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5대그룹에 "공동 사업화 과제 제출하라"...재계 "지금 전두환 때? 시대착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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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5대그룹에 "공동 사업화 과제 제출하라"...재계 "지금 전두환 때? 시대착오적"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1.22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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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1월말 공동 R&D-투자 주문… 재계 “미래전략 경영까지 간섭” 반발
- 전두환 신군부 정권, '산업 합리화 조치’ 추진해 기업 통폐합 등 맘대로 통제
- 문재인 정부, 재계 강력 반대에도 '상법, 자본시장법, 국민연금법' 시행령 국무회의 통과
- 안철수 "(문재인 정부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무능, 특히 경제문제는 아마추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대 그룹에 공동 사업화 아이디어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해 "지금이 5공화국이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정재계에 따르면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 고위 임원들은 지난 13일 서울 모처에서 정부가 내준 ‘공동 사업화’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였지만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사업화’ 과제는 지난해 11월 말 김상조 정책실장이 각 그룹에 요청했다고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당시 김 실장은 5대 그룹 기업인과 가진 조찬 모임에서 ‘2020년 국가경제 운영계획’을 설명하며 “제2 반도체가 될 만한 신사업을 5대 그룹이 함께 찾고, 공동 연구개발 및 투자에 나서면 정부도 이를 국책사업으로 삼아 총 수십조 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라고 제안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5대 그룹 고위 임원들을 불러 '공동 사업화' 과제를 제출하라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자리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동석했다. 

재계는 “기업의 운영 방식을 전혀 모르는 가운데 나온 발상"이라며 “기업들이 각자 목숨을 걸고 미래사업을 개척하는 가운데 공동으로 미래전략 사업을 진행하라는 것은 지나친 간섭"이라고 밝혔다.

김상조 정책실장의 제안은 결국 청와대의 뜻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청와대는 이번 논란과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는 2019년 경제성장률이 2.0%까지 추락하는 등 경제 문제가 '발 등에 떨어진 불'이다. 따라서 반도체와 같은 국가 미래 먹거리를 찾고 대기업이 공동 참여한다면 빠른 시간 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정부가 민간 기업에 '공동 사업'을 요구하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다. 특히 과거 전체주의 시대와 달리 지금은 무한경쟁 속에서 자율과 창의가 중요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또한 '생존'을 두고 기업간 경쟁도 치열하다. SK와 LG가 '배터리 특허'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기도 하고, 삼성과 LG는 'OLED와 QLED'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이같은 청와대의 '공동 사업화' 과제에 대해 재계는 제 5공화국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며 황당한 반응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을 청와대로 불러 악수하고 있다

1980년 제5공화국 당시 전두환 독재정권은 업체 간 과당 경쟁과 과다 설비를 지양한다는 이유를 들어 '산업 합리화 조치’를 추진했다. 당시 정부는 재계 회장들을 불러 강제로 사업 방향을 바꾸게 하고 업체들을 통폐합시키기도 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등이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에 불려가 강제로 도장을 찍은 건 유명한 일화다. 

박정희 정권 때는 국가가 산업을 좌지우지하고 기업에 사업권을 허가제 형식으로 통제했다. 

재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공동 사업화' 과제는 전체주의 국가 시절의 유물인 셈이다"라며 "4차 산업혁명 시대인데 정부주도의 산업화 시대 정책 구상을 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퇴행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다면 기업인들을 청와대나 각종 행사에 불러 "투자하라" "일자리 만들라" 등으로 압박할 것이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활동하도록 시장을 만들고 규제 개혁 등 환경을 조성하면 된다는 것.

문재인 대통령이 재계 총수들을 청와대로 불러 이야기하고 있다

정부는 재계의 절박한 요청도 단번에 거절했다. 정부는 재계가 기업의 경영권 침해 소지가 크다고 반발했던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 자본시장법, 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재계 무시하고 국무회의를 21일 통과시켰다. 정부의 이중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현 정부가 세 가지가 없는 정부 3무정부이다. 먼저 능력이 없다"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무능, 아무래도 그 이유가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다 보니 여러 가지 특히 경제문제는 아마추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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