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규제에 올해 증권사 실적 '비상'...돌파구는 '수익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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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규제에 올해 증권사 실적 '비상'...돌파구는 '수익 다각화'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1.21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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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정부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 칼 빼...증권사 주요 수익 사업에 타격
- 증권사, 부동산 PF 쏠림 현상 나타나...신기술금융 등 ‘수익 다각화’로 돌파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증권업계가 고수익을 거둬왔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 태세를 보여 증권사들이 수익 구조 다각화로 돌파구를 찾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 文 정부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 칼 빼 증권사 주요 수익원인 부동산 PF 타격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수위와 강도를 점차 높이며 규제 일변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지난 연말에 ‘부동산 PF 익스포져 건전성 관리 방안’을 꺼내들면서 증권사들의 사업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게 된 요인으로 채권 금리 급락에 따른 이익뿐만 아니라 투자은행(IB) 부문 실적 강세가 꼽힌다.

특히, IB 부문 실적에서 부동산 관련 수수료 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증권사 이익 성장을 이끌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에도 증권업계는 부동산 PF 관련 조직과 인력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면서 사업 확장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이 같은 부동산 PF 쏠림 현상에 경종을 울리기 시작하면서 올해부터는 이 분야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금융투자업계 CEO들과 가진 새해 첫 간담회에서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 관리와 규제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은 위원장은 이날 “증권사의 경우 SPC에 5조 원 이상이 대출됐고, 이 중 약 40%가 부동산 분야에 제공되고 있다”며 “혁신기업의 발굴과 자본시장의 발전을 선도해 나가야 할 IB의 영업이 벤처·중소기업이 아닌 부동산에 집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에는 금감원이 ‘2020년도 금융감독원 검사업무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해 대내외적인 불안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특히, 국내외 부동산시장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유동성 위험이나 헤지펀드 환매 중단 등 잠재 위험요인을 점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종합검사 시 증권사들의 부동산 투자 규모별·유형별 리스크 관리실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자료=한국신용평가
자료=한국신용평가

 

▲증권사, 부동산 PF 쏠림 현상 나타나...신기술금융 등 ‘수익 다각화’로 돌파

한편, 금융당국의 이번 규제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지나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자금의 물꼬를 혁신기업으로 돌리겠다는 취지도 포함하고 있어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 다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번 부동산 PF 규제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증권사 중 하나인 메리츠종금증권은 증권가에서 올해 관련 사업 정체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익 사업 다각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20일 글로벌 바이오기업에 투자하는 ‘메리츠-엔에스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 1호’가 126억 원의 투자수익을 거뒀다고 발표하면서 신기술금융 부문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의 성공적 안착으로 투자영토 확장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기존 강점인 IB 부문 강화의 일환으로 인프라, 항공기, 해외 M&A 인수금융 등으로 수익처가 다각화됐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흥국 중심,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강세장이 전망되면서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 및 발행 규모가 확대되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ELS 조기 상환은 22조 3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15.4% 늘었다. 발행도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한 34조 3000억 원이 발행되면서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사업 다각화를 언급하며 “자본이 크고, 고객 기반이 넓고 IB 영역에서 다양한 딜 소싱을 하고 있는 대형사의 경우 전환이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라면서도 “기형적으로 부동산 PF에 편중된 사업모델을 가진 증권사의 실적은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부동산 PF 확대와 궤를 같이해 최근 자본확충을 했던 증권사들의 경우 유휴자본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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