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vs 미 충돌, 들썩이는 유가… 국내 기름값 영향 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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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vs 미 충돌, 들썩이는 유가… 국내 기름값 영향 받나
  • 서창완 기자
  • 승인 2020.01.0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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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8개월 만에 최고 수준… 상승 추세
정유업계 “상황 예의주시… 업체 차원 대책 힘들어”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총사령관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군 공습에 사망한 뒤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총사령관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군 공습에 사망한 뒤 국제 유가가 출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공격으로 이란군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란 정부와 미국이 서로 보복과 응징을 다짐하는 등 전운이 감도는 상태다. 이 사태가 국내 석유·가스 수급에 미치는 영향을 아직까지 제한적이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악화되지 않도록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27%(1.43달러) 오른 64.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공습 이후인 지난 3일에는 3.1%(1.87달러) 치솟아 8개월 만에 최고 수준인 63.05달러에 장을 마친 바 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2.70%(1.85달러) 오른 70.45달러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란 정부는 5일(현지시각)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의 우라늄 농축 등 제한을 더는 지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에 대해서도 ‘피의 복수’를 약속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에 대해 “신속하면서도 압도적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국내 정유업계에서는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일 말고는 달리 대책이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5월부터 미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제재의 ‘한시적 유예’ 조처를 종료하면서 국내에 수입되는 이란산 원유는 ‘0’다.

정유업계에서는 이란산 원유 시장 공급량과 관계없이 일정 정도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거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원유 도입선 다변화 전략에 따라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는 방침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미 이란산 원유 도입량이 제로인 상황이라고 해서 단순히 수급 문제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이미 국제유가가 고공 상승하는 등 시장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 요인이 장기화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로서는 지켜보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일단 정부가 비축유 방출 등 계획을 세우는 등 움직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업체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석유·가스 수급 위기에 대비한 긴급 대응회의를 열었다. 만약 이란 사태로 에너지 수급 위기가 현실화하면 민·관이 보유한 2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방출하는 등 비상대응체계도 가동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주영준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한국의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입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업계와 함께 중동 정세와 국제 석유·가스 시장 동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국내 석유·가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 대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 설명을 보면 국내 원유·가스의 중동산 비중은 지난해 1~11월 기준 원유 70.3%, LNG 38.1%다. 수급 위기가 발생하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비축유 방출, 석유 수요 절감 조치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비축유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정부 보유 9650만배럴에 민간 비축유와 재고를 합해 2억 배럴 정도다.

서창완 기자  science@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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