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태양광 폐패널 처리, 7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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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태양광 폐패널 처리, 7년이 중요하다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1.07 1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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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센터 건립
2023년부터 폐패널에 EPR 제도 도입 추진
재사용·재활용이 관건… 우려 과장된 측면도

태양광 폐패널 처리의 골든타임은 7년 정도다. 2028년이 되면 1만 톤 이상의 태양광 폐패널이 매년 배출된다. 2035년에는 처음으로 10만톤 이상을 기록해 2039년부터는 10만톤 이상의 폐패널이 꾸준히 배출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폐기물이 쏟아지게 된다는 뜻이다.

앞으로 쏟아질 태양광 폐패널 문제에 정부는 직접 재활용하는 방법과 업체 스스로 재활용하기 유도하는 방안 두 가지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2021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충북 진천에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센터’가 지어지고 있다. 이곳에서 매년 처리할 수 있는 태양광 폐모듈의 양이 3600톤이다. 계산해 보면 2027년까지 이 센터가 전국에서 배출되는 폐모듈을 모두 감당할 수 있다.

태양광 패널. [사진=연합뉴스]
태양광 패널. [사진=연합뉴스]

한편에서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부터 적용될 계획인 EPR 제도는 제조·수입자에게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현재는 냉장고, 세탁기, 포장재 등 43개 품목에 적용 중이다. 재활용 의무를 부담하는 생산자가 회수·재활용에 소요되는 비용(분담금)을 부담하고, 이를 선별업체와 재활용업체에 지원금으로 제공하는 취지다.

일각에서는 이런 대책만으로 쏟아지는 태양광 폐패널을 처리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재활용 기술이나 처리 공간 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관련 전문가들은 태양광 폐패널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전한다. 많은 양의 폐패널이 배출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인데, 태양광 패널 특성상 재활용 여지가 많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태양광 폐패널이 지니고 있는 재사용과 재활용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실제 태양광 패널은 20년이 지나면 폐패널로 분류되는데, 이때 출력 효율은 80% 수준이다. 이 정도 효율로 재사용이 가능한 패널은 철거업체나 중고 태양광 패널 유통업체를 통해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예맨 등 제3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해당 패널들은 발전 목적이 아닌 가정 소규모 형태로 쓰인다.

태양광 폐패널(중고패널과 폐기패널의 합)의 배출 추정량.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태양광 폐패널(중고패널과 폐기패널의 합)의 배출 추정량. [자료=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업계에서는 태양광 모듈 재활용 기술 수준이 뒤처지는 데다 수익 구조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태양광 시장이 형성 초기 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폐패널 규모가 커지게 되면 이를 재활용하는 시장이 형성될 거라는 관측이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활용 시장의 수익성을 벌써부터 따질 시점은 아닌 것 같다”며 “태양전지 가격만 해도 10년 전 와트당 3~4달러에서 현재는 와트당 20~30센트까지 낮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폐패널에 EPR 제도가 적용되면 태양광 가격이 오를 거라는 우려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태양광 제조기업들이 높은 수익을 내지 못 하는 상황이 많은데, 환경 부담금까지 내게 된다면 소비자가 비용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가 큰 틀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폐패널 통계관리와 재사용 국내 인증기준 부재 등 보완해야 할 세부 내용들도 존재한다. 태양광발전시설에는 감전 위험이 있는 만큼 폐패널의 철거와 운반 등 과정에서 안전지침을 세워야 할 필요성도 있다. 일단 정부에서는 재사용 관련 기준에 대한 연구를 올해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관계자는 “현재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폐패널 재사용 기준을 만드는 연구를 올해부터 수행할 계획”이라며 “출력량이나 안전상 문제 등을 점검해 폐패널의 70% 정도를 제3국으로 수출하는 독일처럼 폐기물 관리에 나서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헌석 정의당 생태에너지본부장은 “전체 태양광 패널 가운데 재활용이 까다로운 실리콘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고, 대부분 재활용 된다”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도 도입 취지를 살려 적절히 안착시키는 게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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