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영향 제한적…미·중 무역 합의 기대감...산업부 "일평균수출액은 1월 플러스 전환 가능"
반도체, 석유화학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새해 첫 수출 지표가 증가세로 출발했다.
정부는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할 경우 수출이 14개월만에 반등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1월 1~10일 수출액(통관기준 잠정치)은 133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6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전월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3.7%(4억7000만 달러) 늘었다.
일평균 수출액은 17억700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면서 수출 조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5% 늘면서 수출 반등을 이끌었다. 최근 들어 반도체 단가 하락세는 다소 진정되고, 수출 물량은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제품(30.6%), 선박(0.1%) 등은 증가한 반면, 승용차(-4.6%), 무선통신기기(-4.8%), 자동차 부품(-9.6%) 등은 부진했다.
국가별로 보면 베트남(11.7%)과 일본(6.0%), 홍콩(26.5%), 중동(45.3%) 등은 증가했고, 중국(-3.5%), 미국(-12.0%), 유럽연합(EUㆍ-5.9%) 등은 감소했다.
수출이 플러스를 나타낸 배경엔 작년 동기 대비 기저효과 영향도 있다. 지난해 1월 1~10일 반도체 가격 급락으로 수출 실적이 최악의 성적을 냈기 때문.
작년 1월 같은 기간에는 반도체와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2%, 26.5% 줄었고, 전체 수출 실적은 7.5% 감소했다.
이달 15일로 예정된 미ㆍ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는 연초 우리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류허 중국 부총리는 미ㆍ중 무역 1단계 합의 서명을 위해 13~15일 중국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다. 미ㆍ중 분쟁이 일단락 되면 중국 내 투자심리 회복과 대(對) 중국 수출 개선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미국-이란 간 갈등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은 불확실성으로 부상했다. 다만 현재까진 중동 사태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달 대(對) 중동 수출이 증가하는 등 수치상으로 보면 이번 중동 사태의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석유화학 제품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동 수출 실적은 176억7000억 달러로 전체 수출 규모의 3.3%를 차지했다.
정부는 올해 1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조업일수를 고려해 수출 반등 시점은 1월이 아닌 2월로 잡았다. 이번 달 조업일수는 설 명절 연휴가 포함돼 21.5일로 지난해(24일)보다 2.5일 부족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한 1월 일평균 수출액은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리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달 1~10일 수입은 154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7%(8억3000만 달러) 많았다. 원유(40.7%), 석유제품(73.0%) 등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높았다. 기계류(-2.5%), 석탄(-36.5%), 승용차(-32.1%) 등의 수입은 축소됐다. 주로 중동(30.1%), 미국(26.1%), 호주(9.2%), 베트남(7.3%) 등으로부터의 수입이 늘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