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4인4색' 경영화두, 이재용 "준법경영"...정의선 게임체인저·최태원 딥체인지·구광모 고객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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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4인4색' 경영화두, 이재용 "준법경영"...정의선 게임체인저·최태원 딥체인지·구광모 고객감동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1.02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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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년사 없이 반도체연구소 찾아 현장 경영
-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
- 최태원 SK 회장, 신년사 없이 고객 주주 직원 목소리 '경청'
- 구광모 LG 대표, 오프라인 행사 없애고 온라인 영상 메시지

2020년 새해를 맞아 4대 그룹 총수들은 경영메시지로 ‘혁신’과 ‘도전’을 제시하고, 첫 날 행보는 ‘현장’과 ‘소통’에 방점이 찍혔다.

격식과 형식을 파괴한 '4인4색' 총수들의 모습은 각자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 올해 경영전략을 가늠하게 해준다는 평가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 대표 등 주요 총수들은 신년 경영메시지를 통해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경계하면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해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반도체 현장경영...사회적 책임 위해 '준법감시위원회' 가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시무식에 참석하는 대신 현장경영을 통해 대외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별도의 신년사는 내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화성사업장의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3나노 공정기술 등과 관련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사장단과 차세대 반도체 전략을 논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일 경기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2일 경기 화성사업장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과거 실적이 미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에 대한 성공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오는 2030년까지 총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로 올라서겠다고 밝혀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날 "우리 이웃,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자 100년 기업에 이르는 길임을 명심하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노조 와해 등 '재판 리스크'가 위협하는 상황에서 ‘삼성의 사회적 책임’을 다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이날 '준법감시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주문한 '숙제'에 대한 대응책이 본격화된 것. 

위원장은 대법관 출신 김지형 변호사가 맡는다. 김 전 대법관은 진보 성향의 법조인으로 평가받는 인물로, 삼성전자 반도체 질환 조정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6일 3차 공판에서는 "정치 권력으로부터 또 다시 뇌물 요구를 받더라도 응하지 않을 그룹 차원의 답"을 이달 17일(4차 공판일)까지 가져오라고 요구한 바 있다.

김지형 전 대법관은 오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준법감시위원회 구성과 운영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프레젠테이션 통해 임직원에 '게임체인저 도약' 제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은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선택했다.

총수가 단상 위에 서서 신년사를 읽는 전통적인 훈화 방식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보고하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으로 바뀐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를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자”며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 저부터 솔선수범해 다양한 개성과 역량이 어우러지는 조직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 나가는 게임 체인저로의 도약’을 제시하며 ▲기술 혁신 ▲사업기반 혁신 ▲조직문화 혁신 ▲고객 최우선의 목표를 강조했다.

또 정 부회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전기차·개인항공·수소산업 등 미래사업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구체적인 내용와 수치를 들어가며 설명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투자자들에게 구체적인 재무목표로 2025년 영업이익률 8%를 밝히며 'V자 반등'을 약속한 바 있다.

이날 신년회는 현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직원들을 위해 사내 방송과 모바일로도 생중계됐다.

'딥체인지' 통한 '행복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경청'

최태원 SK 회장은 신년사 대신 간접적인 전달 방식을 선택했다. 또 그는 경청을 통한 현장경영에 나섰다. 

SK그룹은 직원 등이 참여한 토론 형식으로 신년회를 가졌다

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스타트업 대표, 지역공동체 활동가 등을 초청해 의견을 경청하는 파격 실험을 했다. 이어 신입사원 등이 참여하는 토론을 경청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회와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을 함께 키워야 한다'는 최 회장의 지론을 임직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구광모 LG 대표, 전세계 임직원에 영상 메시지 "고객 가치의 최종목표는 고객감동"

구광모 LG 대표는 임직원들이 강담에 모이는 신년회를 아예 없앴다.

구 대표는 이날 신년 메시지 ‘LG 2020 새해 편지(LG 2020 NEW YEAR’S LETTER)’ 영상 이메일을 전세계 25만명 임직원에 전송했다.

구 대표의 경영화두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실천하는 의미와 함께 실용주의 경영의 일환이라는 평가다. 

구광모 LG 대표는 올해 '고객 감동'을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또 구 대표는 올해 경영을 '고객감동'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선대회장의 LG 경영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구 대표는 ‘고객 가치의 최종 목표'에 대해 “당연히 고객 감동”이라며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선보였으니, 이제 끝이다 하지 말고 이제부터가 또 다른 시작이란 마음으로 끝까지 고객을 살폈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오늘날 시장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선 적당히 잘하는 것 그 이상이 돼야 한다”며 "‘변혁’을 최우선 가치로 삼자"고 당부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쓴 고추냉이 속에 붙어사는 벌레에게 세상은 고추냉이가 전부’라는 영국 작가 말콤 글래드웰의 문장을 인용하며 “관습의 달콤함에 빠지면 작은 세상만 갉아먹다 결국 쇠퇴할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사내 방송을 통해 “ ‘양적 성장’보단 안정적 수익성이 동반되는 ‘혁신 성장’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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