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가둬 색깔을 원하는 대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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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가둬 색깔을 원하는 대로 바꾼다
  • 정종오 기자
  • 승인 2020.01.17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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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관련 광소자 개발
방위각으로 편광된 1,570nm 파장의 빛(w로 표시, 붉은색)이 가운데 지름 1 마이크로미터 가량의 나노실린더(금색으로 표시된 원통 부분) 구조에 입사되어 785nm 파장의 2차 조화파(2w로 표시, 파란색)로 변화되는 과정.[사진=한국연구재단]
방위각으로 편광된 1,570nm 파장의 빛(w로 표시, 붉은색)이 가운데 지름 1 마이크로미터 가량의 나노실린더(금색으로 표시된 원통 부분) 구조에 입사되어 785nm 파장의 2차 조화파(2w로 표시, 파란색)로 변화되는 과정.[사진=한국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17일 박홍규 교수(고려대 물리학과)와 키브샤(Kivshar) 교수(호주국립대) 연구팀이 나노실린더 구조에 빛을 가둬 빛의 색깔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광소자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우주 탄생 당시부터 존재하던 빛은 물리학의 영원한 연구과제이다. 빛을 제어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광통신, GPS, 의료용 내시경, 태양전지, 광센서, 광스위치 등 산업 전반에서 결실을 낳고 있다.

빛을 제어하는 방법으로는 광섬유 경계면에서 일어나는 전반사나 광결정에서 나타나는 특정 파장 빛의 반사, 두 가지가 전부였다. 21세기 들어서야 아주 작은 나노구조에 빛을 집속시켜 빛을 제어하고 빛의 파장을 바꾸는 제3의 방법이 이론적으로 제안됐는데 이를 입증하는 실험적 결과는 없었다.

연구팀은 머리카락보다 백 배 가느다란 나노실린더에 적외선 영역의 빛을 가두자 적외선이 아닌, 가시광선 영역의 빛이 출력되는 현상을 직접 관측했다. 붉은빛이 극한의 좁은 공간에 갇히면 청색의 빛으로 빠져나오는 빛의 비선형성을 강화시킨 결과이다. 입사한 빛을 다양한 다른 색깔(파장)의 빛으로 변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을 통해 실제 확인했다.

나노실린더 구조와 크기를 최적화하고 입사되는 빛을 도넛 모양으로 만들어 파장변환이 극명하게 나타나도록 함으로써 실험적 관찰이 가능했다. 약한 빛이 입사하더라도 나노실린더를 이루는 화합물 반도체(AlGaAs)와 강하게 상호작용하면서 빛의 파장변환 효율이 크게 높아지도록 설계한 것이다.

실제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 광소자를 이용한 결과 기존 나노 구조체 대비 빛의 파장변환 효율을 100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 작은 공간에 빛을 가둔다는 측면에서 광소자와 레이저의 동작 원리가 같은 만큼 연구팀은 앞으로 나노실린더 구조를 활용한 나노레이저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앞으로 빛 알갱이 하나의 색깔까지 바꿔서 양자 암호 통신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1월 17일 자(논문명: Subwavelength dielectric resonators for nonlinear nanophotonics)에 실렸다.

정종오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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