 이상이 떼죽음을 당한 상태다.

이번 화재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호주 최악의 화재로 기록된 2009년 ‘검은 토요일 (Black Saturday)’의 44억 호주달러(약 3조5000억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로 인한 연기 때문에 호주의 순간 최대 초미세먼지 농도는 하루에 담배 37개비를 피우는 것과 맞먹는 수준을 기록했다. 오염된 공기가 바다 건너 뉴질랜드와 남미에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NASA의 관련 동영상은 호주 산불뿐 아니라 지난해 8월에서 올해 1월 사이에 있었던 대형 기후 관련 현상도 같이 거론됐다. 2019년 8~9월의 허리케인 ‘도리안’, 2019년 8~9월의 남미와 인도네시아 화재 등이 포함됐다.

NASA 측은 “호주 산불의 지역적 영향은 이 지역의 재산과 생활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다”며 ”호주 전체 대기 질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대규모 화재로 발생한 연기가 전 세계 날씨와 상호 작용하면서 직간접적 영향을 미쳤다.

최근 기후변화로 전 세계에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의 산불도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호주는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최근 식량농업기구는 동아프리카에서 ‘사막 메뚜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 또한 기후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동아프리카 지역에는 이상 기후로 최근 비가 많이 내렸다. 이 때문에 초목이 성장했고 ‘사막 메뚜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막 메뚜기’는 떼 지어 움직이면서 옥수수밭은 물론 농장을 쑥대밭으로 만든다. 식량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NASA 측은 이번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최근 발생한 여러 기상 이변들은 궁극적으로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이라며 “이런 현상은 한 곳에서만 손해를 끼치는 게 아니라 상호 작용하면서 전 지구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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