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연초부터 '삐걱'...홍콩·대만 함께 '反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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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중국' 연초부터 '삐걱'...홍콩·대만 함께 '反중국'
  • 김의철 전문기자
  • 승인 2020.01.13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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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 총통, 대만 독립성향...11일 대선 압승
- 美, 선거결과에 '만족'...中 "대만과 교류 반대...'하나의 중국' 지켜야"
- 미·중 새로운 대립각 세울 수도
[사진=연합뉴스]
11일 역대 최다 득표로 연임에 성공한 차이 대만 총통이 선거 승리에 환호하며 지지자들에게 답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연초부터 시진핑 중국 주석의 '하나의 중국' 원칙이 커다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부터 이어지고 있는 홍콩 민주화 시위는 대만 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11일 치뤄진 대만 대선에서 57.1%의 역대 최다 득표 압승으로 이끌었다. 이로써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함께 대만과의 통일마저 완연히 흔들리며 홍콩과 대만이 함께 '반중국' 구호를 외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10일 타이베이 시내에서 차이 총통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모여 마지막 지지유세에 환호하고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사하며 중국의 세력확대 견제에 나선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선거 결과에 만족한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11일(현지시간) 차이 총통 재선 축하 성명에서 "대만은 자유시장 경제, 활발한 시민사회와 연동된 민주주의 체계 덕분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모범이자 세계의 공익을 위한 세력이 됐다"고 밝혔다. 

반면에 12일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대선과 관련한 향후 전망에 대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대만의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 전 세계에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기본적인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겅 대변인은 “우리는 국제 사회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중국인들이 대만 독립 활동을 반대하며 국가 통일이라는 정의로운 사업을 완수하도록 지지하고 이해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중국의 수교국이 대만과 어떤 형태로든 공식 왕래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관련국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대만과는 어떠한 공식 관계나 공식적 성격의 왕래를 하지 않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올해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경색국면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홍콩사태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밤 타이베이에서 열린 차이 총통 선거 승리 축하행사에서 함께 환호하는 홍콩인들과 대만인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6월 초부터 시작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8개월째 이어지면서 시진핑 주석의 중국 통합 정책인 일국양제가 통째로 흔들리고 있다. 

캐리 람 홍콩 특별행정구 장관은 강경 진압과 요구 조건 일부 수용 등 다양한 수단을 강구했지만 홍콩 시민들의 지속적인 민주화 요구 시위를 중단시키지 못하고 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강경 개입 이후에는 더욱 사태 해결의 실마리 찾기가 더욱 힘들어진 가운데 결국 양안 관계까지 망쳐버린 셈이 됐다. 

홍콩 사태는 대만인들에게 일국양제가 민주화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확산시켰다. 이로 인해 대만 유권자들이 '중국 통합'을 내세우는 후보보다 '대만 주권'을 강조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에 더 많은 표를 던지게 만들었다. 

한 외교 소식통은 "홍콩 사태 전까지만 해도 대만인들은 대만 독립을 외치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차이잉원 총통보다는 중국과 상생을 내세운 한궈위 후보에 호감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홍콩 사태를 계기로 많은 대만인이 차이잉원 총통 편으로 돌아섰다"며 이번 선거에 중요한 변수로 홍콩사태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한편, 독립 성향인 차이잉원 총통의 재선으로 중국과 대만 간 대립과 갈등이 예상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기존의 대만에 대한 유화책보다는 경제 및 관광 제재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 대만 경제가 중국과 밀접한 상황에서 경제적인 수단을 통해 차이 총통이 '대만 독립'을 공개적으로 정책화하는 것을 저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군사적 위협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진=연합뉴스]
남중국해에 배치된 중국의 최신예 항공모함 산둥함. [사진=연합뉴스]

최근 남중국해 싼야를 모항으로 취역한 중국의 두번째 항공모함 '산둥함'을 통해 대만 해협을 압박하면서 대만의 안보를 위협해 친중국으로 회귀시킨다는 방안이다.

다만, 미국이 '대만 관계법'을 통해 대만 문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고 중국의 세력확대를 견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적·군사적 갈등이나 대립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 주석의 신년사 방송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 주석은 올해 신년사에서 대만을 염두에 두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언급, "이를 토대로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만의 독립을 저지하고 '하나의 중국'을 이루려는 중국과 한국·일본·대만·아세안·인도 등을 아우르는 아시아 해양세력 연대로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려는 미국이 올해 대만을 두고 새로운 대립각을 세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의철 전문기자  def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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