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석탄발전 과감하게 줄이겠다”… 이소영 변호사의 정치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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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석탄발전 과감하게 줄이겠다”… 이소영 변호사의 정치 포부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1.22 1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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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기후·에너지 활동’ 가장 많은 정당… 신뢰 높아
대학교 때부터 환경 관심… 로펌·환경 운동 경험, 의정 활동 도움될 것
원내 간다면… 석탄발전 과감하게 줄일 수 있는 입법 먼저

변호사에서 환경운동가로, 이젠 정치인으로 길을 걷고자 하는 이가 있다. 입법을 통해 국민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겠다고 나섰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8호 영입인재가 된 이소영(34) 변호사 이야기다.

이 변호사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나와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이어 정치권까지 발을 이끌었다. 결이 다른 듯 보이는 이력에는 환경·에너지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정치를 택한 건 이 분야를 중요 의제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여의도에서 기후변화는 아직 ‘먼 미래’의 일이다.

이제 막 당사 출입증이 나왔다는 이 변호사를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만났다. 영입 발표 일주일밖에 되지 않아서인지 당사에 있는 모습이 스스로도 낯선 듯했다. 민주당 영입 발표 이후 사단법인 기후솔루션 부대표 자리와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저감위원회 간사 자리는 내려놨다.

이소영 변호사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총선 '인재영입 8호' 발표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이소영 변호사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총선 '인재영입 8호' 발표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사법연수원 41기인 이 변호사는 판사 임용을 마다한 뒤 김앤장 환경팀에서 5년 가까이 일했다. 2016년 국내 최대의 로펌을 스스로 그만둔 뒤에는 작은 로펌에 들어가 일하면서 환경운동을 병행했다. 주말과 밤 시간을 아껴 해오던 ‘투잡’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8년 7월부터는 환경운동에 매진했다. 사업자 등록 말소는 지난해 8월이지만, 사실상 수임 활동을 안 한 지는 더 오래됐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로펌의 변호사가 직장을 그만둔 용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이 변호사 주위에서는 ‘제자리로 돌아왔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한다. 대학부터 환경 운동을 이어온 만큼 김앤장에서 보낸 시간이 오히려 특출난 이력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절박한 기후위기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정치를 결심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영입 발표 하루만인 지난 15일 나온 ‘전문 변호사’ 논란에는 “정치가 이런 거구나” 배웠다고 했다. ‘정치’ 분야를 말할 때는 조심스러웠지만, 기후·에너지 분야에서는 폭넓은 지식과 확신을 나타냈다. ‘기후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자유한국당 의원들부터 설득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보였다.

◆이소영 변호사와 일문일답

-민주당 영입인재 8호가 됐다. 영입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기후·에너지 관련 토론회 발표자나 패널로 많이 나갔다. 토론회를 직접 개최하기도 했는데, 노출되는 활동을 하다보니 눈여겨본 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의 전화를 받았을 때도 과총(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에서 하는 미세먼지 국민포럼 사회자를 하고 있을 때였다.

몇 주 동안 고민한 뒤 영입 제안을 받아들인 건 함께 활동하는 분들의 설득 때문이었다. 기후변화 이슈가 정치권 관심을 끌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이 기후 분야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를 더 많이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는 조언이 많았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뛰어온 사람인 만큼 여태 잘되지 않았던 정책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설득과 기대였다.

-지지하던 정당이 민주당인가.

당파성 없이 활동해왔고 공개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돌아보면 선거 때는 대체로 민주당을 뽑았다. 환경·기후 분야 쪽으로 열심히 활동하는 분들을 보면 민주당 정치인들이 많다.

제가 평소 좋아하는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아시아 최초로 탈석탄 국제 동맹에 가입했고, 김홍장 당진시장은 당진에코파워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막기 위해 단식까지 했다. 지금 그곳에 가보면 태양광 발전을 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선두에 나선 사람들이 민주당 분들인데, 그 동안 관심 갖고 이 분야를 말해주는 데 고마운 마음이 많았다.

-김앤장을 그만두고 환경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들었다.

저를 대학생 때부터 알던 사람들은 김앤장을 그만두고 나왔을 때 오히려 ‘돌아왔구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학생 때부터 환경 운동에 관심이 많고, 열심히 활동해 와서인지 입사 때부터 로펌 변호사로 앞으로 계속 살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진로 선택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사법연수원 2년차 진로 결정을 앞두고 저희 어머니가 모야모야병이라고 희귀성 질환 판정을 받았다. 지금은 관리를 잘하셔서 건강하게 지내는데 당시에는 전혀 모르던 병이었다. 무섭고 놀라운 상황에서 공직 임관은 수입이나 거처 문제로 생각도 하기 힘들었다.

당시에도 주변 사람들이 본질적 마음만 변하지 않는다면 돌아와서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내지 않겠냐며 지지해줬다. 5년 정도 일하며 쌓인 지식과 경험, 정보 등을 무기로 싸워보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김앤장을 그만두고는 선배 로펌에서 일 하면서 돈을 벌고, 주말과 밤 시간에 잠을 아껴서 활동했다. 2018년 7월부터는 전업으로 환경 운동에만 전념했다.

-환경 운동을 정치 야망의 실현으로 삼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저를 아는 사람 중에는 그렇게 생각하는 분이 없을 거다. 진정성을 갖고 활동해왔다. 정치를 결심한 건 책임감 때문이다. 환경·기후·에너지 문제를 잘 알고 몰입할 정치인이 있어야만, 이 절박한 환경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정치 자체가 꿈인 사람이 아니다. 앞서 말한 일을 해결하기 위한 방식으로 정치를 선택했다.

이소영 변호사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이소영 변호사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창완 기자]

-영입 발표 나고 난 뒤에 ‘전문’ 변호사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전문성에 대한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국내 최대 로펌 환경팀에서 5년을 근무했고, 한국환경법학회에서 2016년만 빼면 2015년부터 이사를 하고 있다. 최연소로 시작해서 5년 동안 맡고 있다. 서울변호사회 환경보전특별위 위원과 환경부의 환경오염피해 소송지원단도 맡고 있다.

한국당이 제 기자회견 당시에 저를 환경전문변호사로 소개한 것이 변호사 광고규정 위반이라는 문제를 제기했는데, 이건 깊이 알아보지 않은 오해에서 비롯된 일이다. 변협의 전문 변호사 등록제도는 변호사로서 수임활동을 위한 광고를 할 때 미리 등록하라는 규정이다. 쉽게 말해 돈을 벌려고 광고, 홍보할 때 등록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저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영리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소송수임이나 법률자문으로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미세먼지 저감과 기후변화 운동을 하는 변호사일 뿐이다. 환경 전문 변호사라는 표현을 제가 사용한 것은 이번 영입 기자회견에서가 유일하다. 정당 영입 기자회견은 변호사 사건수임을 위한 광고가 아니라서 규정 위반도 아니다.

-국회의원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입법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석탄 발전을 과감하게 줄일 수 있는 입법이 필요하다. 현재 전국에 60기밖에 안 되는 석탄발전소에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30%가 배출된다. 미세먼지도 전국 배출량의 10%가 넘는다. 단일 배출원으로서는 최대다. 전기는 건 달리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만큼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방식이 석탄 발전 폐지다.

활동을 하면서 근본적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게 석탄발전소로 가는 엄청난 보조금이다. 총괄원가보상제도라고 해서 짓고, 운영하고 세금내는 걸 한전이 다 보상해준다. 굉장한 특혜다. 신규로 석탄발전소가 계속 지어지는 이유가 이 막대한 보조금 시스템에 있다. 이걸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는 석탄발전에는 없는 법적 허가 기간이다. 원전은 법적 수명이 있어서 이걸 넘어서 발전소를 돌리려면 연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노후 석탄발전소가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해서 폐쇄해야 된다고 해도 법적 규정이 없다.

20대 국회에서도 석탄 발전 폐쇄 규정을 담은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됐는데 아직도 계류 중이다. 이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게 시급한 문제인 것 같다. 석탄 발전 과감하게 줄여서 탈석탄 나아가겠다고 하면 그걸 위한 별도 법도 필요할 수 있다. 주민 의견 수렴, 비용 부담 등 다양한 방안을 담은 법안을 마련하고 싶다.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생각을 듣고 싶다.

정부 에너지 전환 정책 방향에 동의한다.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려나가는 건 모든 선진국이 가고 있는 방향이다. 현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정책의 방향을 명확히 선언하고 첫발을 뗀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다만, 에너지 산업은 장기 인프라 산업이기 때문에 단숨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이제 집권 후반기에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나가면 된다.

현 정부 전반기에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이 발표됐다. 신규 원전 약 8GW 건설계획이 취소됐고, 석탄발전의 과감한 감축 방향도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선언됐다. 실제 변화도 발생했고, 그런 상황들이 성숙해 가고 있다고 본다.

석탄발전이나 원전은 다음 세대에 큰 영향을 부과하는 문제다. 둘 다 줄여가는 게 맞는 방향이다. 석탄발전은 온실가스나 미세먼지 문제가 크다. 원전 역시 지형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수만년 묻어둬도 없어지지 않는 방사성 폐기물을 다음 세대에게 짋어지라고 하는 건 정의롭지 못하다. 폐기물저장시설도 위험을 안고 살라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탈석탄 과정에서 나오는 액화천연가스(LNG) 의존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 문제가 정말 어렵다. 원칙적으로는 석탄 발전 빈자리를 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갑자기 60기가와트(GW)를 짓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단숨에 해결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빈 공간을 메우는 게 LNG인데, 신규 가스 발전소가 또 하나의 좌초자산이 될 수도 있다. 섣불리 늘리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이 분야에서는 ‘정의로운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에너지 전환이나 기후변화 대응 이 국가나 가야 하는 흐름이라면, 그 과정에서 노동자나 약자들이 볼 피해를 최소화하는 일이 동반돼야 한다. 단순히 환경 문제로 멈추자는 게 아니라 경제 성장과 고용 문제 등 전체적 안목이 필요하다.

최근 독일이 2038년 말까지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에 이런 인식이 녹아들어가 있다. 독일은 탈석탄을 선언하면서 경제적 타격을 받는 지역에 최소 400억 유로(약 51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발표했다. 기후변화 문제도 중요하지만 먹고사는 문제도 중요하다. 석탄화력이 빠져나간 자리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등으로 빈 공간을 메우고, 약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예산과 법을 마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의원 대다수가 현 정부 에너지 정책을 비판한다.

석탄 발전만 해도 원내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그만큼 미세먼지나 환경 문제가 초당적 이슈가 된 것이다. 정치 논쟁화 된 부분도 있지만, 공통의 이슈인 부분도 있다.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이슈부터 차근차근 해나가야 한다. 환경운동을 하면서 민주당 외 정당 의원님들과 논의해 보거나 공감대를 얻어본 적도 있다. 제가 만약 원내에 들어간다면 자유한국당 의원님들부터 설득해 나가겠다. 정치 쟁점화가 아닌 초당적 부분부터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겠다.

-환경과 산업은 상충한다. 경제 활동 측면에서 환경과 산업이 공존할 길은 없나.

저는 온실가스 감축 얘기가 환경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 문제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 대선 국면의 민주당 경선을 보면 그린뉴딜이 뜨거운 쟁점이다.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그 재원으로 사회 안전망을 만들어 불평등도 해소하자는 거다. 이렇게 묶어서 사회를 바꿔가야 한다는 게 정책의 요체다.

최근 EU(유럽연합)에서도 탄소국경세 논의가 시작됐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고 늘어나는 국가들에는 무역적 불이익을 주겠다는 내용이다. 수출 위주 경제인 우리나라에는 특히 중요한 문제다. 온실가스 배출이 국가 경제에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전부터 우리의 생존 전략이 온실가스를 감축이라는 발언을 꾸준히 해 왔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수출산업까지 연결시킬 수 있다. 감축 기술 발전, 재생에너지 효율 등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다. 기후변화 시대에 새로운 정치 전략이 필요한 시기다.

-어떤 각오와 포부로 정치 활동을 할 생각인가.

가족들은 험난한 길이라며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응원과 지지도 많이 보내준다. 그 응원과 지지, 염려 등을 자양분 삼아 열심히 해나가겠다.

제가 환경운동을 하는 동안에도 기업 활동에 대해서 잘 아는 게 도움이 많이 됐다. 길지는 않은 시간이지만, 여러 환경단체들과 시민사회 활동을 해온 경험도 생겼다. 기업 활동과 시민사회 활동을 둘 다 해 본 만큼 의정 활동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다른 종류의 경험이 종합된 의정 활동이 확실한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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