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인 해제된 ‘금융 빅데이터 산업’...'테크핀'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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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 해제된 ‘금융 빅데이터 산업’...'테크핀' 시대가 온다
  • 이석호 기자
  • 승인 2020.01.14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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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3법 통과로 금융 빅데이터 산업 성장 발판 마련...‘빅테크’에 유리
- 빅테크 기업이 금융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테크핀 시대'가 온다

 

금융 빅데이터 산업 성장을 앞당길 법제도적 근거인 ‘데이터 3법’ 개정안이 마침내 국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테크’ 기업들의 금융 산업 공략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데이터 3법 통과로 금융 빅데이터 산업 성장 발판 마련...‘빅테크’에 유리

지난 9일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금융당국과 핀테크 업계의 숙원이 풀렸다.

데이터 3법 개정안은 지난 2018년 11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후 지난해 연말을 지나 새해를 맞이할 때까지 1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임기 만료를 앞둔 20대 국회 내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의견이 업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18년 입법조사처 조사에 따르면 국내 기업과 기관들의 빅데이터 도입률이 10%에 불과할 정도로 데이터 산업 발전이 더디게 이뤄졌다.

반면에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큼 앞서가기 시작하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져 향후 미래 성장 동력의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국내 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졌다.

핀테크 산업의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꽁꽁 묶인 금융 데이터를 풀 수 있도록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한 상황에서 데이터 3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국회를 향한 금융당국과 업계의 성토도 계속 이어져왔다.

오랜 난항 끝에 이번 법안 통과로 금융 데이터에 대한 봉인이 해제되고, 금융 빅데이터 산업의 법적 근거와 성장 발판이 마련되면서 핀테크 산업 확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금융 빅데이터 개방으로 금융권에 축적된 양질의 데이터를 핀테크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게 돼 고도화된 금융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는 ‘빅테크(Big Tech)' 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기존 금융권이 경쟁에 가세해 업계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 행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오픈뱅킹 서비스 출범 행사'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빅테크 기업이 금융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테크핀 시대'가 온다

한편,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금융당국과 핀테크 업계가 금융혁신 가속화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부터는 핀테크 산업 전반에서 전방위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이번 법안 통과로 빠르면 올해 7월부터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며, 8월부터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법이 시행되면서 P2P(개인간 거래) 금융도 제도권 안으로 진입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18일 전면 시행된 오픈뱅킹 성적도 훌륭하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오픈뱅킹 가입자 수는 1197만 명이며, 등록 계좌 수는 2222만 개다. 특히, 은행권보다는 핀테크 업권에서 더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금융 플랫폼 확장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의 정책적 지원에 따라 핀테크 기업들의 자본시장 진입이 촉진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코스닥 상장지원제도를 시행하면서 기업공개(IPO)를 지원한다.

또 정부는 향후 4년 간 3000억 원 규모로 투자되는 핀테크 기업 혁신펀드를 조성해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되면서 ‘테크’ 기업들이 기존 금융사와 활발한 제휴를 맺는 동시에 상대 영역을 침투해 가는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빅테크 기업의 양대 축인 카카오와 네이버를 비롯해 토스, 뱅크샐러드, 페이코 등 대형 금융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사업 범위가 확대되는 한편 자체사업 고도화에 나서면서 수익성도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계 대표들도 올해 신년사에서 공통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외치며 핀테크 분야 조직을 강화하고,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테크 기반 기업들과 달리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기존 문화를 단기간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대체적으로 우세하다.

오히려 빅테크 기업들이 금융산업 혁신을 주도해 나가면서 기존 금융사들을 고객 서비스 경쟁의 장으로 끌고 나오는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높다.

해외에서도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테크기업들이 기존 금융업을 잠식해 나가고 있어 이제 금융 중심의 ‘핀테크’가 아닌 기술 중심의 ‘테크핀’으로 불러야 되는 게 아니냐는 업계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금융업에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는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라며 “핀테크와 테크핀 개념도 모른 채 그저 어플리케이션 성능개선에만 힘쓰는 것이 핀테크라고 오판하다가는 금융기관들의 상당수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석호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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