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2020년 대기업 임원인사 4대 특징 분석…세대교체·감축·융합·여풍 ‘윈디(W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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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2020년 대기업 임원인사 4대 특징 분석…세대교체·감축·융합·여풍 ‘윈디(WINDY)'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1.03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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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임원 강세(Woman), 이(異) 업종간 융합형 인재 선호(Intercross), 인사 폭 최소화(Narrow)
-임원 수 감축(Decrease), 젊은 임원으로의 세대교체(Young) 등으로 임원 인사 단행 특징 보여

매년 실시되는 임원 인사는 영어 알파벳 C와 E 사이에 있는 D의 과정으로 요약된다.

급속하게 변화(Change)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다음 년도에 최상의(Excellent) 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핵심 인재들을 전진 배치를 결정하기(Decide) 때문이다.

그렇다면 올해로 연기된 삼성그룹 등 일부를 제외하고 작년 연말 단행된 대기업 임원 인사는 어떤 특징을 보였을까.

3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서 분석한 ‘2020년 주요 그룹 임원 인사 결산’에 따르면 작년 연말 대기업 임원인사는 '바람이 세차게 부는 것'을 의미하는 ‘윈디(WINDY)’라는 영어단어로 함축됐다.

‘WINDY’는 여성 임원 강세(Woman), 이종업종 간 융합형 임원 선호(Intercross), 인사 폭 최소화(Narrow), 임원 수 감축(Decrease), 젊은 임원으로의 세대교체(Young)를 각각 의미한다.

‘WINDY’의 각각 특징은 다음과 같다. 

◆Woman - 여성 임원 강세

올 연말 대기업 임원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사 특징 중 하나는 능력있는 여성 임원의 발탁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인물이 LG생활건강 심미진 상무다. 심 상무는 1985년생으로 30대 초반에 불과해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CXO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00대기업에서 1980년대생 임원 숫자는 남녀 모두 통틀어 0.4%에 불과했다.

왼쪽부터 LG생활건강 최연희 전무, 심미진 상무, 임이란 상무
왼쪽부터 LG생활건강 최연희 전무, 심미진 상무, 임이란 상무

이런 상황에서 80년대생 심 상무의 발탁은 파격 그 자체였다. 심 상무뿐 아니라 LG그룹은 LG생활건강 임이란 상무(38), LG전자 김수연 수석전문위원(39)도 30대에 별을 타이틀을 단 여성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까지 포함해 LG그룹 내 여성 임원은 37명으로까지 늘어났다.

CJ그룹은 스튜디오드래곤 최진희 대표이사(51)가 대표적이다. ‘호텔델루나’, ‘아스달 연대기’ 등 웰메이드 오리지널 콘텐츠를 무기로 K드라마의 확산에 기여한 점을 인정 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CJ 여성임원 중 내부 승진으로 부사장까지 오른 사례는 최 대표가 처음이다.

SK와 롯데 그룹도 2020년 임원 인사에서 여성 임원에 포커스를 두었다. 현대차 역시 여성 임원 3명을 추가 발탁하며 변화의 아이콘으로 등장했다. 포스코에서는 김희 철강생산기획그룹장이 제철소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별을 달아 화제를 모았다.

◆Intercross - 융합형 인재 선호

4차 산업 혁명시대의 시대로 접어들면서 융합형 인재가 올 연말 인사에서도 부각됐다.

이마트 강희석 CEO가 대표적이다. 강 사장이 이마트 CEO로 발탁되기 이전만 해도 이마트는 1962년생 유통맨 이갑수 사장이 이끌어왔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사장보다 12살이나 어린 컨설턴트 출신의 강 대표가 이마트의 수장이 되는 깜짝 인사가 단행됐다. 강희석 사장이 이마트 수장이 된 것은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유통이라고 해서 유통 전문가가 CEO가 되어야 한다는 전통 관념이 깨진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비슷하게 전개됐다.

향후 유통과 컨설팅, 금융과 IT, 자동차와 AI 등 이(異)업종 간 결합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임원이 각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인사 사례로 꼽혔다.

이와 함께 두세 개 이상의 부서를 아우를 수 있는 멀티형 인재도 다수 승진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Narrow- 인사 폭 최소화

올 연말 단행된 대기업 임원 인사의 특징은 ‘승진, 잔치는 없었다.’로 요약됐다. 올해는 한일 경제전쟁과 미국과 중국과의 무역 마찰 등으로 세계 경제는 먹구름이 짙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우리나라 경제도 다소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앞서와 같은 상황 등으로 인해 올 연말 임원 인사는 그 어느 때보다 최소화로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SK 그룹의 경우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 발탁 임원 포함 승진 임원은 151명 규모였다. 이는 지난해 163명과 비교하면 다소 인사 폭이 줄어든 수치다. 포스코 그룹도 작년 34명이던 임원 승진이 올해는 16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롯데 그룹도 임원 물갈이 폭은 컸지만 지난 해 284명이나 임원 승진했던 숫자가 올해는 170명으로 감소했다.

이외 GS, 현대중공업, 신세계 그룹 등도 사정은 비슷했다. 일부 CEO와 주요 인사에 대해서는 큰 변화의 포인트 등을 보여줬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인사 폭을 최소화 하면서도 급속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는 강한 메시지를 보여주는 실리형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요약됐다.

◆Decrease - 임원 수 감축

임원 수 감축은 올해 도드라진 인사의 도드라진 특징으로 표출됐다.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최소 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얻어내겠다는 그룹 오너의 의지가 여실히 반영됐다.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앞서 회사는 올 연말 임원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넘게 줄이는 충격파 인사를 펼쳐 보였다. 여기에 일반 직원들의 희망퇴직까지 받는 행보로 이어졌다.

대한항공

이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도 직원 감축과 함께 임원 수를 줄이는 고통 행렬에 동참했다. 자동차 업체인 쌍용차도 역시 임원 구조조정 메스를 들이댔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발전업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두산중공업도 올 연말 인사에서 임원 수를 20% 줄이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임원 숫자가 줄어들다 보니 대기업 직원이 기업의 별이 될 확률이 그만큼 더 낮아졌다.

실제 CXO연구소가 100대 기업 전체 직원과 임원 간 비율 변동 현황을 살펴보면 2011년 임원 1명당 직원은 105.2명에서 2015년 106.8명으로 늘었고, 2018년에는 124.5명으로까지 증가하더니 작년에는 128.3명으로까지 증가했다.

2020년에는 130명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Young - 젊은 임원으로의 세대교체

젊은 임원으로의 세대교체는 올해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나 다름없었다. 세대교체 바람은 젊은 오너 등장과 2010년대에서 2020년대로 전환되는 시점이어서 CEO는 물론 일반 임원으로까지 광범위하게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올해 임원 인사가 본격적으로 단행되기 이전만 해도 1958년생 최고경영자를 뜻하는 ‘오빠(58) CEO’의 거취 여부가 큰 관심을 모았었다.

재계에서 최다 활약하는 1958년생 CEO를 중심으로 1950년대생 최고경영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임원 인사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실제 인사 뚜껑을 열어보니 CEO 층에서는 1960년대생으로의 세대교체가 큰 특징으로 표출됐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인물이 LG전자 조성진 부회장이다. 인사 발표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유임에 무게중심이 컸지만 결과는 용퇴로 가닥이 잡혔다.

그런데 1963년생인 권봉석 사장이 후임 CEO 자리에 앉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간 교체가 이뤄지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반 임원 층에서는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를 뜻하는 ‘6말7초’로 무게중심이 크게 이동됐다.

특히 현대차 그룹에서는 1970년대 출생자들을 신규 임원으로 다수 발탁하며 새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의 강한 몸짓을 보여줬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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