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달라진 대기업 시무식 풍경, LG·CJ '온라인 동영상' 진행...현대차·SK·두산 "탈권위 수평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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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달라진 대기업 시무식 풍경, LG·CJ '온라인 동영상' 진행...현대차·SK·두산 "탈권위 수평적 소통"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0.01.01 2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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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통칭)’ 대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무식 전환
- 삼성전자, 한화, 현대중공업 등 기존 시무식 방식에 사내 방송 통해 직원들에 경영비전 전달
-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온라인 시무식에 찬성...올해 시무식 기점으로 온라인 방식 확산될 전망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부터 대기업의 시무식이 큰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LG와 CJ그룹은 대강당에 모여 총수의 '딱딱한' 훈화 형식 대신 온라인 동영상 신년사로 대체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과 CJ그룹은 별도의 시무식 행사 없이 2일 온라인 동영상을 통해 신년 메시지를 대신한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그룹도 2일 시무식을 개최한다. 이들 그룹은 격식과 형식을 파괴하고 임직원 토론회, 현장경영 등 다양한 방식들로 소통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신년사 영상을 사내망에 올리고 신년 음악회를 하례회 성격으로 개최한다. 두산그룹은 2000년대 들어 별도의 오프라인 시무식을 열지 않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처음 주재한 2019년 현대자동차그룹 시무식 모습

SK그룹은 CEO 토론 방식으로 시무식을 대체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형식을 파괴한 대규모 시무식 행사를 진행한다. 오프라인 행사를 사내방송과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방식 등 다양한 소통이 예상된다. 

특히, 취임 3년차를 맞은 구광모 LG 대표는 오프라인 새해모임을 과감히 없애고 새해 메시지를 디지털로 전달하는 파격을 택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구광모 대표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적인 경영철학이 반영된 시무식이다. 

LG의 시무식은 모바일과 PC 등 디지털을 이용해 전세계 25만명 임직원들에 온라인으로 신년 메시지를 전달한다. 임직원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구광모 대표의 신년사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2019년 구광모 대표가 주재한 LG 시무식 장면. 새해에는 오프라인 행사 없이 온라인 동영상 메시지로 시무식이 대체된다.

LG 관계자는 “동영상을 통해 전세계 임직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 통칭)’를 비롯한 LG구성원 전체에게 가까이 다가가 신년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LG전자,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도 CEO 신년사를 디지털을 활용해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CJ그룹 역시 2일 신년사를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에 전달한다. 

작년까지는 로비에 임원들이 모여 손경식 회장과 함께 조촐한 시무식을 진행했지만, 새해부터는 별도의 시무식없이 손 회장이 집접 사내방송을 통해서만 진행한다.

SK그룹은 작년부터 시무식 형식에 파괴를 가했다. 

최태원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들이 좌담 형식으로 토론회를 하면 이를 사내방송 생중계로 임직원들에 전달하는 방식의 시무식이다. 작년부터 토론회 방식으로 시무식을 변경했다.

최태원 회장과 주요 CEO가 토론 방식으로 진행하는 SK그룹 시무식

SK그룹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도 CEO와 직원이 대면한 시무식을 진행하지 않는다. 대신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등 CEO는 매년 1월1일 울산 콤플렉스와 서산 배터리공장 등을 찾아 현장경영에 나서고 있다.

한편 삼성, 한화 등 대기업은 기존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새해 다짐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새에 시무식도 수원디지털시티 본사에서 조촐하게 내부행사로 진행하는 신년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임직원들이 모인 가운데 신년사를 밝히고 이를 사내방송으로 전달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서울 장교동 본사에서 시무식을 주재한다. 

한화는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의 경영일선 전면 등장으로 후계구도가 본격화된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김기남 부회장이 주재하는 방식으로 시무식이 진행될 전망이다

GS그룹은 그룹 총수직을 이어받은 허태수 회장이 시무식을 통해 첫 취임 일성을 밝힌다. 

전임 허창수 회장이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그룹의 혁신을 강조하며 용퇴한 이후 허태수 회장이 내놓을 그룹 미래 비전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3일 울산 본사 체육관에서 시무식 진행한다. 본사 시무식은 계열사, 지역사무소에서 영상을 실시간으로 사내방송 중계된다.

한편, 인크루트가 지난달 직장인 84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온라인 시무식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79.9%)를 비롯해 40대(78.6%)와 30대(77.8%), 60대(73.9%), 50대(72.7%)까지 모든 연령대의 직장인이 간편한 시무식을 원한다고 답했다.

재계 관계자는 "2020년 시무식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따른 수평적 기업문화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온라인 형태의 시무식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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