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4차 공판 앞서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관심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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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4차 공판 앞서 김지형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 관심받는 이유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1.06 0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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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형 위원장, 9일 기자간담회 통해 수락 배경, 운영 등 구체적 방향 밝혀
...전 대법관 출신 진보 성향, 백혈병 문제 등 인연...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
- 재판부 요구 숙제에 대한 답변...이재용 감형 전략 이전에 당연한 수순
- 준법감시위원회, 사장급 위원장...별도 독립적 기구로 운영될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4차 공판이 오는 17일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관심이 모아진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지형 법무법인 지평 대표 변호사는 오는 9일 오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하고 위원장 수락 배경을 비롯 향후 위원회 구성과 운영방향 등에 대해 구체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김지형 변호사는 전 대법관 출신으로 법무법인 지평의 대표 변호사로서, 지난 2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사실이 알려졌다. 

김지형 위원장 내정자는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자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아주 많은 취재 인터뷰 요청을 받았다. 궁금해 하시는 것이 당연하고 충분히 이해한다"며 "한 분 한 분 말씀 드리는 것이 마땅하겠지만, 워낙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사안이고 모든 것이 확정된 상태에서 제대로 준비해서 말씀드리는 것이 더 도리에 맞을 듯 하다.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고 기자간담회 배경을 밝혔다.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에 내정된 김지형 변호사

김지형 위원장이 대표 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지평은 해외 포함 변호사 300명 이상이 소속된 대형 로펌이다. 

특히 김지형 변호사는 진보성향으로 지난 2018년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관련 조정위원장을 맡아 피해보상 합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김지형 변호사는 지난 2016년 구의역 사고, 2018년 김용균씨 사망과 관련한 진상규명에 나서 노동 분야에서 역할도 해왔다. 2017년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중단 여부 관련 공론화 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 설립해 일부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형량 낮추기 전략이라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으로서는 재판부가 요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라는 점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 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6일, 국정농단 관련 3차 파기환송심 재판 도중 “정치권력으로부터 또 다시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그룹 차원의 답”을 가져오도록 요청했다.

법원 공판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당시 이재용 부회장 측이 “삼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한 요구를 받고 수동적으로 지원했으니 다른 기업들의 사정과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자, 정준영 부장판사는 “앞으로도 정치 권력자로부터 똑같은 요구를 받을 경우 뇌물을 공여하겠느냐”며 “그런 요구를 받더라도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답변을 다음 재판 기일 전까지 제시해 달라”고 말했다. 

기한은 4차 공판이 있는 이달 17일까지로 제시됐다.

삼성으로서는 재판부가 요구한 숙제를 풀어야 했던 것이다. 따라서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 형량 낮추기 전략이라기 보다는 재판부가 요구한 기본적인 숙제를 했다는 정도가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법조계 관계자는 "삼성이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만약 삼성이 재판부의 요구에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면 왜 화답하지 않느냐 질타할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파기환송 재판 첫 심리에서 재판장인 정준영 부장판사는 이례적으로 △과감한 혁신 △내부 준법감시제도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의 세 가지를 삼성에 주문한 바 있다.

중요한 것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한과 운영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등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법원 앞에서 시위 중인 시민단체

삼성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과거 재벌과 정권의 잘못된 유착에서 벗어날 국내 최초의 실험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판장의 '훈수'에 따른 준법감시위원회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한계를 지적하기도 한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판결을 위한 임시변통에 그치거나 대외 홍보용으로 전략할 수 있다고 일각에서의 의심이 그 이유다. 

상법상 권한과 책임이 명확하지 않은 준법감시위원회가 삼성그룹 전반의 경영 관련 정보 등을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를 완전히 독립된 형태로 두고, 사장급 규모로 꾸며 위상을 높이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 내부 경영진으로 구성하거나 이사회 산하기구가 아닌 삼성 경영진과는 완전히 분리된 독립된 형태의 위원회인 셈이다. 

따라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전자를 비롯 그룹 계열사 전반의 준법경영 시스템을 관리 감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준법감시위원회는 외부 인사 6명과 삼성 출신 관계자 1명 등 7명 안팎으로 구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위원 선정을 마치고 구체적인 그룹 내 위원회 위상, 형태 등을 두고 막바지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 연합뉴스]

삼성 관계자는 "우리로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며 “김지형 위원장이 직접 구체적인 운영 방안 등을 마련해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지형 위원장 측 관계자는 "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것은 말씀드릴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준법감시위원회 구상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의 측근인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팀장(사장)이 주도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12월 17일 삼성전자와 삼성SDS,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 사장 10여 명이 한 자리에 모여 준법경영 체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는 것.  

그렇다면 재판부가 요구한 숙제에 대한 답변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재용 부회장의 형량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파기환송심의 핵심 쟁점은 양형 판단이다. 

이재용 부회장 측은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대법원 판단을 존중해 유무죄는 다투지 않고 양형만 다투겠다”며 ‘작량감경(재판부가 재량으로 형을 줄여주는 행위)’을 염두에 둔 전략이다. 

삼성 2인자로 꼽히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구속되면서 삼성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10월 25일 이 부회장에게 준법감시제도 강화를 요구하면서 참고 사례를 제시했다. 

1981년 제정된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인데, 원문을 보면 기업이 엄격한 준법감시 및 윤리프로그램을 구축할 경우 재판부가 재량으로 형량을 줄여줄 수 있다. 이 기준에 따라 실제로 감형된 사례도 있다.  

그러나 재판부가 요구한 내용에 답변했다고 감형이 되는 건 아니다. 미국 연방양형기준 제8장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시스템을 요구하고 평가 기준도 세밀하다. 준법감시시스템 구축은 재판부가 종합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하나의 참고 사항일 뿐이라는 얘기다.

또한 지난 8월 이재용 부회장 대법원 선고 뒤 삼성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부가적으로 자체 제도 마련도 필수적이다.

지난해 12월 ‘노조 와해’ 사건으로 이상훈 이사회 의장 등이 법정구속된 상황에서 준법 감시 시스템과 함께 새로운 노사 관계를 정립할 제도 마련도 주목된다.

삼성은 노조 와해 공작 사건 1심 선고 다음날 "앞으로는 임직원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도 올해로 늦췄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민적 관심이 큰 17일 파기환송심 재판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앞서 9일 준법감시위원회 관련 김지형 위원장 내정자의 발표에 향후 예상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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