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대한항공, 지난해 12월 고객가치 혁신 MOU...조원태 회장 의지 반영
대한항공과 업무제휴(MOU)를 맺은 카카오가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카카오가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이 격화되는 상황이기 때문.
20일 재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한진칼 지분 1%가량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매입 시점은 오는 3월 주총 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매입 기일(2019년 12월26일·주주명부폐쇄일)보다 빠르다는 관측이다.
카카오 측은 "대한항공과의 양해각서 체결 이후 한진그룹과 전사적인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일부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며 "(의결권 행사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입장이다.
카카오와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5일 고객가치 혁신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맺고 모바일 환경에서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콘텐츠 강화, 멤버십, 커머스 등 다양한 부문에서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카카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상호 협업을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
조원태 회장은 IT와 마케팅이 접목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갖고 카카오와 MOU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카카오가 조원태 회장과의 사전 교감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만약 카카오가 의결권을 행사한다면 조원태 회장의 '백기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한편, 한진칼은 오는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상정한다.
조 회장의 지분율은 6.52%에 불과하다. 최근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든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6.49%)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가 조 회장을 이탈한다면 경영권이 위태롭다.
또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17.29%)와 최근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정정한 반도건설(8.20%)이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경영권 향배가 달라질 수 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