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킨지 보고서가 보내는 대우조선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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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 보고서가 보내는 대우조선 경고
  • 주장환 논설위원
  • 승인 2016.10.13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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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절벽, 자본 잠식, 운영 자금 고갈 등으로 근근히 버텨가는 대우조선해양에 대해 외국계 컨설팅 회사 맥킨지가 최종보고서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앞으로 “가장 큰 어려움에 빠질 것”이라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은 맥킨지 보고서가 “전혀 터무니없는 가정 하에 진행”됐다며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 수용하기 어렵다”고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대우조선의 미래는 결코 밝다고 할 수 없다. 특히 수주 절벽은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올해 수주액이 당초 예상치인 7조원 정도에서 3조원대로 주저앉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자금난으로 이어지면서 6개월 뒤 운영 자금이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

맥킨지 보고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지난 5년간 매출 및 영업이익률 등의 추세가 앞으로 5년 동안의 기업실적에서도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가정하고, 시장 상황 악화와 맞물려 사업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토대로 추정하면 오는 2020년까지 3조3000억 원 가량의 자금 부족 사태가 빚어져 사실상 자력생존 가망성은 사라지게 된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과 2000명 가량의 분사 추진 등 올해 안으로 임직원 규모를 1만 명 이하로 축소할 예정이다. 이미 매각한 플로팅 독 2기 외의 나머지 3기 추가 매각 등 생산설비의 축소도 예정돼있다.

현찰 확보를 위해 서울 다동 본사 건물을 1700억원대에 매각하려고 내놨으나 세 번이나 인수 희망자가 바뀔 정도로 어렵다. 미국계 시추 회사가 발주했다가 취소한 드릴십 1척을 계약 금액(6000억원)의 절반 이하인 2500억원에 긴급 매각하는 방안도 진행 중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프리카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2척의 드릴십(선박형 시추선)도 인수가 미뤄지면서 1조원 정도가 묶여 있다.

정부는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빅3 사를 컨설팅한 결과를 토대로 구조조정 방향을 잡겠다는 방침이나 대우조선해양 등의 반발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계가 불황의 터널을 빠져 나오려면 빠르면 내년 가을, 늦어도 2018년 봄이 되어야 한다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때까지 대우조선이 한파를 견디려면 신규수주와 내핍만이 약이다. 맥킨지 보고서가 마음에 안 든다고 내팽겨 칠게 아니라 잘못된 점은 받아들여 고쳐야 한다.

수주가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생산 설비와 인력을 줄이지 않으면 한국 조선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는 경고를 새겨들어야함은 물론, 감자(減資)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국민들은 물론 해외업계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주장환 논설위원  whanilj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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