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새해 잠 못 드는 보험사 수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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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새해 잠 못 드는 보험사 수장들
  • 윤덕제 전문기자
  • 승인 2020.01.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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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자동차보험 및 실손보험 손해율 급증, 금년 보험료 인상 기대수준 미흡
-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운용수익 난감
- 업계 파이를 키우는 상생의 협력 절실

 

경자년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뜨겁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해 12월말 2197.67에서 1월17일 종가 2250.57, 코스닥지수는 669.83에서 688.41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대부분 업종이 상승세다. 많은 투자자가 올해는 큰 장이 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보험사 종목들은 하나같이 하향세다. 지난 1년간 장중 최고가 대비 적게는 20% 대에서 크게는 50% 이상 하락한 종목도 있다.

지난 12월초 신한금투(12.12 리포트)에서는 2020년 실손 요율 조정 가이드라인이 발표되지 않았을 때만 해도 요율 인상 폭이 시장 기대치(15%) 대비 클 개연성이 높고 금년 자동차보험 요율 인상까지 기대하면 손해보험 업종의 주가는 상대적 강세를 예상하며 비중확대(유지)를 제시했다.

하지만 새해 보름이 지난 지금 보험업종은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장에 관심을 끌 만한 호재성 소식은 보이지 않는다.

업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12월 삼성화재 100.1%, 현대해상 101.0%, DB손해보험 101.0%, KB손해보험 100.5% 등 대부분 업체가 100%를 웃돌아 영업손실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설 이후 3%대 보험료를 인상할 예정이나 금융당국의 권고에 막혀 기대했던 수준에는 미흡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지난해 보험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실손보험 손해율은 작년 상반기 기준 129.1%에 이른다. 업계 요율조정작업이 한창 마무리 단계이지만 전체 실손보험중 손해율이 양호한 신(新)실손은 9% 인하 예정이고 2017년 상반기까지 판매된 표준화실손과 구(舊)실손은 9%대 인상하는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과 만성적자 상태를 개선하기에는 아쉬운 수준으로 업계 반응은 냉랭하다”고 밝혔다. 팔면 팔수록 적자규모는 커지는 구조다.

보험사는 이러한 보험영업손실을 자산운용수익으로 만회하고 있지만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 시장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처 개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행 2년 앞으로 다가온 새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부채시가평가제도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해외투자 한도를 완화하려는 노력도 뜻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금융위원회는 보험상품의 사업비와 모집수수료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보험업감독규정 일부개정안을 의결했다. 주요 내용 중에는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모집수수료 기준을 명확히 하고 계약 1년차 모집수수료 상한 설정 및 모집수수료 분할 지급 방식을 도입해 불완전판매 소지를 최소화 한다는 긍정적 취지는 분명히 보여줬다. 하지만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공격적 영업을 통한 매출 증대의 판매조직 유인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매출 위주의 출혈경쟁에서 벗어나 수익경영으로의 전략수정이 필연적이다”라며 영업방식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알렸다.

한편, 소비자물가지수로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과 3800만명의 국민이 가입해 있는 제2의 건강보험이라는 실손의료비보험이 주력 상품인 보험업계에서 가격에 대한 국민적 저항과 민감도는 상상 이상이다. 금융당국과 전문기관 및 동종업계의 긴밀한 협력적 소통체계가 특별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개별 회사가 독단적으로 풀어낼 수 없는 시스템이다. 특히 금년에는 대내외적 위협요소를 감안하면 더욱 절실해 보인다.

업계 수장들의 경자년 신년사에 등장한 공통되는 핵심 단어는 고객과 디지털 및 신사업이다. 소비자의 신뢰가 바탕인 보험업의 본질상 고객만족은 항상 최우선에 있다. 또한, 디지털 전환으로 사업비 효율화 및 소비자 편의성을 제고하고 신사업, 신상품 개발로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한목소리의 같은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업계 관계자는 “각 사의 세부적인 사정이야 다양하겠지만 큰 틀의 방향성은 늘 같았다. 다 같이 진정성있는 상생의 노력을 기울이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증시 격언에 “드러난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지금의 보험사 주가가 바닥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3월 주총을 앞둔 잠 못 드는 수장들의 속내일 것이다.

윤덕제 전문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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